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편의 명구

[스크랩] 내려 놓아라

수선님 2018. 5. 20. 13:16
 내려 놓아라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을 때 어떻습니까?

내려 놓아라


一物不將來時  如何  云放下着

 일물부장래시   여하   운방하착


- 조주 선사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는 화두다. 화두로 생각하지 않더라도 방하착하라, 내려놓아라는 이 말은 깔끔하고 가뿐하다. 사람들은 모든 망념을 내려놓지 못해서 끙끙댄다. 온갖 애착과 인연들을 무겁게 짊어지고 산다. 불교의 멋진 가르침 중의 하나인 방하착, 내려놓아라는 불교의 가르침이 빛을 발할 때다. 무엇보다 방하착이 안 되고는 선(禪)의 멋과 맛을 모른다. 선이 탈속이라면 모든 것을 내려놓는 방하착은 탈속 이전이다.


   엄양(嚴陽) 스님이 조주(趙州, 778~897) 스님에게 물었다.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을 때 어떻습니까?”

   “내려 놓아라.”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무엇을 내려놓으란 말입니까?”

   “내려놓기 싫으면 짊어지고 가거라.”

   이 말씀에 엄양 스님은 크게 깨달았다.


   조주 스님의 이 말씀은 참으로 명언이다. 과연 조주고불답다. 조주 스님 눈에는 그 수행자가 등에 일백이십 근의 짐을 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래서 바로 정곡을 찔렀고, 엄양 스님은 크게 깨달았던 것이다. 불자의 방이라면, 아니면 선을 한다는 사람의 방이라면 “방하착” 이라는 이 명패 하나는 걸어둘 일이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진흙소가 물위를 걸어간다]

 

출처 : 염화실
글쓴이 : 너럭바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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