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에는 사법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있습니다.
통상 현재 삼법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아함경에는 사법인이 나옵니다.
사법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제행무상(諸行無常)
2. 일체개고(一切皆苦)
3. 제법무아(諸法無我)
4. 멸진열반(滅盡涅槃)
열반적정(涅槃寂靜)이라는 말도 있지만, 아함경에는 멸진열반(滅盡涅槃)이라고 나옵니다.
열반적정이나 멸진열반이나 같은 용어입니다.
멸진하여 적멸하고 고요하다는게 바로 적정(寂靜)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함경에는 <열반은 휴식이다>라는 말씀도 있습니다.
무명과 번뇌가 모조리 다 소멸되어 없어져 버리니, 고요하며, 그것이 곧 휴식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멸진(滅盡)이라는 용어를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원래부터 있던 "나"를 소멸시켜서 멸진(滅盡)이 아닙니다.
세번째인 제법무아(諸法無我)의 뜻처럼 본래 모든 것에는 실체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본래부터 나는 없는 것이지, 원래 있던 나를 없애서 멸진이 아닙니다.
다만 무명과 집착을 모조리 소멸한 것이 바로 열반인 것 입니다.
까딱 잘못 이 열반과 해탈을 이해하면 존재 자체가 소멸된다는 착각에 빠집니다.
소멸될 실체라는 것도 없고, 소멸시킬 "나"라는 것도 사실은 없습니다.
다만 전도된,.........즉 착각하고 있었던 것을 소멸시킬 뿐 입니다.
오온은 실체가 없어 공한데, 소멸시킬만한 실체는 본래부터 없는 것 입니다.
근데 착각해서 "나"라는 실체가 있다고 여겼을 뿐인데..그 착각만을 소멸시키는 것 입니다.
아래의 내용은 죽음을 면하려고 한 신통력있는 범지들의 이야기입니다.
왜냐면 죽음이란 모든 중생이 반드시 맞아야할 필연이기 때문입니다.
범지란 바라문을 뜻 합니다.
인도의 네가지 계급중에서 첫번째에 해당하는 수도사의 계급입니다.
이런 외도인 바라문들도 삼매를 익해서 5신통을 갖춥니다.
그래서 온갖 신통력을 부리죠.
그러나 이런 삼매와 5신통으로 해탈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해탈은 여섯번째 신통력인 누진통을 얻어야 가능합니다.
누진통이란 모든 무명과 번뇌를 다 없애버려서 그 어떤 번뇌가 없는 신통력을 말합니다.
네 범지가 죽음을 피하려고 각자 다른 곳으로 도망갔지만, 결국 도망간 곳에서 죽고 맙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죽음을 면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하시는데 그게 바로 사법인입니다.
여기서 죽음을 면한다라는 뜻은 끊임없는 생사윤회에서 벗어난다라는 의미입니다.
열반이 곧 죽음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입니다.
이 사법인을 어떻게 닦는가도 부처님께서 설명해주셨는데, 그게 바로 깊게 사유하는 것 입니다.
깊게 사유함은 <문사수>에서 두번째에 해당하는 思에 해당합니다.
사법인에서 법인(法印)의 뜻은 양변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영원함에도 집착하지 않고, 무상하다는데도 집착하지 않으며
고에도 집착하지 않고, 고 아님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나라는게 있다는데도 집착하지 않고, 나라는게 없다는데도 집착하지 않고,
심지어 열반에도 집착하지 않는게 바로 법인(法印)의 뜻 입니다.
아래 아함경의 내용에서는 사법본이라는 용어로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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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 가란다죽원에서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모두 다섯 가지 신통[五通]을 얻은 네 범지가 착한 법을 수행하면서 한곳에 모여 의논하였다.
'죽음의 사자[伺命]가 오면 그 억센 힘을 피할 수 없다. 제각기 숨어서 그 사자로 하여금 어디로 와야 할지 모르게 하자.'
그 때 첫 번째 범지는 허공으로 날아 올라 죽음을 면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죽음을 면하지 못하고 공중에서 목숨을 마쳤다.
두 번째 범지는 큰 바다 밑으로 들어가 죽음을 면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거기서 목숨을 마쳤다.
세 번째 범지는 죽음을 면하려고 수미산(須彌山) 중턱에 들어갔으나 거기서 죽고 말았다.
네 번째 범지는 땅 속으로 들어가 금강제(金剛際)에 이르러 죽음을 면하려고 하였으나,
그도 또한 거기서 목숨을 마치고 말았다.
그 때 세존께서는 네 범지들이 제각기 죽음을 피하려고 하였으나
모두 한꺼번에 목숨을 마친 것을 천안(天眼)으로 보셨다.
그 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허공도 아니고 바다 속도 아니며
험한 산의 바위 속에 들어갈 일도 아니다.
어디로 가도 숨을 곳이 없나니
이것을 벗어나면 죽음을 받지 않으리.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야, 어떤 네 명의 범지가 한곳에 모여 죽음을 면하려고 제각기 돌아가야 할 곳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죽음을 면하지 못하였다. 한 사람은 허공에 있었고, 한 사람은 바다 속으로 들어갔으며, 한 사람은 산 중턱으로 들어갔고, 한 사람은 땅 속으로 들어갔지만 모두 한꺼번에 죽고 말았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죽음을 면하려고 하거든 마땅히 네 가지 법의 근본을 사유해야 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일체의 행(行)은 무상(無常)한 것이다.'
이것을 일러 첫 번째 법의 근본이라고 하니, 마땅히 잘 사유해서 수행해야 한다.
'일체의 행은 괴로운 것이다.'
이것을 일러 두 번째 법의 근본이라고 하니, 마땅히 다 함께 사유해야 한다.
'일체의 법은 나라고 할만한 것이 없다.'
이것을 일러 세 번째 법의 근본이라고 하니, 마땅히 다 함께 사유해야 한다.
'아주 사라져 다 없어진 것이 열반(涅槃)이다.'
이것을 일러 네 번째 법의 근본이라고 하니, 마땅히 함께 사유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이 네 가지 법의 근본을 다 함께 사유해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곧 태어남·늙음·병듦·죽음·근심·시름·걱정·괴로움·번민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괴로움의 근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방편을 구해 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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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근본적인 원인은 뭘까요?
태어남입니다.
태어났기 때문에 죽는 것 입니다.
그러므로 죽음을 미워할게 아니라, 사실은 태어남을 미워해야 합니다.
태어남으로 인해 온갖 고통과 번뇌, 그리고 죽음이 있는 것 입니다.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다시는 죽을 일도 없게 됩니다.
"나"라는게 정말로 있다고 여기는 한, 윤회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끊임없이 태어나고 죽는 윤회를 반복해야만 합니다.
불교외의 다른 종교들은 "나"가 있다고 철저히 믿고 그 "나"를 구원받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불교만은 정반대로 "나"가 본래부터 없으며,
"나"가 있다는 착각을 완전히 깨부순게 해탈이라고 가르칩니다.
사실상 불교 이외의 모든 종교나 사상, 철학 및 도닦는 곳에서 "나"에 실체가 없다는 건 꿈도 못꿉니다.
무아, 空, 연기법의 진리는 오로지 불교에만 있는 진리입니다.
멸진열반이 곧 죽음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입니다.
열반을 성취하면 다시는 죽을 일이 없다는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진제와 속제로 따져보면,
속제에는 무상하여 죽음이 있지만, 진제에는 무상함도 없고 무상하지 않음도 없으므로 죽음이 없습니다.
진제가 곧 열반입니다.
열반은 무상(無常)하지 않습니다. 무상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속제에나 무상이 적용되는 것이지, 진제에는 무상이 적용될 수가 없습니다.
진제에도 무상이 적용된다면 열반도 무상하다는 것이고 무상하다면 고통이니 열반도 고통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그러므로 무상이란 속제에만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아함경 해설 9. 사법인 : 제행무상/일체개고/제법무아/멸진열반=죽음을 벗어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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