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별을 떠나라

[스크랩] 분별을 떠나라.

수선님 2018. 7. 15. 12:12

부자합집경 제1권
  
  
  서천(西天) 역경삼장(譯經三藏) 조산대부(朝散大夫) 시홍로경 (試鴻矑卿) 의범대사(宜範大師) 사자사문(賜紫沙門) 일칭(日稱) 등 한역
  송성수 번역
  
  부자합집경 제1권
  
  
  
1. 정반왕시발신심품(淨飯王始發信心品) ①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은 사위국에서 설법하여 교화를 베풀고 할 일을 다 마치신 뒤에 가비라국으로 가시어, 성에서 멀지 않은 니구율타(尼拘律陀)숲 속에서 큰 비구들 2천 5백 인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다 아라한으로서 번뇌가 다하고 마음과 슬기로 해탈하여 마치 큰 용왕처럼 할 일을 다 마치고, 무거운 짐을 버리어 자기의 이익을 얻고 모든 결박을 없애고 마음이 자재를 얻어 최상의 마지막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그 이름은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마하가섭(摩訶迦攝)·우루빈라가섭(優婁頻羅迦攝)·가야가섭(伽耶迦攝)·나제가섭(那提迦攝)·사리불(舍利弗)·대목건련(大目乾連)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 인정하는 대아라한들이었다.
  또 여러 가지 차별된 사도(邪道)를 버리고 정도로 돌아온 외도 니건자와 사문 바라문 등 무수한 대중이 모였으니, 이른바 조복(調伏)한 조복 대중·적정(寂靜)한 적정대중·저 언덕으로 잘 건너간 선초피안(善超彼岸) 대중·안온에 잘 머무는 선주안온(善住安穩) 대중·번뇌를 떠난 출리번뇌(出離煩惱) 대중·죄악을 잘 떠난 능리죄악(能離罪惡) 대중·죄의 때를 잘 씻은 세척죄구(洗滌罪垢) 대중·삼유(三有)를 잘 뛰어넘은 선초삼유(善超三有) 대중·다섯 티끌을 멀리 떠난 원리오진(遠離五塵) 대중·모든 장애를 떠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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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장애(離諸障碍) 대중·의요가 청정한 청정의요(淸淨意樂) 대중·모든 감관을 구족한 구족제근(具足諸根) 대중·역경과 순경에서 다 해탈한 위순해탈(違順解脫)의 대중·자신을 잘 보호하는 선호자신(善護自身) 대중·모든 바른 생각을 갖춘 구제정념(具諸正念) 대중·네 가지 신족을 갖춘 구사신족(具四信足) 대중·즐겨 말하고 밝게 기억하는 요설명기(樂說明記) 대중·연제를 밝게 아는 명료연제(明了緣諦) 대중·모든 감관을 잘 고요하게 한 선적제근(善寂諸根) 대중·결정적인 신해를 가진 결정신해(決定信解) 대중·즐겨 의를 구하는 낙구의리(樂求義利) 대중·'나'가 없음을 관찰하는 관찰무아(觀察無我) 대중·모든 분별을 떠난 이제분별(離諸分別) 대중·의혹을 끊어 없앤 단제의혹(斷際疑惑) 대중·몸의 행이 편안하고 경쾌한 신행경안(身行輕安) 대중·자재하게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자재애락(自在愛樂) 대중·마음으로 잘 해탈한 심선해탈(心善解脫) 대중·슬기로 잘 해탈한 혜선해탈(慧善解脫) 대중·거룩한 종족에 머무는 주성종족(住聖種族) 대중 등이었다.
  거기 모인 이런 대중은 몸과 마음이 태연하여 좋은 이익을 얻고 각기 그 권속들과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니 마치 광대한 발라사나무 가지가 무성하게 성장하여 원만한 것처럼 모두 청정하게 머물러 있었다.
  그 때 세존께선 초저녁에 땅바닥에 앉아 잠자코 말이 없으셨고 일체 대중은 공손히 호위하고 있었다. 그 때 부처님께선 대중을 관찰하고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누가 가서 정반왕(淨飯王)을 교화하여 발심시키고 깨끗한 신해(信解)를 내도록 하겠는가?”
  그러자 존자 교진여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여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가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진여야, 그대는 성문 중에서 제일 우두머리로서 먼저 4제(諦)의 이치를 알고 큰 명예가 있어 일체 중생이 스승처럼 높이 받든다. 그러나 우선 그런 말은 하지 말라. 네가 갈 것까지 없다.”
  그 때 대중 가운데의 4대가섭 및 사리불·목건련 등이 각각 부처님께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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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 아뢰었다.
  “제가 가서 정반왕을 교화시키겠나이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다 허락하지 않으시면서 먼저와 같이 말리셨다.
  그 때 대목건련이 이렇게 생각했다.
  '알 수 없다. 부처님께서는 지금 어떤 사람을 그 부왕(父王)께 보내시려는가?'
  그는 드디어 선정에 들어 관찰하다가 곧 여래의 마음 광명이 멀리서 저 우다이(優陀夷)를 비추는데, 마치 아침 해가 누각을 뚫고 동창으로부터 서쪽 담에 바로 쏟아지는 것과 같음을 보았다. 그리하여 목건련은 선정에서 일어나 존자 우다이에게 가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존자를 부르시어, 그 부왕께 가서 교화하라 하시기에 내가 와서 알리는 것이오.”
  우다이가 말하였다.
  “과연 그런 분부시라면 그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목건련이 말하였다.
  “존자가 가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니 잘 생각해서 후회가 없게 하오. 왜냐 하면 저이는 관정(灌頂)한 찰제리왕으로서 그 위덕과 존엄성은 감히 범할 수 없을 것이니 누가 능히 지도하며 무엇이라고 불러 대하겠소? 더구나 교화하여 신심을 내게 함이겠는가? 내 이제 비유로 말할 것이니 잘 들으시오. 즉 백 명의 사내가 여러 해 동안 마른 섶을 져다 쌓아 큰 무더기를 만들고 불을 질러 불꽃이 맹렬히 타오르는데, 거기에 다시 소유(酥油)를 붓는다면, 과연 누가 그 광대한 불무더기 속에 들어가 피해를 입지 않겠소? 또 어떤 사람이 가장 사나운 큰 코끼리의 어금니를 취하려 한다면 그는 반드시 큰 상처를 입을 것이오. 지금 정반왕께 가서 그를 교화하려는 것이 극히 어려운 것도 그와 같은 것이오. 나는 조그만 비유로 간단히 말하였소. 일에 다다르거든 잘 생각해서 큰 탈이 없게 하시오.”
  이 때 부처님께서 존자 우다이를 불러 말씀하셨다.
  “내 성문 제자 중에서 그대는 석가 종족으로서 변재(辯才)를 구족하여 법의 요지를 잘 말한다. 지금 거기 가서 정반 부왕을 교화하되 좋은 방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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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도의(道意)를 내게 하여라.”
  그 때 우다이가 부처님의 분부를 “예” 하고 받들고는 아뢰었다.
  “제가 지금 가겠습니다. 대자(大慈)께서는 염려 놓으소서. 설사 부왕이 노하시더라도 멀리서 자비의 광명으로 깊이 가피를 내리셔서 구호해 주시기를 원하나이다.”
  그 때 세존께선 우다이를 위해 게송을 외우셨다.
  
  착하다, 우다이여.
  이제 내 말 들으라.
  너는 지혜와 변재 갖추어
  대중 가운데 우두머리이다.
  
  석가 종족 정반왕
  너를 보면 반드시 기뻐하리라.
  그러므로 너는 가서
  빨리 권해 발심케 하라.
  
  저 부왕 교화하여
  청정한 뜻을 내시게 하면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
  모두 좋은 이익 더욱 늘리리.
  
  그저 편안히 선을 닦지 않으면
  막아 놓은 언덕이 무너지려는 것과 같다.
  이 세상 사는 동안에
  아만과 의혹을 끊어 없애야 한다.
  
  부귀는 한 찰나 사이
  방일과 염착을 더할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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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나그네에게 재물이 없어
  생각하는 것이 고통뿐인 것과 같다.
  
  훌륭한 궁전에 살면서
  최상의 쾌락 누리더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달아 알지 못하면
  즐거움 무너지고 슬픈 고뇌가 생긴다.
  
  네 종류의 군사와 일곱 가지 보배와
  여러 권속들 모두 갖추어
  내 마음대로 다 쓰더라도
  즐거움 무너지고 슬픔 생긴다.
  
  저 야차 귀신이 있어
  중생들 정기를 먹고
  사람들을 온갖 병 앓게 하거니
  어째서 몸을 보호하지 않는가?
  
  갖가지 보배를 쌓아
  저 계라사산(計羅娑山)만 하더라도
  오염된 슬기에 얽매이면
  스스로를 관찰하지 못한다.
  
  오염된 슬기가 마음을 덮어
  선한 법을 알지 못하면
  사람이 꿈속에 있음 같거니
  어찌 지각이 있을 수 있으리.
  
  범부가 밝은 슬기 잃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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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드시 근심과 두려움 있나니
  마치 먼 길을 가는 사람이
  그 길동무를 잃은 것 같다.
  
  그러므로 우다이야,
  부디 좋은 방편으로써
  왕에게 권해 믿음의 깃발 세우고
  드높은 아만 꺾으라.
  
  다른 사람은 좋은 방편으로
  남을 권장해 발심 못시키지만
  그대는 묘한 변재 갖추었거니
  삼유(三有)의 고통을 능히 보이리.
  
  나는 생각하나니 과거의 겁에
  왕이 있어서 세상에 나왔다.
  그 명예가 시방에 퍼졌는데
  그 이름을 진실취(眞實聚)라 했다.
  
  선법으로써 세상 다스려
  그 국경은 바다 끝까지 갔다.
  구지 나유다의 백성들이
  모두 귀의해 받들었다.
  
  모든 취락과 도시에는
  갖가지 꽃과 과일 많았고
  땅에는 부드러운 풀만 나고
  기와조각이나 자갈이나 가시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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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르는 샘물과 또 숲속의 나무는
  어디를 가나 둘러 있었고
  백천의 건달바(乾闥婆)들은
  음악을 서로 연주하였다.
  
  성인과 현인이 거기 모이고
  백성은 평안하고 물자는 풍요로웠다.
  그 많은 비구 대중은
  청정한 계율을 의지해 지녔다.
  
  그리고 또 모든 외도와
  큰 선인과 큰 지혜로운 자 있어
  그 수는 백이요 천인데
  닦던 고행을 모두 버리고
  
  모두 진실한 견해를 내어
  부처님 정법을 즐겨 믿으며
  저 세 가지 악도를 두려워해
  천상에 나기를 원하였다.
  
  그 왕에게 태자가 있어
  이름이 견고혜(堅固慧)인데
  과거의 여러 부처님 만나
  오랫동안 덕의 근본 심었다.
  
  구지 나유타 수의
  인민들이 다 친근하고
  5욕의 우환을 관찰하여
  항상 그것을 싫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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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상의 궁전 같은
  거기에 거처하는 왕은
  왕비들에게 둘러싸여
  무궁한 쾌락의 누림을 보았다.
  
  이 때에 견고혜는
  그 부왕에게 아뢰었다.
  “나는 진실한 마음으로
  맹세코 위없는 도를 구하나니
  
  미녀와 권속들에
  조금도 즐거움 느끼지 않네.
  젊어서 욕심에 집착하지만
  즐거움 무너지면 고통 곧 온다.
  
  저 옛날의 큰 선인들
  모두 산골짜기에 살았다.
  5욕이란 구경(究竟)이 아니거니
  열반이 곧 즐거움이네.”
  
  왕은 견고혜에게 말했다.
  “그런 말 하지 말라.
  만일 쾌락을 누리지 않으면
  어찌 내 아들이라 하리.
  
  이 나라의 부귀는
  저 다문천(多聞天) 같나니
  모든 궁전과 누각은
  온갖 보배로 장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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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천의 많은 기녀(妓女)와 음악들
  언제나 주위에 둘러 있는데
  최상의 색상 갖추어
  천녀와 같아 다름이 없다.
  
  얼굴 모양은 모두 원만하고
  피부는 불그레하며 이는 가지런하고
  이마는 넓고 반듯하며
  눈은 연잎처럼 푸르렀다.
  
  태도는 모두 단정하고
  살결은 옥이나 눈과 같고
  갖가지 묘한 노래와 춤으로
  서로 어울려 함께 즐긴다.
  
  젊은 나이라 색신이 고와
  마치 저 가지 위의 꽃과 같나니
  너는 부디 여기 살면서
  그 영화를 버리지 말라.
  
  나는 진실로 너에게 말하나니
  비방도 아니요 칭찬도 아니다.
  태자여, 잘 알아야 하나니
  왕위란 극히 존귀한 것이다.”
  
  태자는 이 말을 다 듣고도
  거기서 벗어나기 결심했나니
  저 5욕의 경계에 대해
  마치 꿈인 듯 집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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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자는 다시 부왕께 아뢰었다.
  “내가 생각하니 그 언제부터
  애욕의 정에 빠진 바 되어
  그 즐거움에 부끄러움 몰랐네.
  
  그것은 마치 저 장님이
  험준한 길을 간신히 가면서
  평탄한 길을 버리는 것 같거니
  누구에 의해 구원받으리.
  
  이 욕정을 잘 모른다면
  무엇에 의해 고통의 결박 벗으리.
  이 험한 길을 벗어나야
  내 마음이 뒤바뀌지 않으리.
  
  모든 욕심을 잘 멀리하면
  안온하여 아무 우환 없으리.
  저 욕정에 집착하는 사람은
  장님처럼 아무 것도 보지 못하네.
  
  욕심 경계는 폭포와 같아
  마구 쏟아지면 막기 어렵네.
  이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싫어하고 두려워하네.
  
  욕심은 온갖 고통의 원인
  사람 해치기 독사보다 더하네.
  칼과 막대기와 독약과 같고
  왕성히 타오르는 불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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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견고혜 왕자는
  슬픔을 머금고 부왕께 아뢰었다.
  “내 뜻은 저 산림에 있나니
  욕심 버리고 해탈을 구하려하나이다.
  
  이 몸은 실로 싫어해야 할 것
  늙음·병·고통이 얽매고 있다.
  보배로운 왕위는 돌아보지 않나니
  원하옵나니 출가하기 허락하여 주소서.”
  
  이 때에 그 왕족 가운데
  월시(月施)라는 동자가 있어
  태자가 집을 떠나는 것을 보고
  그도 따라 범행(梵行)을 닦으려 했다.
  
  태자는 그 왕궁을 떠난 뒤에
  용맹 정진을 갖추어 행하여
  다섯 가지 신통을 얻고
  네 가지 무량심(無量心)을 잘 닦았다.
  
  사람 가운데의 석씨 사자는
  두려움 없이 잘 설법하여
  모든 중생들 두루 교화해
  모두 불도에 들게 하였다.
  
  그리고 그 월시 동자는
  그 선교한 방편으로써
  5욕의 우환 보이어
  왕에게 권해 도심을 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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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다이여, 너는 알아야 한다.
  옛날의 그 견고혜 태자를
  너는 누구라 생각하느냐?
  그이가 바로 지금의 나이니라.
  
  그리고 그 월시 동자는
  진실한 행을 즐겨 닦으며
  석가 종족과 같이 살았나니
  그이가 바로 지금의 너이니라.
  
  그러므로 우다이야,
  너는 지금 가야한다.
  부왕께 발심을 권해서
  모든 좋은 이익 더욱 늘게 하라.
  
  그 때 존자 우다이가 부처님의 게송을 다 듣고는 자비로운 뜻을 공손히 받들고 예배하고 물러났다. 그리하여 이른 아침에 발우를 들고 가비라성으로 가 왕궁의 문으로 나아가 백천의 석족 황족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대중 가운데 있던 월면(月面)이라는 석가의 종족은 우다이와 구면이었는데 그가 멀리서 우다이를 보고 와서 물었다.
  “무슨 일로 여기 오십니까?”
  우다이가 말했다.
  “지금 세존이 계시는 니구율타숲에서 오는 길인데, 정반 부왕을 교화하여 깨끗한 신심을 내시게 하라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았습니다.”
  그가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옛날 태자께서 출가하시지 않았더라면 반드시 전륜성왕이 되어 10선(善)으로 교화해 다스리면서 4천하의 왕노릇을 할 것이요, 7보 즉 윤보(輪寶)·상보(象寶)·마보(馬寶)·주보(珠寶)·여보(女寶)·병보(兵寶)·주장신보(主藏臣寶) 등이 저절로 나타나며, 다시 일천의 아들이 호위하고 일체 인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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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이 공경하고 존중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출가하여 공적(空寂)을 즐기시니 이런 광대한 부귀를 잃어버리신 것입니다. 지금 모인 것도 바로 이것을 의논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정반왕이 석가의 종족들을 불러 뜰에 늘여 세우고 말하였다.
  “그대들은 알아야 한다. 실달태자는 왕위의 최상의 쾌락을 버리고 임야에 즐겨 산다. 얼마나 그릇된 것이냐? 지금부터 그대들은 일절 거기 가서 공경하거나 공양하지 말라. 만일 어기는 자가 있으면 매를 때려 벌하리라.”
  그 때 선오(善悟)라는 석가의 종족은 총명한 슬기로 온갖 선교방편을 환히 통달했는데, 궁문에 나갔다가 우다이를 보고 방편으로 가까이 가서 그윽한 곳에 이르러 비로소 안부를 물었다.
  “세존 스승님께서는 기거가 가뿐하시고 안온 쾌락하시며 4대(大)가 조화하여 병고나 번뇌도 없으시며 중생들을 교화하시기에 피로하시지는 않으십니까?”
  또 무우(無憂)라는 석가의 종족과 이우(離憂)라는 석가의 종족도 존자에게로 가서 세존의 안부를 묻되 앞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우리들도 모두 세존께서 계신 곳에 가고자 하나 '석가의 종족들은 누구든지 부처님께 친근하여 공양하지 못한다. 만일 어기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매를 때려 벌하리라' 하시는 대왕의 분부가 있었으므로 이 엄한 분부를 두려워하여 감히 가는 자가 없습니다.”
  우다이가 이 말을 듣고 길게 탄식하였다.
  “정반 부왕은 어찌하여 이처럼 생각하실까? 여래의 슬기의 해가 세상에 나타나 일체 중생들에게 많은 이익을 주신다. 일체 인민과 사천왕·제석천왕·범천왕 등이 다투어 공양하기에 한가한 날이 없다. 내가 저 정반왕을 뵈옵고 이상의 일을 갖추어 아뢰리라.”
  그는 곧 선정에 들어 관찰하다가, 그 부왕의 믿음의 뿌리가 성숙하여 반드시 교화할 수 있음을 알았다. 그리하여 우다이 존자는 온갖 위덕을 갖추어 결가부좌하고 허공에 앉았는데, 높이는 다라수(多羅樹) 높이의 일곱 곱절 정도였으며, 곧 여러 가지 신통 변화를 나타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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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 정반왕이 멀리서 존자가 허공을 타고 오는 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면서 합장하고 우러러 보며 게송을 외웠다.
  
  희유하여라. 뛰어나고 훌륭한 행을 성취하여
  모든 신통변화 나타내고 온갖 위덕 갖추어
  허공을 타고 여기 오나니 무슨 인연 있는가?
  원하나니 성자(聖者)는 빨리 말하라.
  
  그 때 존자 우다이도 게송으로 답하였다.
  
  나는 바로 거룩한 왕의 아들의 아들로서
  여래의 법을 의지해 그 가운데 머무른다.
  원하나니 왕께서는 빨리 깨끗한 신심을 내어
  훌륭한 저 복전(福田)께 공양을 드리라.
  
  태자께서는 나라를 버리고 부처님 도를 이루어
  훌륭하고 상서로운 큰 명칭을 갖추셨다.
  그 몸의 광명은 언제나 이 세간을 비추고
  지혜의 광명은 능히 모든 어리석음의 어두움을 깨뜨린다.
  
  마치 저 번쩍이는 해가 구름에 가려진 것을 없애고
  저 허공에 큰 광명을 두루 놓는 것처럼
  용 아들의 지혜의 광명도 또한 그러하나니
  저 3유(有)를 항상 비춘다.
  
  또한 교교히 빛나는 달이 풍성한 빛을 놓아
  허공에 노니는 모든 별빛을 거둬들이는 것처럼
  용의 아들 지혜의 빛도 또한 그러하니
  능히 일체의 저 외도를 다 항복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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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저 사자가 바위의 골짜기에서 크게 외치면
  온갖 짐승들 그 소리 듣고 달아나 숨는 것처럼
  용의 아들도 묘한 법의 소리를 두루 펴
  모든 이론(異論) 꺾어 다 깨우치게 한다.
  
  고행 외도의 선인들 삿되고 허망한 지혜로는
  무아의 도리를 깨쳐 들어가지 못한다.
  삼계를 윤회하며 도는 것은
  모두 훌륭한 슬기가 없고 진제(眞諦)를 모르기 때문이네.
  
  이 세간 일체의 저 모든 유정들 눈이 멀어
  슬기의 눈이 없어 생사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때에
  여래는 지혜의 광명을 열어 놓으시는 것
  그것은 본래부터의 무명의 티끌을 부수기 위해서이네.
  
  선과 악의 두 가지 길이 극히 분명하게 드러나니
  하나는 평탄한 길, 하나는 험난한 길인데
  여래는 그들 위해 그 미혹함을 잘 가리켜
  진흙에 빠진 자들을 잘 건져 구하신다.
  
  비유하면 저 구름이 모든 물을 머금었다가
  높고 낮음이 없이 이 대지를 두루 적시는 것처럼
  부처님께서 법의 비를 베푸는 것도 그와 같아서
  인간과 천상의 갖가지 선근을 더욱 자라게 하네.
  
  내리는 비가 모든 산의 숲을 충분히 적셔
  약초의 뿌리와 줄기 그리고 가지와 잎사귀와
  갖가지 아름다운 꽃들이 모두 다 피어
  이 온 대지를 두루 다 장엄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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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와 같이 용의 아들은 법의 비를 내리어
  부처님 법의 공덕의 나무를 기르고
  열 가지 힘과 무외법(無畏法)과 불공법(不共法)으로
  보리 지혜의 꽃과 열매를 모두 성숙시킨다.
  
  바다 속에 있는 갖가지 보배와 저 수미산이
  번쩍번쩍 빛나고 우뚝 서서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부처님께서 저 성문들의 큰 모임 가운데 계실 때
  가장 뛰어난 그 광명은 아무도 짝할 이 없네.
  
  33천의 제석천왕이
  그 공양과 묘한 장엄을 널리 일으킬 때에
  용의 아들인 외외(巍巍)한 큰 사문을
  모든 하늘은 보고, 보는 자는 모두 깨우침 받는다.
  
  부처님 법 해탈의 바다에 들어가고
  지혜의 법 보배 창고를 성취하려 하거든
  마땅히 계율과 선정으로 뗏목을 삼아야
  비로소 4념처(念處)의 마니(摩尼) 무더기에 이르리.
  
  태자께서 옛날 온갖 고행 닦으실 때에는
  혹은 못 가운데나 혹은 바위굴에 머물고
  혹은 멀리 떨어진 넓은 들판을 의지하여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작(無作)을 잘 통달하였다.
  
  석가모니 큰 선인은 사자처럼 외치시어
  모든 미혹한 중생들을 타일러 깨우침을 내게 하나니
  이와 같은 좋고 교묘한 방편의 힘으로써
  교화하기 어려운 자를 능히 교화해 유순하게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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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께서는 최상의 조어사(調御師)가 되시어
  중생들에게 모든 법의 보배를 베푸시니
  적정(寂靜) 묘락(妙樂)의 사마타와
  계율과 선정과 공덕의 견고한 창고이네.
  
  만일 능히 그 가르침을 의지해 모든 행을 닦으면
  의혹을 없애고 죄도 멸하여 청정하게 되리니
  그러므로 저 하늘과 사람과 또 아수라들이
  언제나 부처님의 바른 법을 즐겨 듣고 지니네.
  
  이에 정반왕이 존자 우다이에게 게송을 외웠다.
  
  내 아들은 집을 버려 조그만 즐거움도 없으리니
  혹은 음식이 모자라고 혹은 침구가 없으리.
  마치 저 선명하고 순결한 푸른 연꽃을
  육지에 버려 두면 장차 마르는 것과 같으리.
  
  존자 우다이도 게송으로 답하였다.
  
  여래는 갖가지 신통에 유희하나니
  언제나 선열(禪悅)을 드시며 기갈이 없다.
  적정과 묘한 등지(等持)에 머물기 때문에
  저 금련화(金蓮華)와 같아 그 몸이 견실하네.
  
  이 때에 정반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태자가 옛날 왕궁에 있을 때에는
  백천의 미녀들이 언제나 그를 둘러싸고 있어
  잠자면서도 노래와 음악 소리 항상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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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숲 속에 살거니 무슨 즐거움 있으리.
  
  존자 우다이가 게송으로 답하였다.
  
  부처님께서는 해탈의 뛰어난 경계에 머물러
  깊은 마음으로 모든 선정을 의지해 있나니
  다니거나 섰거나 앉거나 눕는 위의(威儀) 가운데
  언제나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괴로움 없네.
  
  이 때에 정반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태자가 옛날 왕궁에 있을 때에는
  갖가지 아름다운 자리 위에 침구를 폈었다.
  백천 개의 등불이 언제나 밝게 비추어
  저녁이 되어도 일찍이 어두움을 몰랐다.
  
  존자 우다이가 게송으로 답하였다.
  
  석가모니는 널리 훌륭하고 뛰어난 행을 닦으면서
  네 가지 무량한 마음으로 자리를 삼아
  마음은 언제나 즐거워 모든 유정을 이롭게 하고
  중용(中庸)의 경계에 있어 어리석음과 미련함 없네.
  
  그러자 정반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옛날에 태자가 깊은 궁전에 있을 때에는
  갖가지 쾌락을 수용하여 유희했었고
  좌우에서 모셔 호위하고 잘 받들어 맞이했는데
  지금은 홀로 산림에 살거니 무슨 얻음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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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자 우다이가 게송을 답했다.
  
  여래께서 의지하는 곳은 모두 맑고 훌륭하여
  한적한 아란야에 계시기를 즐거워하신다.
  이 세간을 평등하게 관찰하시고
  언제나 하늘과 용들의 공경함을 받나니.
  
  그러자 정반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옛날에 태자가 왕궁에 있을 때에는
  목욕한 궁녀들이 다투어가며 받들어 섬기었고
  묘한 바르는 향으로 몸을 빛내었는데
  지금은 산림에 의지해 살면서 무슨 소득 있으랴.
  
  존자 우다이가 게송으로 답하였다.
  
  모니께서는 계율로써 목욕을 삼아
  모든 악을 영원히 씻어 버리고 깨끗해 때가 없다.
  자기와 남을 모두 맑고 깨끗하게 하고는
  온갖 티끌의 더러움을 떠나 저 언덕에 오르셨네.
  
  이 때에 정반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태자가 입던 옷은 뛰어나고 묘한 옷으로
  구슬 영락을 금실로 꿰어 장식하고
  전단을 섞어 만든 묘한 향을 발랐는데
  지금은 산림에 살거니 무슨 소득 있으리.
  
  존자 우다이가 게송으로 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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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가모니는 부끄러움으로 좋은 옷을 삼고
  보리분(菩提分)의 법은 구슬 화만과 같으며
  계율을 지켜 맑고 시원함은 바르는 향 같나니
  그것들로써 공덕의 그 몸 장엄하였네.
  
  그러자 정반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태자가 머무는 곳은 항상 엄하게 경계했나니
  백천 명 용사들이 창 들고 투구 쓰고
  비단 일산은 허공에 펴져 햇빛을 가렸는데
  지금은 혼자 산림에 살거니 그 누가 수호하리.
  
  존자 우다이가 게송으로 답하였다.
  
  석가모니는 열 가지 지혜 힘을 모두 갖추어
  어떠한 두려움에도 그 마음 흔들리지 않고
  자비로 모든 중생들을 두루 잘 보호하며
  사문의 법의 아들들은 항상 그를 호위하네.
  
  그 때 정반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착하여라. 부처님의 공덕을 잘 설명하는구나
  오래지 않아 나는 가서 그 법의 요체를 들으리라.
  원하나니, 그대는 지금 먼저 내 공양 받고
  다시 향기로운 음식을 가져가서 여래께 올려라.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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