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도지경 11. 원한을 품고 해치면 후생에 뱀이나 잔악한 짐승이 되리라.
도를 수행하는 이는 혼자 속으로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가령 다른 사람들을 향해 노여워한다면 그것은 곧 제 자신을 침해하는 것이다. 마치 나무가 불을 내지만 도리어 제 몸을 태우는 것과 같고, 또한 파초가 열매를 맺고는 곧 말라죽는 것과 같으며, 또한 노새가 새끼를 배면 도리어 제 몸이 위험한 것과 같이, 나도 또한 그와 같아서 설령 노여움을 품는다면 스스로를 위태롭게 하는 경우와 같다.'
만일 다른 사람을 향해서 성냄을 일으킨다면, 그 죄로 인하여 뱀이나 독사 따위의 동물로 태어나거나 나쁜 세계에 들어가게 되리니, 이와 같은 이치를 자세히 관찰하여 마땅히 악을 품지 말고, 미운 사람이라 할지라도 마땅히 자애(慈愛)하는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그 노여운 마음을 일으켜
남을 향하여 원한을 품고 해친다면
후생에는 뱀이나 독사가 되거나
혹은 잔악한 짐승이 되리라.
비유하면 저 대나무와 파초와 노새가
열매를 맺고 새끼를 배면
도리어 침해를 받는 것 그와 같으니
마땅히 자비로운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도를 수행하는 이는 마땅히 평등하고 자비한 마음을 행하여 부모·처자·형제·벗은 물론 원수까지도 멀리함이 없고 가까이함이 없으며, 평등하게 대하여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일이 없고, 한량없이 많은 시방세계에 대해서도 널리 자비한 마음으로 그들을 향하여 일찍이 더 살펴주고 덜 살펴주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
이와 같이 행해야 비로소 자비로운 행[慈行]에 호응하게 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그 자비한 마음을 행하려고 하는 이는
평등한 마음으로 미워하고 사랑함이 없고
멀고 가까움을 따지지 않아야
곧 마땅히 크게 자비한 마음이 되리라.
평등한 마음으로 큰 자비를 베풀어
삼계의 사람들에게까지 미칠 것이니
자비로운 행을 이렇게 행하는 이는
그 덕이 범천(梵天)의 덕을 뛰어넘으리.
도를 수행하는 이가 자비한 마음을 성취하면, 불로도 태우지 못하고 칼로도 해치지 못하며, 또한 독기(毒氣)로도 해치지 못하고 온갖 사악한 귀신들도 해칠 틈을 얻지 못할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칼로도 능히 해치지 못하고
관청[縣官]과 원수와
사악한 귀신이나 모든 나찰(羅刹)들과
뱀·독사·우레·벽력과
사자 또는 코끼리와 범과
그 밖에 모든 해로운 짐승들도
모두 감히 근접하지 못하고
또한 능히 상해(傷害)할 수 없으리.
도를 닦는 이가 자비로운 행을 닦아 익히면 마땅히 이와 같이 될 것이다.
밤에 잠자리가 편안하고 잠에서 깨어나면 기쁘며, 언제나 하늘 신이 잠자리를 옹호하여 일찍이 나쁜 꿈을 꾸지 아니하며, 얼굴빛이 화열(和悅)하고 의식이 모자라지 않으며, 범천(梵天)이 있는 곳에 태어나는데 태어날 적마다 항상 단정하고 아름다우며, 눈동자의 흑백(黑白)이 분명하고 신체가 유연(柔軟)하며, 질병이 적고 장수(長壽)할 수 있으며, 모든 하늘의 공경을 받는다. 또 태어나는 곳마다 도를 얻고 부처님께 칭송과 찬탄을 들으며, 번뇌를 소멸하고 불퇴전(不退轉)의 경지에 이르며, 편안함을 얻어 무여열반(無餘涅槃)의 경계에 이르고 적멸(寂滅)한 해탈[度]을 얻나니, 모두가 자비한 마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저 자비로움을 행하는 이는
단정하고 의식이 풍부하며
사람들이 모두 높여 우러러보고
장수(長壽)하며 눈이 태양처럼 빛나리라.
자든지 깨든지 다니든지 멈추든지 다 편안하고
귀신과 하늘 신들이 모두 옹호하며
범천에 태어나고 여러 하늘들이 다 공경하며
세존으로부터 칭송과 찬탄을 듣게 되리라.
그러므로 도를 닦는 이는 마땅히 자비한 마음을 행해야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일체를 향하여 자비로운 마음을 행하라.
모든 분노와 침해를 없앰이 바로 자비이니
내가 지금 온갖 덕의 근본을 나타내기 위하여
부처님의 경전을 살피고 뽑아서 말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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