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념처경에서 보이는 수념처의 실천과 이해
정준영(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 경전연구소 연구원)
I. 시작하는 말
오늘날 명상수행(bhāvanā)의 실천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경전은 아마도 『대념처경(大念處經, Mahāsatipaṭṭhāna sutta)』일 것이다. 『대념처경』은 『염처경』과 함께 수행자가 청정을 이루고 슬픔과 비탄을 넘어서 육체적, 정신적 괴로움을 벗어나 결국 열반을 얻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수행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 경전은 비교적 구체적인 방법을 통하여 수행자가 자신의 몸(kāya), 느낌(vedanā), 마음(citta), 그리고 법(dhamma), 네 가지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으며 이러한 구분에 의해 사념처(四念處, cattāro satipaṭṭhanā)라고 불린다. 『대념처경』에서 설명하는 사념처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학자들에 의해 학문적 연구가 세밀히 진행되었으며 실천적으로도 미얀마를 위시로 한 남방불교(上座部, Theravāda) 수행자들의 ‘위빠사나 수행(vipassanā-bhāvanā)’을 통하여 널리 행해지고 있다.
본 고는 『대념처경』에서 설명하고 있는 네 가지 염처(satipaṭṭhanā)의 수행방법들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수념처(受念處, 受觀, vedanānupassanā)에 주의를 기울이고자 한다. 이는 『대념처경』이 제시하는 21가지의 방대한 수행방법들의 세밀한 연구에 앞서, 가장 짧으면서도 간략하게 보여지는 수념처를 시작으로 느낌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상의 문제점들과 염처 수행의 실천적인 의문점들을 다루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은 경전을 통한 수념처의 문헌적인 이해뿐만 아니라 실천적인 이해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대념처경』에서 보이는 수념처(vedanānupassanā)에 대해서는 일중스님의 「고엔카의 수행법과 大念處經」이라는 논문을 통하여 설명되어진 바 있다. 이 논문은 고엔카지의 설명에 준하여 신념처와 더불어 수념처를 체계적 논의하였다. 논자는 이와 같이 『대념처경』에 관한 여러 논문들을 보면서 경전의 방대함으로 인해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부분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초기경전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모호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접할 때 주석서나 스승의 가르침에 손을 먼저 뻗게된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어려운 부분들을 보다 세밀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나 늘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주석서나 『청정도론』을 바탕으로 하고있는 전통적인 해석에 의지하다보면 오히려 경전 자체의 의미를 간과하게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신념처(kāyānupassanā) 수행의 방법 중에 네 번째인 ‘여러 가지 부정한 것으로 가득 차 있음을 관찰(paṭikūlamanasikāra)’을 잘 살펴보면 경전 상에는 분명히 31가지 대상으로 제시되어 있다. 후대에 붓다고사는 이에 ‘뇌(mattha-lunga :腦)’를 첨가하여 32가지가 되었는데 대부분의 설명들은 이를 그대로 ‘몸의 32가지 부위’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경전자체를 보기 이전에 전통적 해석에 의지한 예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논자는 본고를 통하여 경전을 이해하는 과정에 있어 전통적인 해석이나 스승의 가르침을 지침서적인 역할로써 수용하되 수용 이전에 초기경전(Pāli-Nikāya)자체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선행되어야 함을 지적하고자한다.
『대념처경(大念處經, Mahāsatipaṭṭhāna sutta)』에서 설명되는 수념처는 9가지 ‘웨다나(vedanā, 느낌, 감각)’에 대한 관찰과 이를 통한 법(dhamma)에 대한 관찰의 두 가지 문단으로 구성된다. 논자는 본고를 통하여 경전 상에 두 문단으로 구성된 수념처를 세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대념처경』에서 보이는 수념처의 내용에 앞서 ‘웨다나’가 초기경전을 통하여 수행의 대상으로써 어떻게 설명되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괴로움의 원인인 갈애(taṇhā)를 끊는 방법으로써 ‘웨다나(vedanā)’에 대한 관찰의 중요성 등을 알아보겠다. 두 번째는 수념처의 본문으로 들어와 9가지 느낌들에 대한 설명과 해석상의 문제점들 그리고 선정(jhāna)의 얻음의 과정을 통한 수념처의 실천양상에 대해 살펴보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수념처를 통한 법(dhamma)에 대한 관찰이 내적으로(ajjhatta) 외적으로(bahiddhā) 이루어지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볼 것이다. 이는 수념처 뿐만 아니라 사념처의 모든 수행방법에 전반적으로 설명되는 정형구로써 전통적 해석방법과 실천적 이해의 과정에 있어서 차이점들을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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