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잎은 둥글둥글 마치 거울 같다 - 대혜서(大慧書)
"연꽃 잎은 둥글둥글 마치 거울 같구나"의 대구는 "마름 잎은 뾰족뾰족 송곳 같구나(菱角尖尖尖似錐)"입니다.
모두가 눈앞의 식물을 표현하고 있는데 그 이면에는 둥근 형태와 뾰족한 형태의 차이를 염두에 두고 잇습니다. 연꽃의 둥근 잎사귀나 마름의 뼈족한 잎사귀는 같은 수면에 사이좋게 떠 있습니다. 수면은 평등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세상은 차이와 평등이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무엇인든지 평등해야 한다는 것은 편파적인 생각입니다. 차별만을 강조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평등한 채로 차이가 있고, 차이가 있으면서도 평등한 것입니다. 평등과 차이는 둘이면서 줄이 아니고, 하나면서 하나가 아닌 것입니다. 이 양쪽이 지양된 모습을 이 칠언시는 말해 주고 있습니다.
선어에는 "평등이 곧 차별(平等卽差別)"이고 "차별이 곧 평등(差別卽平等)"인 삼라만상의 원리를 눈앞의 풍경을 빌려 표현한 것이 많습니다.
한 선사는 이 칠언대구를 빌어 "연꽃 잎은 둥글고 마름 잎은 뾰족하니, 연못물이 한결 향기롭네"하고 격조 높게 읊고 잇습니다.
뾰족뾰족한 마름 잎사귀 점점이 떠 있는데
오래된 연못에 비가 내리내
제가 젊었을 때 읊은 노래입니다. 옛 연못에 떠 있는 마름 잎사귀에 비가 촉촉이 내리는 광경에 마음이 이끌렸던 것이 지금도 그립습니다.
松原泰道
출처 : 淨土를 그리며...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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