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다 쓰지 말라 - 대혜무고(大慧武庫)
불과(佛果)선사는 선 수행의 교과서라 일컫는 <벽암록(碧巖錄)>을 완성한 이로, 중국 송나라의 원오(圓悟)스님을 가리킵니다. 그가 태평사 주지로 있을 때, 그의 스승인 오조 법연(五祖法演)스님이 그의 앞길을 염려하여 경계의 글을 주었는데, 그것이 유명한 '법연의 네 가지 가르침(法演四戒)'입니다.
그 가운데 첫 두 가르침은 이렇습니다.
주어진 힘을 자 쓰지 말라 (勢不可使盡)
하늘이 내린 복을 다 받지 말라 (福不可受盡)
첫 번째 가르침 "주어진 힘을 다 쓰지 말라"에 대해 법연선사는 "만일 힘을 다 쓰면 반드� ㅘ가 생긴다"고 친절히 덧붙이고 있습니다.
사람은 일이 순조롭게 돌아가면 기고만장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이때가 제일 두려운 시기입니다. 행운의 순간들이 만드는 방심 속에서 파국의 씨가 부지불식 간에 뿌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사들은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언동을 조심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힘으로 이기는 사람은 힘으로 망하기 쉽습니다.
두 번째 가르침 "하늘이 내린 복을 다 받지 말라"에 대하여 법연선사는 "만일 복을 다 받으면 반드시 궁하게 된다"고 일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행운이 오면 신이 나서 세상을 마냥 즐기게 됩니다. 그러면 복의 원천이 고갈되어 행복의 연줄이 끊기게 되지요.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은 이같은 가르침을 간곡한 어조로 펴고 있습니다. 그중 몇 가지만 읽어봅니다.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제 잘난 체하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일어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고 하셨느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교만해 진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 무리를 이루라"하셨느니라.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길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 하셨느니라.
松原泰道
출처 : 忍土에서 淨土로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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