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 - 금강경(金剛經)
무엇에도 집착하지 ?는 마음으로 행위하라는 뜻입니다. 기뻐도 그 기쁨에 사로잡히지 않고, 슬퍼도 그 슬픔에 사로잡히지 않는 마음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금강경(金剛經)」에는 이런 말도 씌어 있습니다.
"구도자는 이런 청정심(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소리나 향기, 맛이나 손에 만져지는 것이나 마음의 대상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應無所住而生其心)"에서 '머묾(住)'이란 마음이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 즉 집착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 집착이 미혹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입니다. 이것은 듣거나 읽어서 이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지식의 수준을 넘어야 합니다.
달마(達磨)대사의 선을 이어받은 6대 조사 혜능(慧能)선사는 중국 광동성의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났습니다. 글을 배울 처지가 못되어 날마다 산에 가서 땔감을 해다가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고 늙은 어머니를 봉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거리를 지나던 그는 무심코 스님이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어라"하는 독경소리를 듣고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스님으로부터 그 말이 「금강경」에 있으며 홍인선사가 이 경을 강론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그는 멀리 홍인선사를 찾아가 가르침을 받고 싶었지만 늙은 어머니를 혼자 집에 두고 떠나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런데 마침 이웃에 사는 친절한 사람이 노모를 돌봐주겠다고 하여 안심하고 홍인선사에게 가서 수행을 계속했습니다. 그리하여 드디어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낸다"는 진리를 깨우칩니다. 이를 알게 된 홍인선사는 비밀리에 그를 방으로 불러 달마대사로부터 대대로 내려온 선법의 정수와 가사를 전해 주었습니다.
"마음을 알지 못하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워도 소용이 없고, 이 마음을 분명히 알면 부처님이 될 수 있네."
그 뒤부터 이 말은 선가에서 매우 중요시하는 선어가 되었던 것입니다.
도원선사의 시 한 구절, "물새는 물위를 헤엄쳐 가며 흔적을 남기지 않지만 길은 잊지 않나니"는 이 선어의 뜻을 형용한 것입니다. "머무는 바 없이 머물러 꽃의 주인이 되고자"하고 읊은 시인도 있습니다.
松原泰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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