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을 다 버린다 - 정법안장(正法眼藏)
앞에서 말한 '신심탈락(身心脫落)'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탈락신심(脫落身心)'입니다. 몸과 마음이 자기 것이라는 본능적인 인식에서 벗어난 것이 '신심탈락'이라면, 이 '신심탈락'에서 다시 벗어난 것이 '탈락신심'입니다.
그러니까 버릴 것을 다 버리고 버린다는 마음까지도 버려 아무것도 없는 '무일물(無一物)'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단지 표현이 다를 뿐 선의 마음은 같습니다. 같으면서도 도를 깨친 각자의 체험에 따라 여러 가지 말로 표현되는 데 선어의 묘미가 있습니다.
우리는 목적지에 일단 도착하면 출발지로 돌아봐야 합니다. 도를 깨치면 이 시끄러운 사회로 돌아와야 합니다. 그러니까 청정(淸淨)의 경지에서 부정(不淨)하다고 할 수 있는 현실의 생활을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합니다. 그러나 사회생활에 매이지 않고, '흐름에 따르되 흐름에 맡기지 않는' 자주성을 지녀야 합니다. 그래서 꾸준한 수련이 필요한 것입니다.
미망(迷忘)에 빠진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면서 신발 하나 벗는 데서도 은연중에 인간의 순수성을 느끼는 것이 선의 마음이라고 하겠습니다. 신발 하나 벗은 것을 보기만 해도 마음 속으로 깊은 감동의 소리를 듣는다면 그때 부처님의 생명이 전해진 것입니다.
좀더 알기 쉽게 말하면 언제 어디에 가 있으나 그 현장에서 주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는 것이 '신심탈락'이고, 자기 자신을 잊는 망각에 동화되는 것이 '탈락신심'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松原泰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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