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

[스크랩] 77. 燈下不截爪 - 등불 아래서는…

수선님 2018. 4. 22. 12:59

등불 아래서는 손톱을 깎지 않는다 - 백은(白隱)선사 

 

 

지금은 잘 들을 수 없지만, 우리가 어�을 때는 "등불 아래서 손톱을 깎지 말라"는 말을 부모님으로부터 자주 들어야 했습니다. 구석에 떨어진 손톱조각을 쥐가 먹고 사람으로 변한다는 무서운 이야기와 함께 말입니다.

 

이 말을 미신으로 치부하면 그만이지만, 사물을 깊고 우연하게 생각하는 데에 익숙해지면 언뜻 볼 때 무의미하게 보이는 말에도 진주가 묻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옛날처럼 어두운 등불 아래서 손톱을 깎으면 그만 손가락을 벨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가 지어졌던 것입니다. 누구나 다 아는 평범한 말을 선가에서 자주 인용하는 데는 깊은 이유가 있습니다. 여기서 그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어두운 등불 아래서 손톱을 깎는 것은 자기 가위로 자기에게 상처를 내는 어리석은 행위와 같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어설픈 자식 때문에 자기 자신을 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그 지식이 밝지 않고 어둡기 때문입니다.

 

밝음이란 지헤입니다. 그것은 지식이 아닙니다. 자기 속에서 밝게 빛나는 빛을 깨달으면 자기 자신은 물론이요 다른 사람까지도 비출 수 있습니다. 상처를 입기는커녕 나 자신을 비롯하여 남까지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등불 아래서 손톱을 깎지 않는"데서 시작하여, �ㄴ톱을 깎아도 다치지 않는 경지에 이르러야 합니다. 단순한 짓기에 머무르지 말고 나 자신과 남까지 비춰주는 부처님의 지혜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선가에서는 관념적으로 지식을 배우는 것을 흙으로 떡을 빚어 소꼽놀이를 하는 어린이에 비유하곤 합니다.

 

그러나 지혜와 지식은 다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처님의 지헤이지, 관념적이고 상대적인 지식은 부처님의 지혜를 밝히는 데 방해만 될 뿐입니다.

 

松原泰道

출처 : 淨土를 그리며...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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