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라 - 신수(神秀)
5조 홍인(弘忍)선사에게는 언제나 많은 제자들이 모여 선 수행에 참여했습니다. 어느 날 선사는 제자들을 불러 말했습니다.
"부처님과 조사가 전한 법을 물려주려고 한다. 누구라도 좋으니 깨달은 경지를 게송으로 보여다오, 진정한 깨달음을 얻은 이가 있다면 6조(祖)로 정하겠다."
당시 홍인선사의 제자들은 700명을 헤아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선뜻 게송을 읊으려 나서지 않았습니다. 그때 손꼽히는 제자 중에 신수(神秀)라는 이가 잇었습니다. 그는 학문에도 정통하여 스승을 대리할 만큼 덕망이 높은 사람이었습니다. 다른 제자들은 모두 그가 게송을 읊어주기를 바랐습니다.
드디어 그는 깨달음의 심경을 이렇게 읊어, 스승이 지나다니는 복도에 붙여놓았습니다.
身是菩提樹 몸은 바로 보리수
心如明鏡臺 암은 맑은 거울과 같네
時時槿拂拭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
勿使惹塵埃 티끌이 끼지 않도록 하라
몸은 보리수처럼 깨달음이 깃들이는 나무이고, 마음은 거울처럼 청정한 것이므로, 번뇌의 먼지나 티끌이 끼지 않게 언제나 털고 닦는 수행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신수는 이처럼 수행의 중요성을 중시했습니다. 사실 그는 언제나 노력한 사람입니다. 이 수행의 중요성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에서도 분명히 드러납니다.
추타판타카는 형 마하판타카와 함께 부처님의 제자였습니다. 형은 대단히 총명했는데 동생은 매우 어리석었기 때문에 바보라고 놀림받으며 멸시당했습니다. 그는 한동안 교단에서 추방되었을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이었습니다. 부처님은 그를 불쌍히 여겨 "먼지를 털고 때를 없애러"는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그는 3년 동안 오직 이 한 가지 구벌만 되풀이 외면서 철저히 실행하여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그가 도구를 가지고 청소를 한 것이 아니라, 청소 자체가 되어 이에 동화하였기 때문입니다.
눈썹에 붙은 먼자 하나를 터는 것은 곧 자기 마음 속의 먼저 하나를 터는 일입니다. "쓸면 또다시 쌓이는 뜰안의 낙엽, 사람의 마음도 이와 같아라"하고 읊은 선시도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 청소를 거듭할 때 비로소 청정(淸淨)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것입니다.
松原泰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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