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신념처 - 물질의 빠라마타
1. 이제 위빠사나 수행에 대한 총론이 끝났습니다.
지금 까지 우리가 공부한 것을 정리해보면 첫 번째로 위빠사나 수행의 정의와 수행의 목표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위빠사나 수행은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통찰 지혜를 개발해서 어떤 현상도 무상, 고, 무아의 지혜로 보아 집착하지 않고, 몸과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여 탐진치의 불선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알아차림에 의한 지혜의 개발로 탐진치를 소멸하는 깨달음을 얻어서 생사윤회로부터 해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위빠사나 수행의 핵심인 알아차림에 대한 공부를 했습니다. 알아차림을 하는 수행자의 바른 마음 자세로, 그 무엇도 바라지 않고 없애려하지 않고, 지금 나타난 모든 대상을 수용하는 마음자세일 때 마음이 안정되어 바른 알아차림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알아차림을 하는 대상은 현재 자신의 몸과 마음이며, 만일 알아차림을 놓쳤더라도 다시 알아차림을 일으키는 노력으로 알아차림의 표를 놓치지 않아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그 다음 세 번째로 위빠사나 수행의 알아차릴 대상인 법, 빠라마타에 대한 공부를 했습니다. 이 부분은 세간에서는 별로 관심도 없는 분야로 생각으로 이해하기 조차 어려운 부분이었지만,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통찰 지혜를 일으키는 위빠사나 수행을 하려면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야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수행자에게 알아차릴 대상은 현재의 몸과 마음인데, 몸과 마음은 관념(빤냐띠, concept)과 실재(빠라마타, reality)를 다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몸과 마음으로 부딪치는 대상에서 관념과 실재를 구별하는 공부를 하였고, 사마타 수행은 관념(모양)을 대상으로 근본 집중을 하여 선정을 얻는 수행이며, 위빠사나 수행은 실재(느낌)를 대상으로 찰나 집중을 하여 통찰지혜를 얻는 수행이라는 것까지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것은 모두 위빠사나 수행에 대한 총론이었습니다.
2) 이제부터는 신수심법 각 염처별 수행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사념처 위빠사나 수행은 항상 자신의 몸과 마음인 신수심법 네 군데를 대상으로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알아차림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왜 신수심법 네 군데를 알아차릴 대상으로 하라고 하셨을까요? 수행자의 알아차릴 대상은 몸(身)과 마음(心)인데, 그러면 신념처와 심념처만 해도 되지 않을까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을 아는 것은 느낌(受)이기 때문에, 그리고 느낌이 일어나면 그 느낌에서 즉시 좋은 것과 싫은 것으로 발전하고. 다시 그 느낌을 집착하여 갈애와 혐오라는 번뇌를 생산하기 때문에, 느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이 바로 번뇌에서 벗어나는 길이라 수념처가 중요하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네 번째 법념처는 수행자가 몸과 마음에서 느낌으로 알게 되는 모든 물질적 정신적 현상들을 알아차릴 대상인 법(dhamma)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이런 법(dhamma)을 알아차릴 대상(法.dhamma )으로 하는 것은 제법의 보편적 특성인 모두 일어나고 사라진다는 무상과 무상하므로 붙잡을 수 없다는 괴로움과 이 괴로움을 조절하는 어떤 실체나 자아가 없다는 무아의 법(Dhamma)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행자들이 현재 몸과 마음으로 부딪치는 현상을 단지 법이라고 알아차릴 때, 지금 경험하는 현상들을 나. 나의 것, 나의 자아라고 나와 동일시하지 않고, 그들은 한 순간 조건에 의해 일어났다 사라지는 법이라고 객관적으로 분리해서 보는 힘이 생깁니다.
이렇게 자신이 경험하는 몸과 마음의 현상들에서 그것이 나이거나 나의 자아이거나 나의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을 분명하게 통찰하면, 이 몸과 마음을 나의 것이라고 알고 집착했던 지독한 유신견을 깨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신수심법 중에서 첫 번째인 신념처로 몸에 대한 알아차림을 확립하는 수행에 대하여 공부해 보겠습니다. 위빠사나 수행의 근거가 되는 경전인 대념처경에는 신념처로 14가지 몸에서 알아차릴 수행 주제가 나옵니다.
그것은 1)호흡, 2) 몸의 자세, 3) 분명한 앎, 4)몸의 혐오감에 대한 성찰, 5) 사대(四大)에 대한 성찰, 6-14) 묘지에서의 아홉 가지 관찰로 모두 14가지입니다. 우리는 이 14가지 신념처 수행 주제에서 지금 우리 현실에 맞는 주제로 호흡이나 몸의 움직임에서 직접 느낄 수 있는 지수화풍 사대의 요소에 대한 성찰을 수행의 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간 짬짬이 좌선에서 호흡과, 경행에서 몸의 움직이는 모양을 알아차리고, 점차 움직임에서 실재인 느낌을 지수화풍 사대의 성품으로 알아차리고, 일상생활에서 몸의 자세와 분명한 앎인 삼빠쟌나를 언급하였습니다. 결국 지금까지 몸을 알아차리는 신념처 수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2. 물질의 빠라마타 지수화풍 4대
이제부터는 물질이 가지고 있는 실재하는 성품인 지수화풍 4대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몸은 물질이며, 물질은 그것이 어떤 이름을 가졌든지, 실재하는 것은 지수화풍이라는 네 가지의 고유한 특성들입니다. 이들은 조건에 의해 조합되며, 4대로 그 순간의 물질을 인식하여 물질이 존재하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이렇게 일어난 물질은 찰나에 사라지고 다음에 새로운 물질이 다시 새로운 조건에 의해 생성 됩니다.
위빠사나 수행은 매순간 현재의 몸에서 일어나는 물질적 현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러나 몸을 알아차릴 때도 그 모양(빤냐띠)을 알아차릴 수도 있고, 실재인 빠라마타를 알아차릴 수도 있습니다. 집중을 유도하는 사마타 수행에서는 빤냐띠(표상. 개념. 모양)를 대상으로 하지만, 지혜를 계발하는 위빠사나 수행은 빠라마타(실재. 느낌)를 대상으로 알아차립니다.
물질을 마음이 안다는 것은, 그 물질이 가진 고유한 특성(빠라마타)을 감각기관으로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감각기관이 물질과 촉할 때 인식하게 되는 고유한 특성을 물질의 법[色法]이라고 합니다.
색법은 구체적인 물질 18가지와 추상적 물질 10가지가 있어 모두 28가지입니다. 즉 색법은 근본물질 4가지와 여기에서 파생된 물질(소조색) 24가지입니다.
구체적인 물질 18가지는
1) 근본물질 - 지수화풍 4가지
2) 감성물질 - 눈의 감성, 귀의 감성, 코의 감성, 혀의 감성, 몸의 감성 5가지
3) 대상의 물질 - 색, 소리, 냄새, 맛의 4가지
4) 성의 물질 - 여성, 남성 2가지
5) 심장물질 - 심장토대 1가지
6) 생명의 물질 - 생명기능 1가지
7) 음식의 물질- 영양소 1가지로 모두 18가지 있습니다.
추상적인 물질은 구체적인 물질이 가진 성질로써, 추상적으로 알 수 있는 물질에 속하는 법을 말합니다.
1) 제한 - 허공의 요소 1가지
2) 암시 - 몸의 암시, 말의 암시 2가지
3) 변화 - 물질의 가벼움, 물질의 부드러움, 물질의 적합함 3가지
4) 특징 - 생성 상속 쇠퇴 무상함 4가지로 모두 10가지입니다.
물질에 대해 이와 같이 28가지 법이 있지만, 모두 아비담마(논장)의 이론이며, 실제 위빠사나 수행에서는 물질을 알아차릴 때는 근본물질인 지수화풍 4대를 주 대상으로 합니다. 이 말은 물질 안에 지수화풍의 성분이 들어있다는 말이 아니고, 지수화풍이 가지는 성질(특성)이 들어있다는 것이며, 감각기관은 그 성질을 인식하여 물질이 있음을 안다는 말입니다.
즉 몸(물질)을 느낌으로 인식할 때, 단단하고 부드러운 느낌은 지대의 성질이며, 가볍고 무거운 느낌은 수대의 성질이며, 따뜻하고 시원한 온도감각은 화대의 성질이며, 움직이고 진동하는 것은 풍대의 성질로, 이들은 그 순간에 느낌을 통해 인식된 물질의 고유한 특성입니다. 수행자가 이런 4대의 성품을 알아차릴 때 이것이 이 순간의 실재하는 물질의 법(빠라마타)이 되며 몸을 법으로 해체해서 보는 힘이 생깁니다.
수행자가 몸에서 지수화풍 4가지 요소를 인식하면, 이렇게 인식된 지수화풍 4대가 변화하는 것을 경험합니다. 이와 같이 물질의 실재를 알아차릴 때 물질의 무상, 고, 무아의 법을 볼 수 있게 하므로, 4대를 물질의 궁극적 진리인 최승의법(最勝義法)이라고 합니다.
우리 몸은 32가지 명칭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명칭 안에는 지수화풍 4대를 포함한 28가지 색법(실재. 빠라마타. 느낌)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그러므로 몸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할 때, 먼저 몸의 모양을 대상으로 알아차려 마음을 집중하고, 점차 모양 안에 있는 실재하는 성품인 느낌이 나타나면 느낌에서 물질의 특성을 봅니다.
점차 느낌에 마음이 집중되면 몸이라는 빤냐띠(개념. 관념. 모양)는 없어지고 실재하는 법인 빠라마타 (느낌)만 크게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빠라마타를 알아차리면 관념에 휘둘리지 않고, 실재하는 법을 있는 그대로 통찰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물질의 고유한 특성인 지수화풍 4대를 법으로 알아차리면, 점차 조건적 특성과 보편적 특성도 함께 통찰하게 됩니다. 그 결과로 몸에 대하여 "내 몸" 이라는 유신견이 줄어들고, 단지 원인에 따른 결과로 일어나는 물질적 현상인 '법'일 뿐이라는 안목이 생깁니다.
몸에서 나타나는 모든 현상을 색법으로 받아들여 법의 보편적 특성인 무상, 고, 무아를 통찰하고, 몸에 대한 집착을 놓게 되는 것이 신념처를 하는 이유가 됩니다.
그럼 지금부터 각각의 4대 요소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지대(地大)의 요소 :
특성 - 단단하다. 부드럽다.
기능 - 존재의 바탕이 된다.
나타남 - 받아들인다.
몸에서는
머리카락, 몸의 털, 손발톱, 이빨, 피부,
살, 힘줄, 뼈, 골수, 신장,
심장, 간장, 늑막, 비장, 폐,
창자, 위장, 부소화물, 대변, 뇌
등으로 20가지가 다른 세 요소보다 지대의 요소가 많습니다.
수대(水大)의 요소 :
특성 - 유동성 , 응집성, 무거움. 가벼움.
기능 - 강력해진다.
나타남 - 서로 붙잡아서 존재하게 한다.
몸에서는
담즙. 가래. 고름. 피. 땀. 비계.
눈물. 임파액. 침. 콧물. 관절액. 오줌.
등으로 12가지가 수대의 요소가 많습니다.
몸의 70%가 수분이며 세포 간, 조직 간을 물이 연결합니다.
화대(火大)의 요소 :
특성 - 따뜻함. 늙어감. 소모됨. 소화를 돕는 열기. 숙성의 성품. 온도유지.
기능 - 물체를 성숙시킨다.
나타남 - 더워지면 물체를 부드럽게 하고 식으면 딱딱하게 한다.
몸에서는 4가지화대의 요소를 볼 수 있습니다.
따뜻하게 체온을 유지한다.
늙게 한다(성숙시킨다).
불에 타게 한다(병균을 열을 내어 태운다).
소화시킨다.
풍대(風大)의 요소 :
특성 - 운동성. 긴장성. 지탱의 요소. 늘어남. 팽창.
기능 - 동작을 일으킨다.
나타남 - 나르게 한다. (움직인다).
몸에는 6가지 풍대가 있습니다.
상승하는 풍대 (구토. 딸꾹질. 하품. 트림.).
하강하는 풍대 (대변, 소변,)
내장 밖 배안의 바람.
내장안의 바람.
팔다리에 퍼지는 바람.
호흡 (들숨, 날숨)
이와 같이 물질(몸)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면, 물질은 괴로움이며, 물질은 조건(마음, 업, 열기, 자양분)에 의해 생성되며, 4가지 번뇌(감각적 욕망의 번뇌, 존재의 번뇌, 사견의 번뇌, 무명의 번뇌)와 함께하며, 이것은 오취온으로 형성된 세간적인 것임을 알게 됩니다.
위빠사나 수행의 근거가 되는 대념처경에서 몸을 알아차리는 방법으로 반복되는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는 몸에 대하여 몸을 안으로 관찰하며 지내고, 혹은 그는 몸에 대하여 몸을 밖으로 관찰하며 지내고, 혹은 그는 몸에 대하여 몸을 안팎으로 관찰하며 지낸다. 그는 몸에서 일어나게 하는 요소들을 관찰하며 지내고, 혹은 몸에서 사라지게 하는 요소들을 관찰하며 지내고, 혹은 몸에서 일어나게 하고 사라지게 하는 요소들을 함께 관찰하며 지낸다. 또한 “몸만 있다”라고 알아차림이 확립된다. 그리고 더 높은 지혜와 알아차림을 위해 필요한 정도까지 알아차림이 확립된다.
갈망과 그릇된 견해에 의하여 어떤 것에 의존하지(혹은 애착하지)않고 그는 지낸다. 집착의 다섯 가지 무더기의 세상에서 어떤 것에도 그는 집착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비구는 몸에 대하여 몸을 관찰하면서 지낸다.
이와 같이 수행자가 몸에서 물질의 고유한 특성을 직접 통찰하면, 몸을 단지 몸이라고 보는 지혜가 익어가면서, 몸을 내 몸이라고 보는 유신견에서 벗어나는 안목이 열립니다. 즉 몸은 4대의 요소가 생멸하며 흐르는 과정임을 통찰할 때 그는 몸을 집착하지 않고 지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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