임제록

[스크랩] 무비스님, 임제록 강설-행록(行錄) 59-1. 59-2. 60

수선님 2018. 2. 18. 12:52

무비스님, 임제록 강설-행록(行錄) 59-1. 59-2. 60

 

59-1 오늘은 운수가 나쁘다

到金牛(도금우)하니 牛見師來(우견사래)하고 橫按?(횡안주장)하야 當門踞坐(당문거좌)라 師以手(사이수)로 敲?杖三下(고주장삼화)하고 却歸堂中第一位坐(각귀당중제일위좌)하니라 牛下來見(우하래견)하야 乃問(내문) 夫賓主相見(부빈주상견)은 各具威儀(각구위의)어늘 上座從何而來(상좌종하이래)관대 太無禮生(태무례생)고 師云(사운), 老和尙(노화상)은 道什?(도십마)오 牛擬開口(우의개구)어늘 師便打(사편타)한대 牛作倒勢(우작도세)라 師又打(사우타)하니 牛云(우운), 今日不著便(금일불착편)이로다

 

금우스님 계신 곳에 이르자, 금우스님이 임제스님이 오는 것을 보고

주장자를 가로 누인 체 문에 걸터앉아 있었다.

임제스님이 손으로 주장자를 세 번 두드리고 선방으로 들어가

첫 번째 자리에 앉으니 금우스님이 내려와 보고 물었다.

손님과 주인이 만나면 서로 예의를 차려야 하는데, 상좌는 어디서 왔기에 이다지도 무례한가?”

노스님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금우스님이 입을 열려는데 임제스님이 곧바로 후려쳤다.

금우스님이 넘어지는 시늉을 하는데 임제스님이 또 치니 금우스님이 말하였다.

오늘은 운수가 나쁘다.”

 

(강의)

정말 재수 없는 날이다.

젊은 선객 임제를 한번 점검하려다가 객승에게 인사도 받지 못하고 선방의 제1위 자리만 빼앗겼다.

사람 앞에 주장자를 가로 누인 것은 높고 험준하여 측량할 길이 없는 조사관문을 뜻한다.

임제는 그 관문을 주장자를 세 번 쳐 보이는 것으로 넘어버렸다.

금우스님은 또 인사하지 않은 것을 따지다가 한 대 얻어맞기만 했다.

넘어지는 시늉을 하다가 또 한 대 얻어맞았다.

이런 것을의기(意氣)가 있는 데 의기를 더하고 풍류가 없는 곳에 풍류를 보인다.” 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은 영 재수 없는 날이다.

그러나 이 말에는 묘한 여운이 있다.

진흙 속에 가시가 있다.

언중유골이다.

 

 

59-2 다 이기고 다 졌다

?山問仰山(위산문앙산)호되 此二尊宿(차이존숙)이 還有勝負也無(환유승부야무)아 仰山云(앙산운), 勝卽總勝(승즉촉승)이요 負卽總負(부즉총부)니라

 

위산스님이 앙산스님에게 물었다.

이 두 큰스님 중에 누가 이기고 누가 졌느냐?”

이겼다면 다 이겼고, 졌다면 다 졌습니다.”

 

(강의)

또다시 위산스님과 앙산스님의 재점검이다.

앙산스님은 언제나 상식적이고 평범하다.

그러나 온갖 골짜기의 물을 다 받아드리는 큰 바다다. 그래서 대종장이 됐다.

물론 사람마다 독특한 가풍이 있지만 이렇게 앙산스님과 같이

포용력이 넘치는 큰 바다 같은 사람이 편하고 좋다.

눈 밝은 선지식들이 하는 일인데 이겨도 좋고 져도 좋다.

법을 거량하는 전쟁이라면 본래로 우열이 없다.

우열이 있으면 그것은 법의 전쟁이 아니다.

 

 

60 임제스님이 열반할 때

師臨遷化時(사임천화시)에 據坐云(거좌운), 吾滅後(오멸후)에 不得滅却吾正法眼藏(부득멸각오정법안장)이어다 三聖出云(삼성출운), 爭敢滅却和尙正法眼藏(쟁감멸각화상정법안장)이닛고 師云(사운), 已後有人問?(이후유인문이)하면 向他道什?(향타도십마)오 三聖便喝(삼성편할)한대 師云(사운), 誰知吾正法眼(수지오정법안장)이 向這?驢邊滅却(향자할려변멸각)고 言訖(언홀)에 端然示寂(단연시적)하니라

 

임제스님이 열반하실 때 자리에 앉으셔서 말씀하였다.

내가 가고 난 다음에 나의 정법안장이 없어지지 않도록 하여라.”

삼성스님이 나와서 사뢰었다.

어찌 감히 큰스님의 정법안장을 없앨 수 있겠습니까?”

이후에 누가 그대에게 물으면 무어라고 말해 주겠느냐?”

삼성스님이!”을 하므로 임제스님이 말씀하셨다.

나의 정법안장이 이 눈 먼 나귀한테서 없어질 줄 누가 알겠는가?”

말을 마치시고 단정하게 앉으신 채 열반을 보이셨다.

 

(강의)

삼성스님은 임제스님의 근본 종지며 가풍인!”을 한번하고는

눈 먼 나귀라고 인가를 받았다.

그리고 정법안장이 그대의 손에서 사라지리라고 수기를 받았다.

삼성스님이 이 어록을 모아서 편찬하였다.

그로인해 임제가풍은 천년세월이 넘도록 온 천하를 뒤덮었다.

불교에 안목이 조금만 있어도 임제스님의 법을 이은 후손이라고 자랑이다.

임제스님을 모르면 불교를 안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스님 모든 불자가 전부 임제스님의 사상을 이어받은 법손이다.

망승(亡僧)의 축원은 필히

속히 사바세계에 다시 오시어 임제문중에서 길이 인천의 안목이 되소서.”라고 한다.

이런 사실이나의 정법안장이 눈 먼 나귀에게서 사라지리라.”라는 뜻이다.

이쯤 되면 임제스님의 말뜻을 어록이 다 끝난 지금에 와서 조금은 짐작하리라.

 

대혜(大慧)스님이 게송을 남겼다.

?驢一跳衆皆驚(할려일도중개경) 正法那堪付與人(정법나감부여인)

三要三玄俱喪失(삼요삼현구상실) 堂堂擺手出重城(당당파수출중성)

눈 먼 당나귀가 한번 날뛰니 수많은 사람들이 놀라 자빠지는데

정법안장을 어찌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으랴.

삼요와 삼현을 모두 잃어버리고 겹겹의 성문을 당당하게 손을 털고 나오더라.

 

백운(白雲)스님이 또 게송을 남겼다.

劈破泰山雷未猛(벽파태산뢰미맹) 照開滄海月非光(조개창해월비광)

?驢滅却正法眼(할려멸각정법안) 直得哀鳴滿大唐(직득애명만대당)

태산을 쪼개는 우레도 맹렬하지 못하고 창해를 뚫고 비추는 달도 빛이 아니다.

눈 먼 나귀에게서 정법안장이 사라짐이여 슬피 우는 울음소리 천하에 가득 하네

 

양무위(楊無爲)가 또 게송을 남겼다.

正法眼藏(정법안장) ?驢邊滅(할려변멸)

黃蘗老婆(황벽노파) 大愚饒舌(대우요설)

정법안장은 눈 먼 나귀에게서 사라지고

황벽스님은 자비스런 노파요 대우스님은 말 재주꾼이네


출처 : 제이제이
글쓴이 : 제이제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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