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결

[스크랩] 수심결(修心訣)(9) - 어째서 깨친 뒤에도 점차로 닦습니까 -

수선님 2018. 7. 8. 12:47




수심결(修心訣)(9)

“어째서 깨친 뒤에도 점차로 닦습니까”
“무명의 습 갑자기 없앨 수 없기 때문”



그러므로 ‘성인의 지혜라고 해서 빛나는 것도 아니고

범부의 마음에 숨어 있다고 해서 어둡지 않다’하였다.


이미 성인이라 해서 불어나는 것도 아니오,

범부라 해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면

부처나 조사들이 어찌 보통 사람과 다르겠는가.


그러나 보통 사람과 다른 것은

자기 마음을 잘 보호하는 것뿐이다.


그대가 만약 이 말을 믿어서

의심이 담박 없어지고

대장부의 뜻을 내어

참되고 바른 견해를 일으켜서

직접 그 맛을 보고

스스로 긍정하는 경지에 이른다면,

이것이 바로 마음을 닦는 사람의

깨달은 자리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계급이나 차례가 없으므로 돈()이라 한다.

이것은 ‘믿음의 요인이 모든 부처의 과덕(果德)과

일치하여 조금의 차이도 없어야

비로소 믿음을 성취할 수 있다’고 한 말과 같다.



물었다.

“이미 이런 이치를 깨달아서 다시는 계급이 없다면

어째서 깨친 뒤에도 닦아서

점차로 익히고

점차로 이루려고 합니까.”


답했다.

“깨달은 뒤에 점차로 닦아야 하는 뜻은

앞에서 이미 말했다.

그러나 의심을 풀지 못했으니 거듭 설명하겠다.


그대는 마음을 깨끗이 하고 자세히 들으라.


범부는 시작이 없는 아득한 옛날부터 지금까지

다섯 갈래의 세계(五道)에 흘러다니며

태어나고 죽고 하되,

‘나’라는 생각에 굳게 집착하여

뒤바뀐 망상(妄想顚到:현재의 번뇌)과

무명의 습기(無明種習:근본 번뇌)가

오랫동안 지금의 성품을 이루었다.


비록 금생에 이르러

자신의 성품이 본래 공적(空寂)하여

부처와 다름이 없음을 금방 깨달았다 하더라도

오랫동안 익혀온 습성은

갑자기 없애기가 어렵기 때문에

역경이나 순경을 만나면 성내거나 기뻐하며,

옳다, 그르다 하는 생각이

불처럼 일어났다 없어졌다 하여,

객관 세계에 대한 번뇌가 그전과 다름이 없다.


그러므로 만약 지혜로써 공들이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이 무명을 다스려

크게 쉬는 경지에 이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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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頓:문득, 또는 담박이라는 뜻)

과덕(果德:최상의 결실로 얻어지는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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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결(修心訣)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 1158~1210)의 저서


출처: Buddhapia, 김원각<시인·역경위원>

출처 : - 행자실 -
글쓴이 : 성불하십시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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