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편의 명구

[스크랩] 꿈에서 깨어나다

수선님 2018. 5. 20. 13:15

꿈에서 깨어나다


새벽별을 한 번 보고는 꿈을 깬 일이여.

천년 묵은 복숭아씨에서 푸른 매실이 열린 격이로다.

비록 국에 넣어 맛을 내지는 못하지만,

어떤 장군이 일찍이 병사들의 목마름은 적셔줬네.


一見明星夢便廻  千年桃核長靑梅

 일견명성몽변회   천년도핵장청매

雖然不是調羹味  曾與將軍止渴來

 수연불시조강미   증여장군지갈래


- 선문염송

 



취암종(翠?宗) 선사가 세존이 새벽 별을 보고 깨달음을 이루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이렇게 게송을 읊었다. 깨달음이란 곧 꿈속에서 현실로 돌아온 일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다. 깨달았다고 해서 달라진 일도 없고 변화도 없다. 본래 그대로다. 본래 그대로임을 알았을 뿐이다. 그러므로 깨달았다는 것은 이야기에 불과하다. 이야기에 불과한 그 말은 있지도 않은 매실 이야기를 한 것과 같다. 매실은 이야기를 듣는 순간 입에서 침이 돈다. 실재하지 않기 때문에 국에 넣어서 조미료로 쓸 수는 없다. 하지만 이야기만으로도 목마른 군사들의 갈증을 잠시나마 면하게 할 수는 있다. 깨달음을 이루었다는 말의 뜻을 이렇게 이해하면 조금은 비슷하다고 하겠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진흙소가 물위를 걸어간다]

 

출처 : 염화실
글쓴이 : 너럭바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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