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금강신과 신중신
집금강신신중신(執金剛身衆神)
금강신은 절에 들어가는 문이나 전각의 입구 좌우에 서서 불법을 수호하는 신이다. 집금강신은 다이아몬드와 같은 무기를 들고 있는 신이고, 신중신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 신이다.
그런데 집금강신은 주로 인왕. 이천와. 금강역사. 밀적금강 . 금강수. 지금강. 나라연천. 집금강신. 불가월. 상향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금강신을 인도말로는 범절라다라 부른다. 곧 ‘금강저를 손에든 자’란 말이다. 원래는 무장고하고 손에 금강저를 든 상을 가리키지만, 한편으로는 나체상으로 바위 위에 서서 맨주먹으로 무엇인가를 내리치려는 분노의 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인왕은 원래 인도에서 문을 지키는 신인 야차의 종류에 속하는데 서기전 2세기의 바르후트나 산치에 있는 탑문을 비롯하여 간다라를 중심으로한 불전도등 인도 고대 조각에서 자주 표현되고 있다.
그런데 그런 경우에는 대개 한쪽 손을 들어 나뭇가지를 잡고 있으며 금강저와 같은 무기는 들고 있지 않지만, 야차가 점차 원적이나 악령을 퇴치하는 수호신으로 변하게 되자 금강저 계통의 무기를 잡는 일이 많아지게 되면서 불법의 수호신으로서 인왕과 연결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은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 권17 가운데 ‘급고독장자가석종의 허락을 받아 기원정사 문의 양옆에 막대를 들고 있는 야차를 만들었다.’는 기록과도 일치한다.
이러한 야차상을 인왕상의 기원으로 보는 것이 성급한 일인지는 모르나 이미 석존 재세 때에 수문신이 있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인왕은 2왕 또는 2천왕이라고 하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보통은 한 쌍으로 배치하여 금강. 역사 혹은 밀적. 금강이라고 부리기도 하지만, 원래 1존이었는지 2종이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대보적경 제9 ‘밀적금강역사회’에 의하면 옛날에 용군이라는 전륜성왕께서 1천2명의 왕자가 있었는데, 천 명의 왕자는 성불하여 천불이 되고, 나머지 두왕자 가운데 법의는 금강역사가 되어 천불의 법을 수호할 것을 서원하고, 또 한 왕자인 법념은 범천왕이 되어 이들 부처에게 설법을 청할 것을 서원하였다고 한다.
이 경전에 의하면 금강역사란 ‘법의’ 한 명을 지칭하는 것으로서 오늘날과 같이 두명을 지칭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으나, 절 문의 양쪽에서서 불법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두 명으로 변화되었다고 생각된다.
인왕의 형상에 대해서는 증일아함경. 대보적경. 법구비유경 등 많은 경전에서 ‘항상 석존의 주위에 협시하여 금강저를 잡은 모습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섭무애경에서는 좀더 구체적으로 ‘신체는 살색이며 분노 항마의 모습인데, 육계 모양으로 묵은 머리에 왼손은 주먹을 쥐고 허리를 누르고 오른손에는 금강저를 잡고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인왕을 금강과 역사 등 두 명으로 보는 쪽에서는 입을 벌린 상을 금강이라 하는데 독고금강을 갖고 있기 때문이며, 입을 다문 상은 경력함을 과시하기 때문에 역사라 부른다. 또한 오늘날 절에서는 왼쪽에 있는 것을 밀적금강, 오른쪽에 있는 것을 나라연금강이라고 부르고 있다.
인왕상의 조상에는 이미 서기전 2세기의 바르후트나 산치의 탑문에서부터 시작해서 불교의 동정에 따라 중앙아시아로 전파되어 현재 쿰트라 지방의 벽화에도 금강저를 잡은 수호 신장상이 그려져 있다.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에 이르면 특히 6세기부터 9세기에 걸쳐 운강. 용문. 맥적산. 돈황. 천룡산 등 석굴 사원에 조각. 부조. 그림 등의 형태로 다수의 예가 남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수호신으로서의 인왕상이 조성되었는가는 분명치 않으나, 634년에 조성된 분황사 석탑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부터는 활발한 조성이 이루어졌다고 생각된다. 현재 석탑을 비롯하여 부도. 불감. 사리기. 변상도 등에 부조 혹은 선조의 형태로 많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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