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

[스크랩] 63. 主人公 - 주인공

수선님 2018. 4. 15. 12:37


주인공 - 무문관(無門關)



당나라 말, 중국 절상성 서암사에 주석했던 사언(師彦)스님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다만 당나라의 선승으로 유명한 암두(巖頭)선사의 제자였다는 것과 다음과 같은 일화가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좌선할 때 보통은 다만 말없이 앉아 있거나 혹은 마음속으로 화두를 묵상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연스님은 좌선할 때, 미친 사람처럼 크게 소리내어 혼자말처럼 "주인공"하고 부르고는 제 자신이 스스로 "네"하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깨어 있어."


"네."


"앞으로도 속지 마라."


"네."


하고 자문자답을 계속 되풀이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무문선사는 보다 높은 차원의 선의 심경에서 감탄해 마지 않으면서 비꼬듯 말하고 있습니다.


"서암사 할아범이 혼자서 장사를 하고 있네. 주인공! 하고 부르는 한 사람과 네! 하고 대답하는 한 사람, 깨어 있으라고 말하는 한 사람과 그에 대답하는 한 사람…."


인간은 누구나 이 A, B 두 사람으로 되어 있습니다.


A는 상식적으로 말하는, 따라서 설명이 필요치 않은 자기로, 이것을 '일상적 자아(自我)'라고 합니다. B는 A에게 말을 거는 자기로, 이것을 '본질적인 자기'라고 합니다.


A는 외재적(外在的) 존재로 금방 알 수 있지만, B는 내재적(內在的) 존재로 A 속에 깊이 묻혀 있으므로 밖에서는 알 수 없습니다.


인간이란 요컨대 A와 B의 '동행이인(同行異人)'으로 여행을 계속하는 길손입니다.


이 두 사람의 대화가 많을수록 그 인품이 풍요로워지고, 대화가 적을수록 인품이 가난해집니다.


A와 B는 때로는 나란히 걸어가고 때로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걸어갑니다. 이 A와 B가 겹쳐져서 마치 한 사람처럼 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주인공"하고 A와 "네"하고 대답하는 B가 하나로 융화되면 "주인공"이라는 물음이 그대로 "네"라는 대답이 됩니다.


결국 양자가 하나가 되어야 비로소 주인공이 제대로 주인공 구실을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松原泰道

출처 : 淨土를 그리며...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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