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결(修心訣)(18)
수도하는 사람들은 방일하지 말고
내가 지금 만일 스스로 물러날 마음을 내거나 게으름을 부려 항상 뒤로 미루다가 잠깐 사이에 목숨을 잃고 악도에 떨어져 온갖
고통을 받을 때에는 아무리 한 구절 불법을 들어서 믿고, 알고, 받들어서 고통을 면하고자 해도 다시 얻을 수 있겠는가.
위태로운데 이르러서는 후회한들 소용이 없다. 원컨대 모든 수도하는 사람들은 방일하지 말고, 탐욕과 음욕에 집착하지 말고, 머리에
타는 불을 끄듯이 살피고 돌아보는 것을 잊지 말라. 덧없는 세월은 신속하여 몸은 아침 이슬과 같고, 목숨은 석양과 같으니, 비록
오늘 살았다 해도 내일을 보장하기 어려우니, 간절히 마음에 새기고 간절히 마음에 새겨라.
또 세상의 유위(有爲)의 선을 따라도 삼악도의 고통을 면하고, 천상과 인간에서 뛰어난 과보를 얻어 온갖 즐거움을 누리는데,
하물며 이 최상승의 깊은 법문이겠는가. 잠시만 믿더라도 그 공덕은 어떤 비유로도 말할 수 없다. 경에 이르기를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 세계에 가득찬 칠보로써 세상 중생들에게 보시하고 공양하여 다 만족하게 하고, 또 그 세계의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사과(四果)를 얻게 한다면 그 공덕은 한량없고 끝없을 것이다. 그러나 밥 한 그릇 먹는 잠깐동안만이라도 이 법을 바로 생각하여
얻는 공덕만은 못하다.’ 하였다. 우리의 이 법문이 가장 높고 귀하여 모든 공덕에 견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경에 말하기를 ‘한 생각 깨끗한 마음이 바로 도량이니, 갠지스강의 모래 수와 같은 칠보탑을 만드는 것보다 훌륭하다.
칠보탑은 마침내 부서져 티끌이 되지만 한 생각 깨끗한 마음은 정각을 이룬다.’ 하였다. 원컨대 수도하는 모든 사람은 이 말을 깊이
음미하여 간절히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이 몸을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이 몸을 제도할 것인가.
머리에 타는 불을 끄듯이 살펴라
그러므로
수심결(修心訣)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 1158~1210)의 저서
출처: Buddhapia, 김원각<시인·역경위원>
'수심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심결(修心訣) 원문과 번역본 (동국대 역경위원 김원각 번역본) (0) | 2021.11.14 |
---|---|
[스크랩] 수심결(修心訣)(19)<끝> - 보배 있는곳 알고도 구하지 않겠는가 - (0) | 2018.07.29 |
[스크랩] 수심결(修心訣)(17) - 글에 집착말고 참뜻을 바로 깨닫고 - (0) | 2018.07.29 |
[스크랩] 수심결(修心訣)(16) - 의심의 뿌리가 끊어지지 않으면 - (0) | 2018.07.22 |
[스크랩] 수심결(修心訣)(15) -말을 따라 알려하면 의혹 생기고- (0) | 2018.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