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도지경 26. 도닦을 땐 몸과 마음을 같이 안정시켜야 한다.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세 가지 계품을 헤아려야 할 것이니, 첫째는 혹 몸은 도를 행하려고 하여도 마음이 따르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혹 마음은 도를 행하려고 하나 몸이 따르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도를 닦아 몸과 마음이 함께 행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몸은 도를 행하려 하여도 마음이 따르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가?
가령 수행하는 이가 가부[跏趺]를 틀고 앉아 몸이 바르고 마음이 단정하기가 마치 기둥이나 나무와 같아 아예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하려고 애써도 이런 모양[相]이 나타나면, 속마음이 움직여 빛깔[色]·소리[聲]·냄새[香]·맛[味]·닿임[細滑 : 觸]에 대한 생각을 걷잡지 못하여 고쳐야 할 것을 고치지 못하고 두루 갈구하다가 그 마음이 방일하여 자재(自在)를 얻지 못함이, 비유하면 마치 죽은 시체를 묘지에 버려 두면 호랑이·이리·새·짐승·개·담비 떼들이 다투어 먹어치우듯이, 몸은 안정되었지만 마음이 어수선한 것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이 도덕의 자리를 수행하는 이가 몸은 안정되었어도 마음은 어수선한 것이라고 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가부를 틀고 단정히 앉아
태산처럼 움직이지 않으나
그 마음속이 어수선하고 혼미함이
못에 빠진 코끼리 심정 같다.
이와 같이 수행하는 이는
몸은 안정되었어도 마음은 산란하여
비유하면 나무에 헛꽃이
열매를 못 맺고 떨어지는 것과 같다.
어떤 것을 도지(道地)를 수행하는 이가 마음은 도에 있어도 몸이 따르지 않는다고 하는가?
몸은 단정히 앉아 있지 못하면서 4의지(意止)를 이루려고 하는 것이니, 이 때에는 곧 마음은 안정되었으나 몸은 불안하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가령 심성(心性)이 저절로 조화되어
4의지에 머물러 다른 생각 없으면
이 때를 곧 4의지라고 말하나니
몸은 비록 안정되지 못했어도 마음은 산란하지 않다.
어떤 것을 도지를 수행하는 이가 몸과 마음이 다 안정되었다고 하는가?
앉은 몸의 자세가 단정하고 마음이 방탕하지 않으며, 몸 안의 감관[內根]이 모두 고요해져서, 밖으로 치달려 모든 인연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 그 때에 몸과 마음이 단정하여 전혀 움직이지 않고, 이로 인해 몸과 마음이 똑같이 안정된 줄을 알게 된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그 몸과 마음이 다 안정되어
안과 밖으로 방일하지 않고
고요히 가부를 틀고 앉되
쓰러뜨리기 어려운 기둥처럼 하라.
생사의 진리 보기를
물이 언덕의 나무를 떠내려 보내듯 하여
몸과 마음이 서로 호응해야
빨리 도를 이루어 과위를 얻으리.
도지를 수행함에 있어서 오로지 도에만 부지런히 정진하여 움직이지 않아야 하나니, 이렇게 적정(寂定)해져야 빨리 니원(泥洹)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갖가지 요긴한 이치를 강설함이
젖과 꿀을 섞어서 먹는 것과 같나니
아첨을 없애고 능히 법을 받들면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저절로 조복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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