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편의 명구

[스크랩] 낙엽을 금돈이라고 하다

수선님 2018. 5. 20. 13:15

낙엽을 금돈이라고 하다


49년간 설법한 것을 아는 사람이 없어

공연히 낙엽을 들고 금돈이라 속이네.


四十九年人不識   空掂黃葉謂金錢

 사십구년인불식    공점황엽위금전


-선문염송

 


 

부처님의 설법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아무리 미미한 물건이라도 그것이 가지고 있는 성질과 용도와 내용들을 완전히 이해하고 또 그것을 남에게 흡족하게 설명하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음악에 있어서도 누가 누구의 무슨 곡을 잘 해석했다는 말이 있다. 예를 들어 로망롤랑이 베토벤을 잘 해석했다고 하면 그것을 글로써 그 사람의 음악적 생애를 해석했다는 뜻이다. 연주, 또는 지휘자로써 해석하는 것도 좋은 해석방법 중의 하나다.


   성인의 말씀을 감동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눈 밝은 사람의 눈에는 세존의 49년의 설법이 기껏 우는 아이들을 달래려고 황금색 낙엽을 가지고 금으로 만든 돈이라고 해서 울음을 그치게 하는 일로 비쳤다. 충분히 납득이 가는 멋진 해석이다. 성인의 말씀에 대해서 잘 이해해야 하고 해석을 잘 해야 한다. 한 덩어리의 흙도 도공의 손에 들어가면 아름다운 도자기가 되고 담을 쌓는 사람에게 들어가면 흙 담이 된다. 나무 한 토막도 누구의 손을 거치느냐에 따라 존엄한 불상이 될 수도 있고 땔감이 될 수도 있다. 한 구절의 말씀이라도 바르게 이해하고 바르게 해석해서 사람들에게 바르게 읽히는 일이야말로 아주 중요한 불사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진흙소가 물위를 걸어간다]

 

출처 : 염화실
글쓴이 : 너럭바위 원글보기
메모 :

'100편의 명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언행(言行)  (0) 2018.05.20
[스크랩] 꿈에서 깨어나다  (0) 2018.05.20
[스크랩] 부처를 뽑는 자리  (0) 2018.05.20
[스크랩] 좋은 말  (0) 2018.05.13
[스크랩] 나를 위해 차맛을 보게나  (0) 2018.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