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

[스크랩] 무비스님, 임제록 강설-행록(行錄) 45-1. 45-2. 46-1. 46-2. 47-1. 47-2. 48

수선님 2018. 2. 18. 12:50

무비스님, 임제록 강설-행록(行錄) 45-1. 45-2. 46-1. 46-2. 47-1. 47-2. 48

 

45-1 이 노장이 무슨 수작인가

師在堂中睡(사재당중수)어늘 黃檗下來見(황벽하래견)하고 以?杖打版頭一下(이주장타판두일하)라 師擧頭(사거두)하야 見是黃檗却睡(견시황벽각수)하니 黃檗又打版頭一下(황벽우타판두일하)하고 却往上間(각왕상간)하야 見首座坐禪(견수좌좌선)하고 乃云(내운), 下間後生却坐禪(하간후생각좌선)이어늘 汝這裏妄想作什?(여자리망상작십마)오 首座云(수좌운), 這老漢(자노한)이 作什?(작십마)오 黃檗打版頭一下(황벽타판두일하)하고 便出去(편출거)하니라

 

임제스님이 방에서 졸고 있는데 황벽스님께서 내려 와서 보시고

주장자로 선판을 한번 두드렸다.

임제스님이 고개를 들어 황벽스님인 것을 보고서도 다시 졸자

황벽스님이 다시 선판을 한번 두드렸다.

그리고 윗자리로 가서 수좌가 좌선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말씀하셨다.

아래 자리의 후배는 좌선을 하는데 그대는 여기서 무슨 망상을 피우고 있느냐?”

그러자 수좌가이 노장이 무슨 수작이야!” 하니,

황벽스님은 선판을 한번 두드리고 나가버렸다.

 

(강의)

황벽스님의 오늘 장사는 영 글렀다.

앞 단락에서 보여준 수좌의 주의를 되갚음이라도 하려는 듯이

황벽스님은 임제는 좌선을 잘 하는데 그대는 망상만 피우고 있구나.”

하면서 덮쳐나갔으나 도리어 당하고 말았다.

임제에게도 외면을 당하고 수좌에게도 못들을 소리를 들었다.

그래도 끝까지 선판을 두드리는 일로 무위진인의 전체작용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오늘의 황벽스님의 뒷모습은 많이 허해 보인다.

 

 

45-2 한 개 주사위의 두 가지 그림

?(후위산)이 問仰山(문앙산)호되 黃檗入僧堂意作?(황벽입승당의자마생)고 仰山云(앙산운), 兩彩一賽(양채일새)이니다

 

뒷날 위산스님이 앙산스님에게 물었다.

황벽스님이 선방에 들어갔던 뜻이 무엇인가?”

한 개 주사위의 두 가지 그림입니다.”

 

(강의)

노름 한 판에 두 번 이겼으니 황벽스님이 한 가지 수작을 가지고

임제와 수좌 두 사람을 점검했다는 뜻인가?

그렇다면 앙산스님의 말씀은 황벽스님의 장사를 일거양득으로 되돌려 놓았다.

선방을 나가는 황벽스님의 허허로운 뒷모습을 앙산스님의

기막힌 조명으로 개선하고 돌아온 뛰어난 장군의 위용으로 바꾸어 놓았다.

 

 

46-1 많은 사람이 운력하리라

一日普請次(일일보청차)에 師在後行(사재후행)이러니 黃檗回頭(황벽회두)하야 見師空手(견사공수)하고 乃問(내문), ?頭在什?(곽두재십마처)오 師云(사운), 有一人將去了也(유일인장거요야)니다 黃檗云(황벽운), 近前來(근전래)하라 共汝商量箇事(공여상량개사)하리라 師便近前(사편근전)한대 黃檗竪起?頭云(황벽수기곽두운), 祇這箇(지자개)는 天下人拈?不起(천하인염철불기)로다 師就手?(사취수체득)하야 竪起云(수기운), 爲什?(위십마)햐야 却在某甲手裏(각재모갑수리)닛고 黃檗云(황벽운), 今日大有人普請(금일대유인보청)이라하고 便歸院(편귀원)하니라

 

하루는 대중이 운력을 하는데 임제스님이 맨 뒤에서 따라가고 있었다.

황벽스님이 고개를 돌려보니 임제스님이 빈손으로 오므로

괭이는 어디 있느냐?” 라고 물었다.

어떤 사람이 가져갔습니다.”

이리 가까이 오너라. 그대와 이 일을 의논해 보자.”

임제스님이 앞으로 가까이 오자. 황벽스님이 괭이를 일으켜 세우며 말씀하였다.

다만 이것은 천하 사람들이 잡아 세우려 해도 일으키지 못한다.”

임제스님이 손을 뻗쳐 낚아채서 잡아 세우면서,

그렇다면 어째서 지금은 제 손 안에 있습니까?” 하니

황벽스님께서 오늘은 대단한 사람이 운력을 하는구나.” 하시며 절로 돌아가 버렸다.

 

(강의)

운력을 하는데 괭이도 없이 뒤따라오는 임제는 처음부터 수상했다.

그 함정은 황벽이라는 대어를 겨냥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황벽은 걸려들었고 임제라는 능숙한 칼잡이에게 당하고야 말았다.

결국오늘은 대단한 사람이 운력을 하는구나.”라는 말을 남기고 절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황벽은 참으로 듬직한 일꾼을 하나 두었다.

어떤 일을 맡겨도 능히 해치울 일꾼이다.

한 평생에 이런 일꾼 하나 두었으니 황벽은 진정으로 뜻있는 삶을 살았다.

절로 돌아가는 황벽의 마음은 든든하고 흐뭇하기 그지없었다.

 

 

46-2 지혜는 군자를 능가한다

?(후위산)이 問仰山(문앙산)호되 ?頭在黃檗手裏(곽두재황벽수리)어늘 爲什?(위십마)하야 却被臨濟奪却(각피임제탈각)고 仰山云(앙산운), 賊是小人(적시소인)이나 智過君子(지과군자)니다

 

뒷날 위산스님이 앙산스님에게 물었다.

괭이가 황벽스님의 손에 있었는데, 무엇 때문에 다시 임제한테 빼앗겼느냐?”

앙산스님이 대답하였다.

도둑은 소인이지만 지혜는 군자를 능가합니다.”

 

(강의)

앞에서의 운력하는 이야기가 계속된다.

늘 그렇듯이 위산스님은 임제스님의 일을 들어 자신의 제자인 앙산스님을 점검하고 거량한다.

그래서 임제록에 나타나 있는 위산스님과 앙산스님의 문답이 적지 않다.

잘 지어진 건물에 단청을 하여 더욱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는 격이다.

생명이 오래고 여운이 길게 한다.

남의 손에 있는 괭이를 뺏은 것은 도둑이지만 그의 안목은 뛰어나다고 임제스님을 크게 칭찬하였다.

 

 

47-1 이 일을 안다면 그만 둡시다

師爲黃檗馳書去?(사위황벽치서거위산)하니 時仰山作知客(시앙산작지객)이라 接得書便問(접득서편문)하되 這箇是黃檗底(자재시황벽저)니 那箇是專使底(나개시전자저)오 師便掌(사편장)한대 仰山約住云(앙산약주운), 老兄(노형)아 知是般事(지시반사)어든 便休(편휴)하라 同去見?(동산견위산)하니 ?山便問(위산편문), 黃檗師兄多少衆(황벽사형다소중)고 師云(사운), 七百衆(칠백중)이니다 ?山云(위산운), ?人爲導首(십마인위도수)오 師云(사운), 適來已達書了也(적래이달서요야)니다 師却問?(사각문위산)호대 和尙此間(화상차간)은 多少衆(다소중)이닛고 僞山云(위산운), 一千五百衆(일천오백중)이니라 師云(사운), 太多生(태다생)이니다 ?山云(위산운), 黃檗師兄(황벽사형)도 亦不少(역불소)니라

 

임제스님이 황벽스님의 편지를 전하려 위산스님에게 갔었다.

그때 앙산스님이 지객 소임을 보고 있었는데, 편지를 받으며 물었다.

이것은 황벽스님의 것이다. 그대의 것은 어느 것인가?”

임제스님이 손바닥으로 후려갈기자, 앙산스님이 그를 붙잡으며 말하였다.

노형께서 이 일을 아신 바에야 그만둡시다,”

둘이 함께 가서 위산스님을 뵈오니 위산스님이 물었다.

황벽 사형께서는 대중이 얼마나 됩니까?”

“7백 대중입니다.”

누가 우두머리인가요?”

방금 전에 이미 편지를 전해 드렸습니다.”

임제스님이 도리어 위산스님에게 물었다.

이 곳 큰스님의 회하에는 대중이 얼마나 됩니까?”

일천 5백 대중이라네.”

매우 많군요.”

황벽 사형께서도 적지 않으시구나.”

 

(강의)

앙산스님은 임제스님에게당신 본인의 살림살이를 내어보시오.”라고 하자

임제스님은 대뜸 손바닥으로 후려갈겼다.

황벽스님과의 첫 대면에서 얻어맞은 그대로였다.

손바닥으로 후려친 그곳에 불법대의가 있다.

그가 있고 내가 있다. 온 우주가 있다.

무위진인이 펄펄 살아 움직인다. 대기대용이 전체작용한다.

앙산스님과 임제스님이 할 일을 다 했다.

그래서 정작 위산스님은 할 일이 없다.

의례적인 대중들의 숫자에 대한 문답으로 끝냈다.

가만히 들려다 보면 아주 재미있는 부분이다.

 

 

47-2 보화스님이 돕다

師辭?(사사위산)하니 仰山送出云(앙산송출운), 汝向後北去(여향후북거)하면 有箇住處(유개주처)리라 師云(사운), 豈有與?(기유여마사)리오 仰山云(앙산운), 但去(단거)하라 已後有一人(이후유일인)이 佐輔老兄在(좌보노형재)하리니 此人祇是有頭無尾(차인지시유두무미)며 有始無終(유시무종)이니라 師後到鎭州(사후도진주)하니 普化已在彼中(보화이재피중)이라 師出世(사출세)에 普化佐贊於師(보화좌찬어사)라가 師住未久(사주미구)에 普化全身脫去(보화전신탈거)하니라

 

임제스님이 위산스님을 하직하고 나오니 앙산스님이 전송하면서 말하였다.

그대가 뒷날 북쪽으로 가면 머무르실 곳이 있을 것입니다.”

어찌 그런 일이 있겠습니까?”

가시기만 하면 한 사람이 노형을 보좌해 드릴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머리만 있고 꼬리는 없으며, 시작은 있고 끝은 없을 것입니다.”

임제스님이 뒷날 진주에 이르자, 보화스님이 이미 거기에 와 있었다.

임제스님이 세상에 알려지자 보화스님이 도와 드렸다.

임제스님이 진주에 머무신지 오래지 않아 전신으로 이 세상을 떠나가 버렸다.

 

(강의)

보화스님과 처음 만나게 된 것을 말하고 있다.

앙산스님은 역시 예언가다.

보화스님이 임제를 보좌할 것을 알고 있었고,

그는 또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조차 알고 있었다.

일가를 이룬 선지식이 법을 펼만한 장소를 얻는다는 것은 복이다.

그리고 교화를 도와줄 마땅한 사람을 얻는다는 것도 큰 행운이다.

앙산스님은 임제가 머물 곳과 도와줄 인물이 있을 것까지 다 알고 있었다.

예언대로 다 맞아 떨어졌다.

그것은 인연인가? 운명인가?

아무튼 임제는 한 시대를 풍미하고 이 먼 후대에 까지 그 영향을 미칠

희대의 큰 선지식으로서의 조건과 인연을 빠짐없이 갖추었다.

그리고 그 값을 충분히 했다.

 

 

48 검은 콩을 주어먹는 스님

師因半夏(사인반하)에 上黃檗(상황벽)하야 見和尙看經(견화상간경)하고 師云(사운), 我將謂是箇人(아장위시개인)이러니 元來是?黑豆老和尙(원래시암흑두노화상)이로다 住數日(주수일)타가 乃辭去(내사거)하니 黃檗云(황벽운), 汝破夏來(여파하래)하야 不終夏去(부종하거)아 師云(사운), 某甲暫來禮拜和尙(모갑잠래예배화상)이니다 黃檗(황벽)이 遂打?令去(수타진령거)하니 師行數里(사행수리)라가 疑此事(의차사)하야 却回終夏(각회종하)하니라

 

임제스님이 여름철 안거 중간에 황벽산에 올라갔다가

황벽스님께서 경을 읽고 계시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저는 스님이 그럴싸한 분으로 생각해 왔는데

알고 보니 검정콩이나 주어먹는 노스님이군요.”

며칠을 머물다가 하직 인사를 드리러 가니,

그대는 여름 안거를 깨뜨리고 오더니, 결국 여름 안거를 마치지도 않고 가려 하는가?” 하시므로,

저는 스님께 잠시 인사를 드리러 왔을 뿐입니다.” 하였다.

황벽스님께서는 임제스님을 후려갈겨 내쫓아 버렸다.

임제스님이 몇 리를 가다가 이 일을 의심하고 다시 돌아와 그 여름 안거를 마쳤다.

 

(강의)

임제는 스승을 찾아가서경전은 초월한 대선지식인줄 알았는데

아직도 경전에서 못 벗어난 평범한 수행자군요.” 라는 말로 한 대를 갈겼다.

그러나 황벽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나중에 떠나면서 하직인사를 하려 왔을 때 비로소 대답을 한 것이다.

변명을 듣고 다시 제대로 한 대를 얻어맞고 임제는 가다가 다시 돌아왔다.

이 장면은 평소의 임제답지 않은 모습이다.

훤출하던 임제는 어디가고 황벽에게 끌려 다니다가 만다.

임제가 왜 이러는가?


출처 : 제이제이
글쓴이 : 제이제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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