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 명혜(明惠)선사 외
선시나 선어에서 표현되는 돌은 대체로 지적인 인식에서 떠난 신정을 나타냅니다. 너이가 돌을 딱딱하게만 보지 않고, "들 위에 꽃을 심는다" 또는 "돌 위에서 자라는 나무가 가지를 뻗는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지식이나 지혜에 사로잡히지 않는 고차원의 자유로운 활동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가을이 깊어 소근거리는 돌의 목소리여
하고 읊은 시인도 있습니다.
명혜(明惠)대사는 천축으로 건너가 부처님의 유적을 돌아 보지 못한 것을 몹시 애석하게 여겨, 바다에서 돌 두 개를 주위 가까이에 두고 부처님처럼 모셨습니다. 그리고는 이런 게송을 남겼습니다.
부처님의 족적을 씻은 물도
바다 속의 돌이라 생각하니 정답기만 하구나
한 선사는 돌의 화두에 깊이 몰입하여, 다음과 같은 '돌의 다섯 가지 교훈(石德五訓)'을 사람들에게 써 주곤 했습니다.
1. 돌은 여러 향상으로 말없는 가운데 말하고 잇다.
2. 돌은 침착하게 그 정기를 오래 흙 속에 묻어서 대지의 뼈가 된다.
3. 돌은 비바람을 맞고 추의와 더위를 견디며 늘 부동의 자셀르 취한다.
4. 둘은 견고하여 크고 높은 건물의 초석이 된다.
5. 묵묵히 산악과 정원에 운치를 주어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준다.
'돌'이라는 동요는 제가 참 좋아하는 것입니다.
길가의 돌이 좋아라
언제나 푸른 하능 아래 앉아
밤에는 별들의 꽃밭을 쳐다보고
비에 젖으면 바람이 말려 주네
그리고 무엇보다도 누구나
앉아서 쉬었다 가지
여기서 노래한 돌은 단순한 돌이 아니라 순수한 인간성을 상징하는 돌입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었을 떼 "이상하여라.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모두 여래(如來)의 지헤가 배어있구나"하고 말씀하신 것은, 이 지혜를 자신 안에서 계발해내었기 때문입니다.
"앉아 쉬었던 돌에 절하고 나그네길에 오른다"고 노래한 한 선사의 말에서, 우리는 그의 지혜가 자비심과 감사로 나타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지에 이르러야 비로소 참된 지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松原泰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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