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결(修心訣)(11)
-생각이 일어남을 두려워 말고-
-깨달음이 늦을까를 두려워하라-
다만 살생하고 도적질하고 음행하고 거짓말하는 것이
성품으로부터 일어난 것임을
자세히 관조한다면
일어남이 곧 일어남이 없는 것이다.
본 바탕이 고요한데 무엇을 다시 끊을 것인가.
그러므로‘생각이 일어남을 두려워말고
다만 깨달음이 늦을까를 두려워하라.’하였고
또‘생각이 일어나거던 곧 깨달아라.
깨달으면 곧 없어진다.’하였다.
그러므로 깨친 사람의 입장에서는
비록 객관 세계에 대한
번뇌가 있다 해도
그것은 다 제호(맛있는 음식.)를 이룬다.
다만
미혹이란 근본이 없는 것임을 관조하여
알면 허공의 꽃처럼 실체가 없는 삼계(三界)는
바람에 사라지는 연기와 같고,
허수아비와
같은 객관 세계는
마치 끓는 물에 녹는 얼음과 같을 것이다.
만일 이처럼 생각생각에 닦고 익히며,
마음을 관조하기를 잊지 않고,
선정과 지혜를 평등하게 가지면
곧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자연히 없어지고
자비와 지혜가 자연히 밝게 드러날 것이다.
죄업이
자연히 없어지고,
공덕이 절로 늘어나서
번뇌가 다할 때에는 생사도 끊어질 것이다.
만약 미세한 번뇌의 흐름도 영원히 끊어져서
원만히 깨달은 지혜가 홀로 밝게 드러나면
곧 천 백억 화신을 나타내되
시방세계 중생들의 근기에 감응하게 되니,
그것은 마치
하늘에 높이 뜬 달이
모든 물에 두루 나타나는 것과 같다.
이처럼 응용이 무궁하여
인연 있는 중생을 제도하고,
즐거움만 있고
근심이 없으리니,
이를 일러 크게 깨친 세존이라 한다.” “깨친 뒤에 닦아나가는 문중에서는 선정과 지혜를 동등히 가진다는 뜻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시 자세히 말씀하시어 미혹을 없애고 해탈의 문에 들게 해 주십시오.” “만약 법과 그 뜻을 말한다면, 진리에 들어가는 천 가지 문은 선정과 지혜 아님이 없다. 그 요강을 든다면, 단지 자기
성품의 본체와 작용의 두 가지 뜻이니, 앞에서 말한 비고 고요함과 신령스럽게 아는 것이 그것이다. 선정은 곧 본체요 지혜는
작용이다.
물었다.
답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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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호(醍 :우유를 정제하여 만든 맛있는 음식. 여기서는 부처의 성품에 비유했음)
수심결(修心訣)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 1158~1210)의 저서
출처: Buddhapia, 김원각<시인·역경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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