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가난하나 아직 가난하지 않다 - 출처 미상
이 구절의 대구는 "도의심이 빈약하여 마음을 슬프게 한다(道貧愁殺人)"입니다. 가난은 확실히 괴로운 일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날부터 가난에 시달려 왔습니다.
그렇지만 "목을 매어 죽을 밧줄도 없구나. 해는 바뀌는데"하는 말도 있듯이, 이런 가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사는 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특히 중년 이상의 사람들은 보릿고개로 상징되는 어린 시절의 배고품과 가난 을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을 것입니다. 전쟁으로 인하여 나라와 친지를 잃는 것도 슬픈 일이지만, 도의심을 잃는 것은 더욱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오늘날처럼 생활이 풍족해진 이 시점에서 가난의 의미를 새삼스럽게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쟁 뒤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없고 집도 무척 가난했으나 "그래도 가난하지 않은" 일면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성이었습니다. 지금에 이르러 오히려 사람들이 그 인간성을 잃고 있으므로, 오늘날이어야말로 사실은 신각한 가난에 빠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도의심이 빈약하여 마음을 슬프게 하는구나"입니다. 인간답게 바르게 살려는 향상심이 없는 가난이야말로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합니다. 이 가난을 현대인도 이제 겨우 알아차리게 된 것 같습니다.
여기서 생각나는 것이 "흰 구름이 끊긴 곳에 가산이 신기하다(白雲斷處家山妙)"는 말입니다. 흰 구름은 망상을 상징하며 육체적인 생각을 가리킵니다. 망상인 흰 구름이 끊기고 그 사이에 보이는 본래의 인간성이 가산(家山)입니다. 이 ㅇ니간성은 인간만이 갖고 있는 깊은 지헤입니다.
진리의 길을 찾는 지혜가 풍부해지지 않으면 참된 의미에서 풍족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松原泰道
'선(禪)'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98. 脫落身心 - 몸과 마음을 다… (0) | 2018.05.20 |
---|---|
[스크랩] 97. 心身脫落 - 몸과 마음이 내 것이라는… (0) | 2018.05.20 |
[스크랩] 95. 頻呼小玉元無事 - 자주 소옥이를 부르지만 본디 일은 없다 (0) | 2018.05.20 |
[스크랩] 94. 泥佛不渡水 神光照天地 - 진흙 불상은 물을… (0) | 2018.05.20 |
[스크랩] 93. 泥多佛大 水長船高 - 진흙이 많으면… (0) | 2018.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