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청불품(請佛品)
큰 지혜의 바다 바이로차나 부처님께 귀의하나이다.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큰 바닷가 말라야 산(摩羅耶山)위에 있는 란카(楞伽) 성중(城中)에 계시었다.
그 말라야산은 온갖 보배로 된 것이니, 여러 가지 보배가 사이사이로 얽혀 빛나는 광명은 백천 일광이 금산(金山)을 비추는 듯하며, 또 한량없는 꽃동산과 향나무가 있으니, 다 보배로 된 향기로운 숲이다. 산들바람이 불어 가지와 잎이 흔들릴 적마다 백천 묘한 향기는 일시에 흘러 번지고, 백천의 묘한 소리가 일제히 들려오며, 큰 바위가 여기 저기 있는 곳에 신선(神仙)들이 사는 신령스러운 집이 있으며, 바위 굴집이 무수한데 모두 보배로 되었고, 안팎이 환히 트여 일월의 광채도 빛을 잃을 지경이었다. 이곳은 옛적 여러 신선과 현성(賢聖)들이 진실한 법을 생각하여 도를 얻은 곳이었다.
큰 비구 스님과 큰 보살 대중이 온갖 다른 불국토에서 와서 함께 이곳에 모였다.
이들 보살은 한량없이 자재한 삼매의 신통력을 구족하여, 날쌔고 신속하게 중생을 교화 할 수 있고, 다섯 법의 성질[五法自性] 과 두 가지 <나>없는[二種無我]이치를 끝까지 통달하였다.
대혜보살(大慧菩薩)마하살이 으뜸이 되시니, 그는 여러 부처님의 손으로 그의 정수리에 물 부어 부처의 지위를 주셨으며, 자기의 마음으로 경계를 삼아 그 이치를 잘 해득하며, 가지가지 중생과, 가지가지 마음의 상태[心色]로 가지가지 마음과 가지가지 달라지는 생각을 따라서 한량없이 중생을 건져주는 문으로 그가 제도 될 바를 따르고, 그가 보게 될 바를 따라서 널리 몸을 나타낸 것이었다.
그때에 부처님이 큰 바다 용왕의 궁전에서 칠일간 설법을 마치시고, 남쪽 언덕으로 건너가시니, 한량없는 나유타(那由他)수의 제석과 범천(梵天)왕과 용왕들과 가없는 대중들이 모두 따라서 바다의 남쪽 언덕으로 향하였다.
그때 부처님께서 멀리 말라야 산의 란카성을 바라보시고, 빛난 얼굴에 기쁨이 넘쳐 금산을 움직이는 듯 경화스러운 미소를 띄우시면서 말씀하셨다. 『과거의 여러 부처님, 응공(應供), 바르고 두루 아시는 이께서 저곳 말라야 산 위의 란카 성 중에서 스스로 증득한 지혜로 체득하신 법을 말씀하셨으니, 이는 모든 사견(邪見)인 머트러운 생각[覺]과 세밀한 생각[觀]을 떠난 것이니, 그것은 외도(外道)와 성문(聲門)과 벽지불(抗支佛)들의 수행할 경계가 아니었다. 나도 또한 저 말라야 산 란카 성 중에서 야차(夜叉)중에서도 우두머리인 라바나[夜叉王]를 위하여 그 법을 말하겠노라.』
그때에 라바나이 부처님의 신력으로 여래의 음성을 듣더니, 때마침 부처님께서 바다용왕의 궁전을 떠나 큰 바다를 건느시고서, 나유타 수의 한량없는 제석과 범천왕과 여러 용왕들에게 둘러싸여 공경함을 받으셨다.
그때에 여래께서 중생의 아라야식(阿梨耶識)인 바닷물이 경계인 바람에 불리어 전식(轉識)인 물결이 인연을 따라 일어나게 됨을 관찰하셨다.
그때에 라바나 야챠왕이 스스로 찬탄하여 말하기를 『내가 지금 부처님을 청하여 란카성에 들어가서 오랫동안 인천중(人天中)에 있던 나와 여러 인천으로 하여금 큰 이익을 얻고 안락을 얻게 하리라.』
그때에 란카 성주인 라바나 야차왕이 여러 권속과 함께 꽃 궁전을 타고 여래의 처소에 와서는 여러 권속과 같이 궁전에서 내리어 부처님을 세 겹으로 돌면서 부처님께 온갖 풍류를 베풀어 기쁘게 공양하였다. 가지고 온 악기들은 다 크고 푸른 인다라(因陀羅)보배로 만든 것이며, 큰 비유리(毘琉璃)와 마노(瑪瑙)등 여러 가지 보배로 사이사이 장식하였고, 값진 색 옷으로 둘러 싼 것이니, 그가 범음성(梵音聲) 등 한량없는 소리로 여래의 모든 공덕을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마음은 법장(法藏)을 갖추시고,
무아(無我)의 소견까지 떠나셨네.
세존이 말씀하신 법이란
마음으로 아는 법이니.
깨끗한 법으로 부처 몸 얻으셨고,
스스로 증득한 법으로는
화신(化身)에서 화신을 나투시며,
때가 되자 이곳에 오셨네.
지금 이곳 랑카성엔
옛적 한량없는 부처님과
또한 많은 불자들의
한량없는 몸을 수용하셨네.
세존께서 만일 설법하시면
한량없는 야차들도
능히 한량없는 몸 나타내리니,
설법소리 듣고자 합니다.
그때에 라바나 란카왕이 기쁜 소리[都睰迦[와 여러 가지 묘한 음성으로 여래의 모든 공덕을 노래하며 찬탄하고, 또한 다시 게송의 묘한 소리로 여래를 노래하고 찬탄하여 게송을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칠일간을
바다의 모진 짐승 속에서
바다 건너 저 언덕에 이르러
거기서 이내 머무셨다.
라바나 야차왕과 바다
라바나 야차왕과
그의 처자들이며,
한량없는 권속들과
지혜있는 대신들이며.
숙가(菽迦) 바라나(婆羅那)인
이러한 하늘무리
그네들이 제각기
한량없는 신통 나투고.
묘한 꽃 궁전 타고
부처님 처소에 함께 와서
꽃 궁전에서 내리고는
부처님께 예배 공양하였네.
그는 부처님의 힘을 입어
바로 부처님 앞에서
자기들의 이름을 말하되,
우리는 십 두(十頭) 나찰 이옵니다.
원하옵노니 우리들과
성안의 중생을 어여삐 여기시어
이곳 란카성과 말라야 산을
받아주소서.
옛적 한량없는 부처님도
이곳 란카성의
갖가지 보배산 위에서
당신의 증득한 법 말씀하셨네.
지금 부처님께서도
이곳 보배 산중에서
옛적 부처님과 같이
또한 이 법 말씀하소서.
여러 불자들과 함께
청정한 이 법 설하소서
나와 능가 대중은
모두 듣고자 합니다.
입능가경(入楞伽經)이란
옛적 부처님이 찬탄하신
마음으로 얻은 깊은 지혜의 경계
말씀하신 그 명자(名字)조차도 떠나셨네.
내 기억하노니 지난 세상의
한량없는 부처님이
여러 불자가 둘러 모신데서
이 경을 설하셨나이다.
부처님이시어, 오늘도
또한 곧 우리들과
여러 대중 위하시어
깊은 이 법 말씀하소서.
미래의 여러 세존들과
또한 여러 불자들도
이곳 보배산 위에서
깊은 이 법 설하시리.
지금 이곳 란카성은
천궁보다 미묘하여
장벽은 흙과 돌 아니오며,
모든 보배 그물로 덮었나이다.
이의 여러 야차들도
이미 옛적 부처님께
닦고 배워 모든 허물 떠나며
마침내 대승법에 머무르고,
내심(內心)으로 잘 생각하여
여실한 생각 상응(相應)하였사오니,
원컨대 부처님은 어여삐 여기시어
야차들을 의해 설법하소서.
원컨대 부처님
말라야 산에 드시옵소서.
야차와 그의 처자들이
대승법을 얻고자 합니다.
옹이(甕耳)등 나찰도
이 성에 또한 있으면서
일찍 과거의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였고.
지금 또 다시
현재 대 법왕께 공양 원하옵고,
속마음의 법행을 듣사오며,
대승법을 얻고자 합니다.
원하옵노니 부처님은
저희와 야차무리를 연민(憐愍)하시어
여러 불자들과 함께
이곳 란카성에 드시옵소서.
저희들의 있는바 궁전과
처자와 또한 권속과
보배 갓과 모든 영락(瓔珞)과
가지가지 꾸미개와
아쇼카[阿舒迦] 동산의 숲과
갖가지 모두 좋은 것과
타고 잇는 꽃 궁전까지
부처님과 대중에게 보시합니다.
저희가 부처님 앞에서는
아끼는 물건 없사오니.
원컨대 큰 모니 어른이시여
불쌍히 여겨 받아주소서.
저희와 여러 불자들은
부처님 설법 받겠사오니,
원컨대 부처님은 어여삐 여기시어
저희 위해 받으시고 설법하소서.
그때에 부처님은
야차의 청함을 들으시고
즉시 야차들을 위하여
과거. 미래 부처님을 말씀하셨다.
야차여. 과거 부처님도
이곳 보배 산중에서
야차들을 위하여
역시 깊은 법 말씀하시리라.
야차여. 이곳 보배산에는
참다히 수행하는 사람과
현재 법을 보아 수행하는 이만
이곳에 머무를 수 있을 것이다.
야차여. 지금 그대에게 말하노니,
나와 여러 불자들이
그대들을 어여삐 여기기에
그대의 줌과 청함 받아 말하노라.
또 부처님은 약간의 답을 마치시고,
말없이 고요히 계시니,
라바나 나찰왕은
꽃 궁전을 부처님께 올렸다.
부처님과 불자들은.
꽃 궁전 받아 타셨고,
라바나 야차왕도
또한 꽃 궁전을 탔었다.
그리고 아릿다운 계집과
좋은 음악 가지고서
부처님을 기쁘게 하려고
성안으로 들어 왔었다.
성안에 들어 와서는
라바나와 그의 아내와
야차의 남녀들도
또한 좋은 공양구 가졌었다.
가지가지 모두 좋은 공양구를
부처님과 불자에게 올리니,
부처님과 보살들은
모두 그의 공양 받으셨다.
또한 라바나등 대중들이
설법할 이에게 공양하려고,
부처님의 설법에서
스스로 증득한 법 관찰하고서,
대혜보살께 공양 올리고
여러번 청하여 말하되,
보살님만이 능히 부처님께
안으로 행하는 경계 물으리라.
저희와 야차 무리들과
또한 여러 불자들이
모두 들으려는 이는
보살님의 물으심 바랍니다.
보살님은 설법도 훌륭하시며,
수행도 제일 훌륭하시니,
저는 보살님을 존경하기에
부처님의 훌륭한 법 청하옵니다.
그 법은 외도의 치우침 떠났으며,
또한 이승(二乘)의 허물도 떠나고
내법(內法) 청정함을 말함이오니,
그는 최고인 여래의 경지랍니다
그때 부처님의 신력으로
변화로 된 산성이 또한 생기니,
높다란 온갖 모양엔
장엄한 것이 수미산을 비할 듯.
한량없는 꽃 동산은
모두 여러 가지 보배의 숲이며
향기가 널기 퍼지는데,
꽃다운 향기는 전에 없던 것이다.
낱낱 보배 산 가운데는
부처님의 몸이 모두 보이고
또한 라바나와
야차 무리들이 살고 있었다.
시방세계의 불국토와
여러 부처님의 몸과
불자와 야차왕은
그 산에 모두 모였다.
이곳 란카성에 있던 대중도
모두 자기네의 몸들이
변화로 된 란카성중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보았었다.
여래의 신비로운 힘으로서
또한 그 란카산과 같이
다른 여러 산과 동산 숲도
보배장엄이 또한 같았다.
낱낱 산에는 부처님마다
큰 지혜로 묻는 이가 있는데,
부처님은 모두 그를 위하여
스스로 증득한 법 말씀하실 제
백천가지 묘한 음성으로
이의 경법을 설하시고
부처님과 불자들은
모두 숨어 보이지 않았다.
라바나 야차왕도
문득 자기의 몸이
본집에 있는 것만 보이며,
딴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야차는 생각하기를
아까 본 것은 어찌 된 것이며
설법한 이는 누구였을까,
이 설법은 누가 들었던가.
내가 본 것은 무슨 법인데
이런 일이 있었던고,
그의 모든 불국토와
또한 여러 부처의 몸.
여러 가지 신기한 이것은
지금 어느 곳으로 갔는고
꿈속에 생각한 것이었던가
요술에 홀린 것일까.
이 참으로 성읍(城邑)이었드냐
건달바의 성이던가
눈병으로 허망하게 본 것인가
아지랑이가 일어났을까.
꿈에 돌계집이 애를 낳느냐.
빨리 도는 불 바퀴를 본 것이냐
또는 불 바퀴의 연기를 본 것일까
나의 본 것은 도대체 무엇인고.
그리고 야차는 다시 생각하되
모든 법의 체성은 이러한 것,
내 마음의 경계로 될 뿐이며
속마음으로 능히 알 바로다.
그렇건만 모든 범부들은
무명(無明)의 덮이고 가리움으로
허망한 마음으로 분별하여
능히 깨닫지 못 하는구나.
능견(能見)과 소견(所見)
모두 있을 수 없고,
말하는 이와 말할 법인
이러한 것들도 또한 없나니라.
불법의 진실한 체성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어서
법의 모양 항상 이렇거늘
괜히 마음으로 분별하네.
물건을 보고 진실인양 하면
이 사람은 부처 볼 수 없고,
분별하는 마음 없다 해도
또한 부처를 보지 못하네.
모든 행(行)이 있다고 보지 않으면
이것이야말로 부처일세.
만약 능히 이렇게 본다면
그 사람은 여래를 본 것일세.
지혜있는 사람은 이렇게
모든 경계를 관찰하리
이 몸 변해 묘한 몸 얻으리니.
이것이 곧 부처의 보리라네.
그때 라바나 십 두(十頭)나찰인 란카왕은 분별하는 마음이 허물임을 보았기에 분별하는 마음에 머무르지 않고, 과거세(過去世)의 선근의 힘으로 여실히 모든 이론을 깨달았으며, 여실히 모든 법의 실상(實相)을 깨닫고, 다른 이의 가르침을 따를 것이 없이 스스로 잘 생각하여 모든 법을 알았건만, 능히 일체의 사견(邪見)을 각지(覺知)함을 떠났으며, 곧 잘 여실(如實)한 행법(行法)을 수행하여 자신 안에 있어서 능히 가지가지 색상(色像)을 나타내고 구경(究竟)인 큰 방편 알음[方便解]을 얻어 모든 지위에 오르는 체성과 모양을 잘 알았다.
또한 마음[心].뜻[意].의식(意識)의 제 모습을 관찰하기 좋아하여 삼계(三界)에서 상속(相續)하는 몸임을 보았으나, 외도들의 항상 있다고 보는[常見]것을 떠났고, 지혜로서 여실히 여래장(如來藏)을 알고서 부처님의 속마음 참다운 지혜에 들어갔다.
허공과 자기 몸 속에서 묘한 소리가 나면서 이와 같은 말이 들렸다.
『착하다. 착하다. 란카왕이여, 모든 수행자는 너의 수행과 같아야 한다.』
또한 말하기를
『착하다. 란카왕이여, 부처님의 여래법과 및 비법(非法)도 너의 보는 바와 같나니라. 만일 너의 보는 것과 다르다면, 이는 단견(斷見)이라 할 것이니라.
모든 법의 실상을 여실히 수행하라.
너는 이제 마땅히 안의 법[內法]을 수행하고, 바깥의리[外義]인 사견(邪見)에는 집착하지 말지어다.
란카왕이여, 저는 성문(聲聞)과 연각(緣覺)과 외도들의 수행하는 것을 닦지 말고, 너는 마땅히 모든 외도들의 다른 삼매(三昧)에도 머무르지 말며, 너는 외도들의 가지가지 희론(戱論)도 좋아하지 말고, 너는 모든 외도들의 배타(排他) 사견(邪見)에도 머무르지 말 것이며, 너는 마땅히 왕위에서 방일(放逸)함과 자재(自在)한 힘에도 집착하지 말며, 너는 마땅히 선정(禪定)과 신통(神通)의 자재한 힘에도 집착하지 말라.
란카왕이여, 이와 같은 일들만이 여실한 수행자의 행할 바라, 능히 모든 외도의 삿된 논리를 항복받고, 능히 모든 허망한 사견을 깨트릴[破] 것이며, 능히 일체견(一切見). 아견(我見)의 허물을 없애고, 능히 일체 미세한 식(識).행(行)을 떠나 대승행을 닦을 것이다.
란카왕이여, 너는 마땅히 속 몸 송두리째 여래의 땅에 들어가서 진실한 행을 닦으라. 이렇게 수행하는 자 최상의 청정한 법을 얻으리라.
란카왕이여, 너는 네가 얻은 도를 버리지 말고, 삼매. 사마파티[三摩跋提]를 닦으되, 성문과 연각과 외도의 삼매경에 집착하여 좋은 낙으로 여기지 말라. 또는 어리석은 범부와 외도들의 수행하는 것도 너는 분별하지 말라.
란카왕이여, 외도는 나라는 소견[我見]에 집착하여 아상(我相)이 있기 때문에 허망스리 분별하며, 외도는 사대(四大)의 모양이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빛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촉감과 법에 집착하여 그것들이 실로 있는 것으로 여기며 성문과 연각은 무명(無明)이 행(行)으로 반연함을 보고 그것이 실로 있다고 생각하여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키며 진실한 <공(空)>을 떠나고서 허망스리 분별하며, 온통 유법(有法)에 집착하여 보는 것[能見]과 보여지는 것[所見] 마음속에 떨어지느니라.
란카왕이여, 이 훌륭한 도법은 능히 중생들로 하여금 몸 속 깊이 깨닫게 하며,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훌륭한 대승법을 얻어서 삼계(三界)에 몸을 자유로 받아 날 수 있게 하느니라.
란카왕이여, 이 대승행에 들어감이란 능히 중생의 가지가지 눈에 낀 백태와 가지가지 알음알이의 물결을 없애주고, 외도의 모든 소견과, 하는 짓들에 떨어지지 않게 하느니라.
란카왕이여, 이는 대승행에 들어가게 함이요, 외도의 행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니, 외도의 행이라는 것은 몸 안에 <나(我)>가 있다고 보는 행이다. 의식과 물질의 두 법을 보고 그것이 실로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에 생기고[生] 멸함[滅]이 있는 것을 보게 되나니라.
착하다. 란카왕이여, 이 뜻을 생각하는구려. 너의 생각함은 바로 부처를 보는 것이니라.』
그때에 라바나 란카왕이 또한 생각하기를, 「내가 마땅히 부처님께 진실한 행과 법을 물어서 모든 외도의 행을 떠나고, 마음속 깊이 수행하여, 관찰하는 경계도 응화(應化) 부처님의 하시는 일을 떠나리니, 그것은 더 훌륭한 법이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진실한 수행자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마땅히 크게 자비하신 여래 세존께 물어 보리라.
여래는 능히 번뇌(煩惱)의 섶을 태워 없애셨고, 불자들도 또한 태워 없앴다. 여래는 모든 중생의 마음과 번뇌를 잘 아시며 여래는 두루 일체지의 곳[一切智處]까지 도달하셨으며 여래는 참으로 옳고 그른 모양을 잘 아시었다. 내가 지금 마땅히 묘한 신통력으로 여래를 뵙고, 여래를 뵙고서는 얻지 못한 것은 얻고, 이미 얻은 것은 퇴타하지 않으며, 분별이 없는 삼매, 사마파티를 얻고, 더욱 여래의 행하신 것을 만족하게 얻으리라.」라고 하였다.
그때에 부처님은 란카왕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을 때가 온 것을 참으로 밝게 아시고, 십 두 나찰왕을 불쌍히 여기시므로 숨었던 궁전과 몸이 전과 같이 가지가지 보배 그물로 장엄된 산성 가운데서 나타나게 하시었다.
그때에 십두나찰 란카왕은 모든 궁전이 도로 본래와 같이 보이며, 낱낱 산중엔 곳곳마다 부처님. 세존. 응공(應供). 바르고 두루 아시는 이가 있어 서른 두 가지 모양으로 묘하게 장엄하신 몸이 산중에 계시는 것이 보이며, 그리고 스스로 자기 몸도 두루 여러 부처님 앞에 있는 것을 보고 또한 모든 불국토도 보이며 여러 국왕들이 몸의 덧없는 것을 생각하되, 「왕위와 처자. 권속과 오욕락을 탐하여 속박되었기에 해탈할 수 없다.」하고, 문득 국토와 궁전과 처첩(妻妾)과 코끼리와 말과 값진 보물을 흩어 버리고, 부처님과 스님에게 보시하기도 하며, 산중에 들어가서 출가 수도하는 것도 보이며, 또한 어떤 불자는 산 속에서 용맹정진 하다가 몸을 주린 범과 사자와 나찰에게 던져 주어 불도를 구하는 것도 보이며, 또한 어떤 불자는 나무 숲 아래 있으면서 경전을 독송하고, 사람들에게 연설하여 불도를 수하는 것도 보이며, 또한 어떤 보살은 괴로워하는 중생을 생각하여 도장(道場)에 앉아 보리수(菩提樹)아래에서 불도를 사유(思惟)하는 것도 보이며, 또한 낱낱 부처님 앞에 거룩하신 대혜 보살이 있어 몸 속 깊이 수행하는 경계를 말씀한 것도 보이며, 또한 야차 권속들이 둘러 모시어 명자(名字)와 글귀를 말하는 것이 보이었다.
그때에 부처님은 지혜로서 현재의 여러 대중을 관찰하시니, 그는 육안(肉眼)으로 보신 것이 아니요, 사자와 같이 날쌔고 신속하게 보는 것이다.
「하하..」하고 크게 웃으시며, 정수리의 살 상투[肉営]에서 한량없는 광명을 놓으시며, 어깨와 갈비와 허리와, 밥통과 가슴의 卍자가 있는 곳과 모든 털구멍에서도 모두 한량없는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은 공중의 무지개와 같고 천 배나 되는 햇빛 같으며, 세계가 없어질 때의 큰불이 치성하게 타오르는 모양과 같았다.
제석과 범천왕과 사천왕들은 허공 중에서 여래를 관찰하여, 부처님이 수미(須彌)산에 앉으시고, 란카산 위를 마주 대하여「하하..」하고 크게 웃으심을 보았다.
그때에 보살 대중과 제석과 범천왕과 사천왕들은 이러한 생각을 하되「무슨 인연으로 여래. 응공(應供). 바르고 두루 아시는 이께서는 모든 법에 걸림이 없으시면서 전에 없던 이러한 「하하..」하고 크게 웃으심을 하시옵고, 또한 스스로 몸에서 한량없는 광명을 내시고서, 묵연히 계시어 깊은 지혜의 경계만을 생각하시되, 훌륭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사자(獅子)의 보는 것처럼 란카왕을 보시며 진실한 행을 생각하시는고.」하였다.
그때에 거룩하신 대혜보살 마하살은 전 번에 란카 라바나왕의 청함을 받았는지라, 곧 란카왕을 생각하시며, 그리고 여러 큰 보살 대중의 마음과 행의 법을 아시고 또한 미래의 모든 중생들은 모두 명자만을 좋아하고, 설법함에는 마음이 미혹하였기에 의심을 내고, 일체 성문과 연각과 외도의 행에 집착하지만, 부처님은 모든 알음알이의 행을 떠나시고, 능히 저와 같이 크게 웃으신 것을 관찰하였다. 그리고 이 대중들의 의심을 풀어주기 위하여 부처님께 물어 말씀하셨다.
『부처님이시여, 무슨 인연과 무슨 일로 「하하..」하고 크게 웃으셨나이까.』
부처님은 거룩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다. 착하다. 착한 대혜여, 또한 착한 대혜여, 그대는 능히 세간의 망상으로 분별하는 마음은 삿된 견해이며 뒤바뀐 것임을 잘 관찰하는 구려.
그대는 참으로 삼세(三世)의 모든 일을 잘 알고 이러한 일들을 묻는구려. 그대의 묻는 것처럼 지혜 있는 사람들도 역시 그와 같이 묻나니. 자리(自利)와 이타(利他)를 위한 까닭이니라.
대혜여, 이 란카왕도 옛적 여러 부처님께 이와 같은 두 법을 물었으며, 지금도 또한 나에게 이와 같은 두 법을 묻고자 하나니. 이 두 법은 일체 성문과 연각과 외도는 아무도 이 두 법의 모양을 알지 못하느니라.
대혜여, 이 십 두 나찰이 또한 미래의 여러 부처님께 이 두 법을 물을 것이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아시면서 짐짓 라바나 왕에게 물으시었다.
『란카왕이여, 그대가 나에게 물으려거든 그대의 의심나는 대로 모두 다 물어보라. 내 모두 잘 답하여 그대의 의심을 없애주고 기쁨을 얻게 하리라.
란카왕이여, 그대가 허망스리 분별하는 것을 떠나고, 모든 지위에서 닦아 가는 방편(方便)을 얻어 진실한 지혜를 관찰하고, 능히 속 몸의 진실한 삼매와 수행하기 좋아하는 삼매에 들게 되면, 부처님이 곧 그대를 거두어 주시리니, 그대의 몸은 사마타(奢摩他) 안락의 경지에서 잘 머물러 성문과 연각의 깨끗지 못한 삼매를 벗어나고 부동지(不動地)와 선혜지(善慧地)와 법운지(法雲地)에 들어가고, 진실한 무아(無我)의 법을 잘 알 것이며, 큰 보배 연꽃자리 위에서 앉아 한량없는 삼매를 얻고 부처님의 직위를 받으리라.
란카왕이여, 그대는 응당 오래지 않아 자신도 또한 이와 같은 연꽃자리 위에 앉아서, 의레히 머물게 됨을 볼 것이며, 한량없는 연꽃과 한량없는 보살이 각각 모두 연꽃자리에 앉아 자기네들끼리 둘러서 서로 볼 것이며, 각각 오래지 않아 모두 헤아릴 수 없는 [不可思議]경지에 머물게 되리니, 이른바 한결같은 행과 방편의 행을 일으켜 여러 지위 가운데에 머물러서 능히 헤아릴 수 없는 경계를 볼 것이며, 여래 경지의 한량없고 가없는 가지가지 법상(法相)을 볼 것이니, 이는 성문과 연각과 사천왕과 제석과 범천왕들의 전혀 보지도 못하는 바니라.』
그때에 란카왕은 부처님. 세존께서 자기의 물음을 들어 주신다는 말씀을 듣고, 곧 저 깨끗하고 한량없이 빛나는 큰 보배 연꽃과 뭇 보배로 장엄한 산 위에서 한량없는 하늘여인[天女]이 저절로 그 란카왕의 주위를 둘러 호위하게 하며, 한량없는 가지가지 이채로운 꽃과 가지 가지 좋은 향, 뿌리는 향, 바르는 향과 보배 깃발과 보배 일산과 보배 갓과 영락과 몸의 꾸미개등을 나타내며, 또한 세상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가지가지 훌륭한 장엄구(莊嚴具)를 나타내고, 또한 한량없는 가지가지 악기(樂器)를 나타내는데, 여러 하늘과 용과 야차와 건달바(乾達婆)와 아수라(阿修羅)와 가루라(迦樓羅)와 긴나라(緊那羅)와 마후라가(摩糉羅迦)와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그네들이 가지고 있는 악기보다 좋은 것이었다.
또한 삼계(三界)인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에 있는 모든 악기를 죄다 변화로 만들어 내며, 또한 시방의 여러 부처님 세계에 있는 가지가지 훌륭하고 기묘한 악기를 변화로써 모두 다 만들어 내며, 또한 변화로써 한량없는 큰 보배 그물을 만들어서 두루 부처님과 보살 대중 위에 덮으며, 또한 한량없는 가지가지 보배 깃발을 세웠다.
라바나왕이 이와 같이 변화로 하는 일들을 다하고는, 몸이 허공에 오르니, 높이가 다라수(多羅樹)의 七배였다. 허공 중에 있으면서 가지가지 풍류와 가지가지 꽃과, 가지가지 향과, 가지가지 의복을 비 내리듯 하여 허공 중에 가득한 것이 큰비가 쏟아지는 것 같았다. 그것으로 부처님과 불자들에게 두루 공양하였다. 공양하기를 마치고 위로부터 내려와서, 즉시 제 二의 번개 광명 큰 보배 연꽃인 여러 가지 보배로 된 산 위에 앉았었다.
그 때에 부처님은 그 란카왕이 앉는 것을 보시고, 미소를 띄우시면서 란카왕의 <두 가지 법> 묻기를 허락해 주셨다.
이때에 란카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두 가지 법을 제가 이미 과거의 여러 부처님. 응공(應供). 정변지께 물었압더니, 그때 부처님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말씀 하셨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엔 명자 (名字)와 글귀에만 의지하므로 또한 부처님께 묻겠아오니, 부처님은 응당 저를 위하여 말씀하시라 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응화(應化). 화불(化佛)의 이 두 법을 말씀한 것은 근본 여래가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근본여래는 삼매 안락의 경지를 닦아 얻으신 이라. 마음과 알음알이 밖에의 모든 경계는 말씀하시지 아니하옵니다. 어지신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일체 법에 자재 하옵시니 원컨대 세존. 응공, 바르고 두루 아시는 이께서는 이의 두 법을 말씀 하옵소서. 여러 불자들과 및 저희도 듣기를 원 하옵나이다. 』
그 때에 세존께서는 알아들으시고 즉시 란카왕에게 말씀하셨다.
『란카왕이여, 그대는 이 두 법을 물으라.』
그 때에 야차왕(란카왕)은 가지가지 금관(金冠)과 영락과 금의 꾸미개를 고쳐 입고 이와 같은 말을 하였다.]
『부처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법도 오히려 버려야 하거늘 어찌 하물며 법 아닌 것이랴.」하옵시니 세존이시여, 어찌 두 법을 다 버리라 하시나이까. 세존이시여, 무엇이 법 이오며, 무엇이 법 아닌 것이옵니까. 세존이시여, 법을 버리는데 어찌 둘이 있다 하여 분별하는 상(相)에 떨어져서 허망스리 있다 없다 작다 크다는 법들을 분별 하오리까.
세존이시여, 아라야식(阿梨耶識)의 명(名)과 식(識)을 아는 모양이 있는바 체상(體相)은 허공 중에 털 바퀴가 머물러 있는 것과 갔사오니, 그는 깨끗한 지혜와 경계가 아니옵니다. 알바인[新知] 수행자가 알아야 할 법이다.
세존이시여, 법성이 만약 이와 같을진대 어찌 버리라 하시옵니까?』
부처님은 란카왕에게 말씀하셨다.
『란카왕이여, 그대가 병(甁) 등이 무상(無常)하게 부서지는 법칙을 보지 못했는가 이는 어리석은 [毛道] 범부들이 경계를 분별하는 차별인 모양이니라.
란카왕이여, 무슨 까닭으로 법과 아닌 것의 차별 된 모양을 그와 같은 것으로 취하지 않느냐. 그는 어리석은 범부들의 분별하는 마음으로부터 있는 것이요, 성인의 증득한 지혜로는 볼 것이 있다고 한 것이 아니니라.
란카왕이여, 병(甁)등은 고사하고라도 가지가지 모양과 사법도 어리석은 범부만이 있는 것이라고 한 것이요, 성인은 있는 법이라고 여기지 않느니라.
란카왕이여, 비유컨대 하나의 불이 궁전과 동산 숲과 풀과 나무를 불태우는데, 가지가지의 불이 보이고, 광명과 불빛과 불꽃이 각각 차별하는 것이 가지가지 섶의 풀과 나무의 길고 짧음을 따라서 분별함에 좋고 나쁜 것이 있는 것을 보게 되나니, 이 가운데서 무슨 까닭으로 법과 법 아닌 차별의 모양이 있는 것을 그와 같이 알지 않으랴.
란카왕이여, 불꽃 뿐만이 아니라. 하나의 계속되는 몸에 있어서도 가지가지 모양의 차별이 있는 것을 보게 되느니라.
란카왕이여, 하나의 종자도 한결같이 계속하여 움이 트고 줄기와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와 나무숲인 갖가지 다른 모양이 생기나니, 그와 같아서 생겨진 안팎의 모든 법과 무명(無明)과 행(行)과 오음(五陰)과 십팔계(十八界)와 육입(六入) 등의 모든 법과 삼계에서 태어나는 것도 모두차별이 있나니라. 또한 좋은 형상을 나툼과 언어(言語)와 가고 오는 동작과 훌륭한 지혜도 모양이 다르니라. 한 모양(아라야식)의 경계인데도 여러 모양을 취하므로 하. 중. 상의 차별인 수승한 모양과 더럽고 깨끗하고 좋고 좋지 않는 모양을 보게 되나니라.
란카왕이여, 가지가지 법 가운데서 차별상(差別相)을 볼 뿐 만 아니라, 진실한 도를 깨닫는 이의 안으로 증득하는 행(行) 가운데도 또한 가지가지의 다른 모양을 볼 수 있거든, 어찌 하물며 법과 법 아닌 것이야 가지가지 차별상을 분별함이 없으랴. 란카왕이여, 법과 법 아닌 가지가지 차별상이 있느니라.
란카왕이여, 무엇을 법이라 하느냐, 말하자면 일체 외도와 성문과 연각과 어리석은 범부들이 분별하는 소견에서 원인인 실물로부터 근본이 되어 가지가지 법이 생긴 다는 것이니, 이러한 법들을 마땅히 버리고 여의며, 상(相)에 취착(取着)하여 분별을 내거나 자심법(自心法)을 보고 진실로 여기지 말라.
란카왕이여, 병(甁)이란 진실한 법이 없는 것 이언만, 그러나 어리석은 범부들은 허망하게 분별 하나니라. 법은 본래 형상이 없는 것임을 참으로 알고 관찰한다면, 모든 법을 놓아 버린 것이라 말 할 것이니라.
란카왕이여, 무엇을 법 아닌 것이라 하느냐, 말하자면 몸이란 형상은 있는 것이 아니요, 마음만 있을 뿐이니, 망상분별(妄想分別)을 없애야 한다. 모든 범부는 사실인 법과 사실 아닌 법을 보지만, 보살은 이를 참다이 보아서 이와 같이 법 아닌 것을 버리느니라.
란카왕이여, 또한 무엇이 법 아닌 것이냐, 말하자면 토끼. 말. 나귀. 낙타의 뿔과 돌계집의 아이는 몸도 없고 모양도 없는 것 이어늘, 그럼에도 어리석은 범부는 그를 취하여 없다 하며 세간(世間)의 의리로 여겨서 명자를 말하나니, 그의 모양은 취할 수 없는 것이 저 병(甁)등의 법과 같아서 가히 버려야 하느니라.
지혜있는 이는 토끼 뿔들의 명자를 이와 같이 허망하게 분별하는 것을 취하니 않나니, 그도 또한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법과 법 아닌 것을 다 버려야 하느니라.
란카왕이여, 그대가 지금 나에게 법과 법 아닌 것을 어찌 버려야 하느냐고 묻는 것을 나는 이미 말했노라.
란카왕이여, 그대가「말하되 제가 과거의 응공(應供) 바르고 두루 아시는 이께 이미 이 법을 물었더니, 저 부처님께서는 이미 저를 위하여 말씀하셨다 하니, 란카왕이여, 그대가 말한 과거는 곧 분별하는 상이며, 미래와 현재도 역시 분별인 것이다. 란카왕이여, 내가 말한 진여(眞如)의 법체가 참이다고 하는 것도 또한 분별인 것이다. 단 물질을 분별하여 참 진리라고 한 것만은 진실한 지혜를 증득하고 모양이 없는 지혜를 좋아하여 수행하기를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분별하지 말 것이니라.
여래는 지혜의 몸인지라. 지혜의 몸이므로 마음속으로도 분별하지 말 것이요, 뜻으로도 나와 남과 수명[命]등이라는 것을 취하지 말 것이니라. 어찌하여 분별하지 말라 하느냐, 의식(意識)으로 가서 가지가지 경계를 취착 함은 물질 형상인 것이니 이와 같은 것은 취할 수도 없으며 분별할 수 없고 분별 못하는 까닭이니라.
란카왕이여, 비유컨대 벽 위에 여러 가지 그려진 그림과 같아서 일체 중생도 또한 그와 같나니라. 란카왕이여, 일체 중생이 풀과 나무와 같아서 업(業)도 없으며 행(行)도 없느니라.
란카왕이여, 모든 법과 법 아닌 것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느니라.
란카왕이여, 일체세간의 법은 모두 눈 흘림과 같거늘 모든 외도와 범부는 이를 알지 못함이니라.
란카왕이여, 만일 능히 이와 같이 보고 참답게 본다면 바로 본 것이요 만일 달린 본다면 잘 못 본 것이요 만일 분별한다면 두 가지를 취하는 것이니라.
란카왕이여, 비유컨대 거울 속에 모양이 스스로 제 모양을 보는 것 같으며 또한 물 속에 그림자가 스스로 제 그림자를 보는 것 같으며 달빛과 등불 빛이 방안에 있으면서 그 그림자가 스스로 제 그림자를 보는 것 같으며, 허공 중에 메아리 소리가 스스로 소리를 내고 그를 제 소리인양 하는 것과 같아서, 만일 이와 같이 법과 법 아닌 것을 취한다면, 이는 모두 허망한 망상(妄想)분별이다. 그러므로 법과 법 아닌 것을 아지 못하고, 허망 만 더욱 더하여 적멸(寂滅)을 얻지 못하리라.
적멸이란 것은 일심(一心)인 것이요, 일심은 곧 여래장(如來藏)이니, 이는 자기 속 몸 지혜의 경지에 드는 것이며 무생법인(無生法忍) 삼매를 얻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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