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보리행론 해설 13. 보리심을 지니면 세세생생 행복할 것이다.
[입보리행론]을 보겠습니다.
서두의 예찬은 이 논을 쓰신 분의 맹세 그리고 본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불보살을 찬탄하는 내용입니다. 열반에 잘 가신 분(선서善逝)의 법신을 지니신 보살과 예경을 받으실 모든 분께 정례하오며 선서의 아들(보살)이 율의(律儀)에 들어가는 것을 경에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요약하여 말하겠습니다.
“열반에 잘 가신 분의 법신을 지니신 보살과 예경 받으실 모든 분께 정례하오며..”
여기까지가 위대한 성인들을 예찬하는 글귀입니다.
“선서의 법신을 지니신”의 의미는 선서이신 부처님께서 법신을 지녔다 혹은 부처와 그 분신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부처님과 그 분이 지니신 법을 말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보살..”이라는 말은 부처의 경지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스스로 노력하며 다른 중생을 인도해주는 승보를 나타냅니다. “예경을 받으실” 대상은 보살들과 계사(戒師), 큰 스승들입니다. 그래서 “예경을 받으실 모든 분께 정례하오며”이라고 하셨습니다.
‘선서’는 산스크리트어로 수가타sugata라 합니다. ‘수’의 뜻은 ‘즐거운’ 또는 ‘행복한’이며 ‘가타’의 뜻은 ‘갔다’입니다. ‘수’란 [집량론(集量論)]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그 뜻을 더 광범위하게 설명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선서는 ‘완전히 가버린 선서’와 ‘완전히 깨달은 선서’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보리를 향해 마음을 내어 행복으로 간다는 뜻입니다.
[입보리행론] 제7장에서 말씀하신 “보리심의 말을 타고 행복에서 행복으로 나아가는 이 마음을 안다면 누가 나태할 것인가?” 이 구절처럼 이 논에서 말하는 티 없이 정화된 보리심이 마음에서 일어난다면 일체지를 이루는데 씨앗을 심는 것과도 같습니다. 세세생생 이 보리심만 잘 지닌다면 행복할 것이며 이로 인해 좋은 곳으로 갈 것입니다.
오직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을 진심으로 내어 보리심을 실천하면 남도 행복하고 나도 기쁠 것이며 일시적으로 즐거운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도 좋은 과보를 받을 것입니다. 이런 행복의 도(道)에 의해 궁극적으로 최상의 진리라 할 수 있는 일체지를 증득하여 영원히 행복하기 때문에 ‘선서’라 하는 것입니다.
팔리어로 된 경전에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사바세계에 오셔서 처음으로 해탈을 이루셨다고 합니다. 태어나서 해탈을 성취하시기 전까지는 번뇌를 버리지 못한 중생이었지만 6년 동안 고행을 하신 후 보드가야에서 새로이 깨달음을 얻으신 것입니다. 깨달음을 얻고 부처가 되신 후에 법륜을 굴리셨습니다. 십이상성도(十二相宬道) 즉 팔상성도(八相成道)에서는 번뇌를 버리기 전에 중생이었던 때와 부처가 되신 후로 나누고 있습니다.
마이트레야께서 지으신 [보성론(寶性論)]에서는 “법신에서 어떤 움직임도 없는 가운데 여러 모습의 화신을 나타나게 하셨네!”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화신(化身)도 사업화신(事業化身). 수승화신(殊勝化身). 수생화신(壽生化身) 등으로 다양하게 나눌 수 있는데, 부처님께서는 수승화신으로 중생을 위해 몸을 보이신 것입니다. 중생을 위해 새로이 부처가 되신 것을 보이셨지만 사실은 이 사바세계에 오시기 전부터 이미 부처가 되셨던 것입니다. 그런 후에 우리들에게 입멸의 행장(行裝)을 보이신 것입니다. 이 모두가 부처님의 십이상성도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같이 십이상성도를 보인 분은 화신인 색신(色身)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화신은 근기가 낮은 중생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이 화신은 보신(報身)이 분신한 것으로 이 또한 미세한 색신입니다. 보신은 보살 중에서도 견도(見道)의 경지에 오른, 성자의 범주에 든 보살만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보신은 독특하게 오직 보살. 성현들만 볼 수 있는 색신입니다.
이 두 분의 색신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지혜의 본연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이렇게 지혜의 본연의 몸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법신(法身) 때문입니다. 법신이라는 것은 본래 마음이 공한 법계로부터 완전한 정화를 통해 객진청정자성신(客塵淸淨自性身)을 성취해야만 합니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객진청정자성신 상태가 되려면 근본적으로 내면 안에 자리한 청정한 자성을 뒤집힌 의식으로부터 정화시켜야 합니다. 이는 분명 정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의 자성 그 자체는 빛이며, 자성이 본래 공한 것이 청정자성신입니다. 밖에서 들어온 객진의 허물은 그것을 다스리는 대치(치료)법으로 모두 없앨 수 있는데, 이를 이룬 상태를 자성신이라 합니다.
자성신이 있기에 법신이 있는 것이며, 법신에 의해 보신이 존재하는 것이며, 보신에서 화신으로 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신(四身, 화신. 보신. 객진청정자신. 자성청정신)은 한순간에 이루어집니다. 내면의 허물과 그 잠재적 성행조차도 청정한 지혜로 바꾸면 사신은 자연히 성취됩니다. 이것은 누구든지 자연스럽게 이룰 수 있습니다. 대승에서는 사신에 대해 위와 같이 설명합니다.
더 자세한 것은 밀교의 금강승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점이 금강승을 존중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금강승을 근거로 하면 사신을 성취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것이며 금강승을 배우지 않고는 사신에 대해 명확하게 알기 어렵습니다. 특히 보신과 같은 색신을 일반적으로 있다고 주장하기가 힘들지만 금강승을 토대로 생각해 보면 ‘진짜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사신을 이룰 수 있는 근원 즉 뿌리는 우리 모두에게 있는 의식의 흐름인데 이것을 통해 사신을 성취하는 것이며 다른 곳에서 부처가 오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삼독 같은 번뇌로 둘러싸여 있는 의식의 허물을 서서히 없애고 나면 사신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의식 자체에 사신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말합니다. 그런 능력을 깨닫기 위해 이생에서 실천하고, 그 결과 능력이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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