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도지경 23. 무지/어리석음이 많은 사람들의 특징
어떻게 어리석은 모습이 있는 줄을 관찰하여 아는가?
성질이 부드럽고 연약하여 제 자신을 칭찬하기를 좋아하며, 자애(慈愛)가 없고 법교(法橋)를 파괴하며, 늘 눈을 감고 있고 얼굴빛이 초췌(憔悴)하며, 지혜가 없고 어두운 곳을 좋아하며, 가끔 혼자서 탄식하고 게으르고 믿음이 없으며, 착한 이를 미워하고 늘 혼자 다니기를 좋아하며, 견해는 보잘 것 없으면서 스스로 큰 체하고 하는 일에 대하여 망설이고 주저하며, 좋고 나쁜 줄을 가리지 못하고 착하고 악함을 분별하지 못한다.
만약 급한 일이 있어도 능히 스스로 처리하지도 못하고 또한 남이 간하는 말을 듣지도 않으며, 좋은 벗과 원수를 분별하지 못하고 하는 일이 도리어 어긋나고 뒤틀려서 마치 호랑이와 같으며, 해진 옷을 입고 몸에는 때가 많으며, 성품이 스스로 기뻐하지 않고 수염과 머리카락이 더부룩해도 스스로 정돈할 줄도 모른다.
걱정이 많아 눕기를 즐기고 너무 많이 먹어 절제하지 못하며, 남이 심부름을 시키면 달갑게 하지 않고 도리어 시키지도 않은 일을 스스로 하며, 마땅히 두려워해야 할 일은 두려워하지 않고 마땅히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일을 도리어 두려워하며, 마땅히 걱정해야 할 일은 도리어 기뻐하고 마땅히 기뻐해야 할 일은 도리어 걱정하며, 꼭 울어야 할 곳에서는 웃고 꼭 웃어야 할 곳에서는 운다.
설사 급한 일이 있어도 남을 시키고 스스로 하지 않고 꼭 가야 할 자리에는 상대를 부르고 그가 와도 달갑게 돌아보지도 않으며, 늘 괴로움을 당하면 억지로 그 괴로움을 견디고 음식을 먹을 적에도 5미(味)를 분별하지 못하며, 말하면서 웃기를 좋아하고 잘 잊어서 한 말을 또 하며, 혀를 깨물고 입술을 빨고는 다음에 잇몸을 나불거리며, 걸어다니고 눕고 일어남에 있어서 언제나 편안한 적이 없으며, 거동하고 일을 함에 있어서 두렵거나 어려워하는 것이 없고 나아가고 물러갈 줄을 알지 못한다.
부처님께서는 이런 것들을 어리석은 모습이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나약한 몰골에다 어리석고 자비심이 없으며
고집이 센 성격에 제 자신을 칭찬하네.
눈은 항상 꿈쩍도 않고
바짝 여윈 채 가끔 탄식만 한다.
혼자서 다니고 남을 믿지 않으며
어진 이를 미워하고 또 게으르다.
늘 걱정하고 의심이 많으며
모든 선과 악을 구분하지 못한다.
몸과 얼굴에 때[垢]가 많고
좋고 나쁜 말을 알지 못하며
하는 일마다 시끄러운 것이 많아서
스스로 일을 완전히 해내지 못한다.
시키는 일은 달갑게 행하지 않고
시키지 않는 일을 도리어 행하며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워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은 도리어 두려워한다.
기뻐해야 할 일은 도리어 걱정하고
걱정해야 할 일은 도리어 기뻐하며
꼭 울어야 할 곳에서는 도리어 웃고
꼭 웃어야 할 곳에서는 운다.
음식을 탐내어 배부른 줄 모르고
좋은 벗과 원수를 분별하지 못하며
의지와 성품은 뒤틀려 어긋난 짓을 좋아하고
지혜가 없어 늘 괴로움을 당한다.
수염과 머리카락은 늘 더부룩하고
믿음이 없이 어두운 곳에 있기를 좋아하며
다섯 가지 맛을 분별하여 알지 못하고
늘 누워 있어 마치 호랑(虎狼)이와 같다.
견해는 적으면서 잘난 체하고
혀를 깨물고 입술을 빨며
입을 놀리면서 잇몸을 움직거리고
말하면서 웃기를 좋아한다.
눕는 곳이 편안하지 못하고
급한 일도 진행할 줄 모르며
돌아오라고 부르면 도리어 앞으로 돌진하니
그런 성격을 어리석은 모습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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