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거스님 유식30송 > 제 1 강
유식삼십송[唯識三十頌]
해설: 혜거 스님
유식(唯識)의 개요
일(事)에는 본말(本末)이 있고 이치(理)에는 법칙(法則)이 있어서 천하의 사가 순환되고 만법이 동시에 존재한다. 일의 본말과 이치의 법칙을 깨달아 아는 것을 부처라 하고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핵심사상이 유식(唯識)이다.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제법종연생 제법종연멸(諸法從緣生 諸法從緣滅)은 일의 본말 곧 생멸의 이치를 밝힌 것이고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이치의 법칙 곧 만법의 주체를 밝힌 사상이라 하겠다. 따라서 유식을 이해하는 것은 불교를 바로 아는 일이 되고 부처님의 사상을 이해하고 부처님께 접근할 수 있는 요문(要門)이라 하겠다.
유식이란 마음을 떠나서는 어떤 것도 존재할 수 없다 하신 부처님 사상을 토대로 심체(心體)와 심작용(心作用)을 설명하고 정신과 물질의 불가분리한 관계를 규명해낸 학설이다. 마음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겠지만 우선 심(心)·의(意)·식(識)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심(心)은 아뢰야식이라 하고, 의(意)는 말나식이라 하며, 식(識)은 의식 또는 육식(六識)이라 한다.
모든 법은 이 마음(唯識)에 의해 존재한다. 인간의 심성을 깨닫게 해준 유식은 불교의 핵심사상으로서 반야사상과 함께 불교사상의 지주가 되어 왔다. 반야(般若)사상은 공(空)으로써 만법의 실상을 밝히고 유식(唯識)은 진공묘유(眞空妙有)로써 만법의 주제(主帝)를 밝힌다. 얼핏보면 이 두 사상이 상반된 듯 보이지만 깊이 살펴보면 서로 저촉되지 않는 유무상생(有無相生)의 절대적인 진리임을 알게 된다. 이 유식학은 부처님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인도에서 정리되고 중국을 거쳐 우리 나라에 전해졌다.
1. 인도 유식학의 성립
유식은 부처님의 사상을 발췌하여 정리한 사상으로서 이를 유식학으로 성립시킨 학자는 무착보살이다. 무착 보살은 당시에 유통되었던 『해심밀경』,『십지경』,『아비달마경』,『능가경』 등의 대승경전을 접하고 이들 경전에서 일체는 유심조(一切唯心造)이며 만법은 유식(萬法唯識)이라는 이치를 깨닫고 『섭대승론』,『현양성교론』,『아비달마경』 등을 저술하여 유식학을 체계화하였다.
무착 보살의 친동생 세친 보살 역시 대승불교에 귀의하여 『대승백법명문론』,『십지경론』,『유식삼십론』,『섭대승론석』 등을 저술하여 형인 무착 보살과 함께 유식학을 집대성하였다. 세친의 저술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유식삼십론』이라 하겠다. 『유식삼십론』은 광범위한 유식사상을 30게송으로 축소하여 정리한 것으로서 유식학의 핵심이 된다 할 것이다.
이 명제를 널리 보급하여 일반인들도 쉽게 유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주석서를 저술한 주석가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고 그 중 뛰어난 10명의 학자를 십대 논사로 추앙하기에 이르렀다.
2. 중국의 유식학 전래
중국에는 유식학이 인도로부터 3차에 걸쳐 도입되었다. 그러나 전래된 유식학이 종파간의 심체설(心體說)이 달라 후대의 학자들에게 많은 혼동을 일으키게 되었다. 제일 뒤에 전래된 법상종의 유식사상이 널리 보급되어 중국 불교사에 영향을 끼쳤다.
법상종의 교학은 현장 법사(600년-664년)가 인도로부터 귀국할 때 『유가사지론』,『해심밀경』,『섭대승론』,『유식삼십론석』을 들여옴으로써 전파되었다. 특히 『유식삼십론석』을 중국어로 『성유식론』이라는 책으로 번역함으로써 법상종의 유식론이 신속하게 성장한 계기가 되었다.
3. 한국의 유식학 전래
신라의 원광 법사(圓光法師)가 중국에 가서 섭론종의 교학을 공부하고 온 것이 처음이다. 그후 원측 법사(圓測法師)가 중국에 유학하여 지론종과 섭론종과 법상종의 유식사상을 종합적으로 연구하여 발전시켰다. 원측 법사는 종파를 초월하여 대승교리와 소승교리를 함께 연구하였다. 중국의 법상종이 호법 논사(護法論師)의 유식학만을 최상의 진리라고 고집한 것과는 달리 원측 법사는 안혜 논사(安慧論師)의 유식학을 비롯하여 모든 학설을 종합적으로 수용하였으며 『해심밀경소(解深密經疏)』등 많은 저술을 남겼다.
신라의 유식학은 원효 대사(元曉大師)께서도 많이 연구한 흔적이 있다. 원효 대사와 의상 대사는 현장 법사의 학문을 흠모하였고 의상 대사는 당나라에 유학하여 유식을 바탕으로 한 불교의 교리체계를 세움으로써 신라불교에 큰 영향을 끼쳤다. 원효 대사의 각종 저술에서도 『유가사지론』,『성유식론』,『섭대승론』의 유식사상에 의거하여 해설한 것을 자주 볼 수 있으며 의상 대사 역시 화엄학자로서 저술할 때마다 유식사상을 인용하였다. 이 학풍은 고려시대까지 전해져 불교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또한 신라의 유식학은 일본에 전해져 일본 유식학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큰 공헌을 하게 되었다.
4. 유식사상
유식이란 말은 마음이란 뜻으로 정신과 물질 등 안팎의 모든 것들이 마음(心識)에 의해서 창조되고 심식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밝힌 사상이다. 유식 사상은 자칫 이기주의에 빠지기 쉬운 소승불교의 부족한 교리를 보충하고 용수(龍樹)의 공(空)사상을 보완하여 공(空)사상이 후세에 공허한 사상으로 잘못 치우쳐 가는 것을 바로 잡아주는 불교의 핵심사상이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중생의 본성은 진실한 것(眞如性)이나 나에 대한 집착과 나 밖의 모든 것에 대해 집착함으로써 번뇌를 일으키게 된다. 인간은 항상 지혜 광명을 나타내고 있는 열반성(涅槃性)과 불성(佛性)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가상(假相)의 환(幻)을 좇아 집착하고 탐함으로써 불성(佛性)을 상실하고 만다. 유식사상은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게 하고 무한한 공능(功能)과 절대의 진여성(眞如性)으로서 태양과 같이 모든 것을 다 비추어 관찰할 수 있는 지혜가 본래부터 보존되어 있음을 밝힌 것이다. 또한 유식은 중생계의 주체로서 유형·무형의 모든 것과 상통하고 윤회와 변화를 주재하면서도 선악의 상태를 떠난 절대 불변의 성품이 있음을 깨닫게 해준 사상이다.
5. 현대 심리학의 의식구조
현대 학문의 의식(마음) 구조는 프로이드(Freud)의 학설을 기본으로 한다. 프로이드는 의식의 구조를 삼 단계로 설명하여 인간의 심성을 파악하고 있다. 의식을 의식(意識)·전의식(前意識)·무의식(無意識)으로 분류하여 분석했다.
의식(Consciousness)은 현재를 지각하는 부분으로 단지 깨어 있을 때만 작용하고 이 의식은 사고, 감각 감정과 관계가 있으며 인간이 합리적이고 신중하게 행동하도록 해준다. 전의식(Pre-Consciousness)은 생각과 반응이 저장되었다가 부분적으로 망각되는 마음의 일부분이다. 전의식은 마음을 집중하면 쉽게 의식에 떠올릴 수 있으며 현실원칙을 지지하고 논리적이다. 무의식(Unconsciousness)은 마음의 가장 큰 부분으로 모든 지식, 정보, 경험을 저장하는 곳이다. 프로이드는 이 무의식에 저장되었던 사고나 감정은 인간의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이러한 정신분석 이론에서는 어떤 행동도 우연히 일어날 수 없으며 행위 하나하나에는 인간이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감정과 잠재의식과 무한한 능력이 있음을 나름대로 분석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불교에서 일찍이 설파한 마음작용의 일부분이다.
6. 유식삼십송
『유식삼십송』은 심소(心所)와 작용(作用) 그리고 수행점차(修行漸次)를 간명 직절하게 설명한 송문(頌文)으로서 세친 보살의 역작 심(心)·의(意)·식(識)의 삼식(三識)을 바탕으로 하여 심체(心體)와 심작용(心作用)을 설명하고, 전오식(前五識)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밝혀 수행으로 마음을 닦아 성불에 이를 수 있는 길을 제시함으로써 중생계에 새로운 수행정로가 열리게 된 것이다.
뒤에서 설명한 심식(心識)들은 요별(了別)과 분별(分別)로써 모든 진리를 올바로 관찰하지 못하고 가상(假相)만을 탐함으로써 망식(妄識)을 자초한다. 그러나 그 방식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영원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본성이 청정하고 영원하기 때문이다.
이 본성은 중생이 마음을 청정히 하면 곧 극락(極樂)이 되어 법열(法悅)로 나타나고 망식 자체가 모든 진리를 진실 그대로 관찰할 수 있는 지혜로 변함을 가르친다. 그러므로 유식사상의 핵심은 전식득지(轉識得智)에 있다.
전식득지란 번뇌로 인하여 오염된 망식을 수행의 힘으로 정화하고 전환하여 지혜를 증득하는 것을 뜻한다. 이렇듯 불교사상에 중추가 되는 『유식삼십송』은 『해심밀경』과 『대승아비달마경』에서 출발하여 무착에서 대강 완성되었으나 부족한 점을 세친이 보완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완성에 이르렀다.
『유식삼십송』은 유식의 대강을 5언4구의 30개 송으로 정리하여 식(識)의 변이(變異)와 심소(心所)의 작용을 구체화함으로써 유식상(唯識相)과 유식성(唯識性), 그리고 수행증과(修行證果)를 총 120구(句)의 단문으로 집약하여 학문으로서 체계화하여 유식학파를 형성하였다.
유식 30송은 이미 개요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무착 보살이 초안하고 그 아우인 세친 보살(世親 : 320∼400년 경)이 완성한 것으로서 무아(無我) 무법(無法)이요, 오직 유심(唯心)임을 밝혀 주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체계화한 불교사상의 핵심이라 하겠다.
유식의 대강을 5언 4구의 30개 송(頌)으로 정리한 유식 30송은 마음의 변화와 마음자리(心所)를 압축하여 설명하고 마음의 상태(相)와 마음의 바탕(性) 그리고 수행으로써 성불에 이르게 하는 수행증과(果)를 밝힘으로써 인간은 후천적 노력에 의하여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행방법을 제시한 수행정로라 하겠다.
제 1 송
由假說我法 有種種相轉
彼依識所變 此能變唯三
(유식은) 아(我)와 법(法)을 가설함으로 말미암아 가지가지 현상계가 변화하는 이치를 설명한 것이다. 저 (가지가지 현상계)는 의식에 의해 변하고 이 변화의 주체(能變)는 오직 셋[심(心), 의(意), 식(識)]이 있을 뿐이다.
이 유식은 부처님께서 오직 마음이 있을 뿐 무아(無我) 무법(無法)임을 설해 주신 이치를 요약해서 체계화한 것이다. 또 현상계의 모든 모습이 변화하는 이치를 아(我)와 법(法)을 가설하여 설명하고, 변하는 바 현상계의 모든 것은 의식(마음)의 작용에 의한 것이고 의식은 심·의·식 삼식(三識)뿐임을 밝혔다. 삼식은 아뢰야식(阿賴耶識), 말나식(末那識), 의식(意識)이다.
이 첫 송(一頌)에서는 아(我)와 법(法)은 가설일 뿐 무아·무법임을 밝히고 당초에 무아·무법이나 아법(我法)을 가설함으로 현상계의 모든 법이 변화함을 알게 했다. 이는 실상(實相)은 변하지 않음을 깨우쳐준 송(頌)으로서 아(我)와 법(法)을 비롯한 일체만법(一切萬法)은 마음에 의해 변한다는 사실을 알게 하였다.
가설(假說) : 가설은 부처님께서 49년 동안 설하신 법문을 말한다. 진리(眞理)는 불언불설(不言不說)이기 때문에 현상계의 아(我)와 법(法)은 진설(眞說)할 수가 없으므로 가설이라 한 것이다.
아법(我法) : 일체만법(一切萬法)을 인식하고 분별하는 주체를 아(我)라 하고 나로부터 인식되어진 일체만법을 법(法)이라 한다. 아(我)에는 주재하는 아(我)와 상주하는 아(我)와 일체에 충만한 아(我)의 세 가지 뜻이 있으니, 주재하는 아(我)는 주도적으로 지배하고 소유하고 분별하는 주체 곧 나라고 하는 나를 뜻하고, 상주(常住)하는 아(我)는 끊임없는 윤회를 반복하면서도 멸하지 않고 영원히 존재하는 나를 뜻하고, 일체에 충만한 아(我)는 법계(法界)로 더불어 하나이며 항구불변(恒久不變)하는 아(我)를 뜻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아(我)는 천지(天地)에 있어 천지를 주재하고 나에게 있어 나를 주재하는 아(我), 영원하여 상주불변하는 아(我), 법계로 더불어 하나인 법계일신(法界一身)의 아(我)인 진아(眞我)를 말한다.
법은 일체사물의 존재는 일정한 법칙 또는 궤범(軌範)에 의해 존폐(存廢)하므로 이를 법이라 한다. 법에는 일체만물의 법과 세간법(世間法)과 출세간법(出世間法) 등의 법이 있고 법률과 사상 등도 모두 법이라 할 수 있다.
종종상(種種相) : 종종상은 과거, 현재, 미래의 가지가지 모습, 시작도 끝도 없이 거듭 존재하는 나의 실상(實相)과 일체만법이 상대적인 인과 법칙에 의해서 존재하는 갖가지 상태를 말한다.
피(彼) : 피(彼)는 대명사로서 위의 종종상전(種種相轉)을 의미한다.
식(識) : 식(識)은 8식(八識)을 말한다. 8식을 요약하여 3식(三識)이라 한다. 8식에 탐진치가 없으면 지인(智人)이 되고 탐진치가 있으면 범부(凡夫)라 한다. 사람은 누구나 8식이 있으나 지우(智愚)의 차별과 부귀빈천의 차별이 있는 것은 모두가 마음(意識)에 의해서이다. 마음에 의해 일체만물의 명(命)이 다르고 고하장단(高下長短)의 차별이 있는 것을 업연(業緣)의 소치라 하고 업연(業緣)이 곧 마음에 의해 지어지기 때문에 일체만법이 의식소변(依識所變)이라 한 것이다.
능변(能變) : 능변은 변화의 주체를 말한 것으로 일체만물이 변천하고 인간의 운명을 주도하는 실체이니 곧 주관적인 의식을 말한다.
유삼(唯三) : 삼(三)은 삼식(三識)을 말한 것으로 심(心: 阿賴耶識), 의(意: 末那識), 식(識: 六識)을 말한다. 나를 주재하는 것이 곧 이 삼식(三識)이요, 우주만법을 주재하는 것이 다른 무엇도 아닌 오직 이 마음뿐임을 말한 것이다.
제 2 송
謂異熟思量 及了別境識
初阿賴耶識 異熟一切種
일송(一頌)에서 유삼(唯三)이라 말한 3식(三識)은 이숙(異熟)과 사량(思量)과 요별경식(了別境識)이다. 처음은 아뢰야식이며 이숙(異熟)이며 일체종식(一切種識)이다.
이 송(頌)은 1송(頌)의 능변유삼(能變唯三)을 밝힌 것으로 제8 이숙식(第八異熟識), 제7 사량식(第七思量識), 제6 요별경식(第六了別境識) 등을 말한 것이다. 3식(三識) 가운데 첫째는 아뢰야식이니 이를 이숙식(異熟識) 또는 일체종자식(一切種子識)이라고도 한다. 이 송에서는 3식의 명칭을 세워서 3식의 공능(功能)을 설명하고 제8 아뢰야식의 별칭(別稱)을 세워서 능변(能變)의 주체가 곧 마음임을 밝혔다.
이숙(異熟) : 이숙(異熟)은 제8 아뢰야식의 다른 이름으로 선악(善惡)의 인(因)을 함장(含藏)하기 때문에 종자라 하고 선악의 인(因)에 의해서 받는 과보가 다르기 때문에 이숙(異熟)이라 한 것이다. 이숙(異熟)에는 세 가지 뜻이 있으니 변이이숙(變異而熟), 이류이숙(異類而熟), 이시이숙(異時而熟) 등이다.
변이이숙(變異而熟)은 인(因)이 변하여 과(果)가 되어 성숙됨으로 변이이숙이라 하고, 이류이숙(異類而熟)은 인과가 같지 않음을 말한 것으로 선악의 원인이 무지(無智) 또는 대지(大智)로 바뀌어 성숙되므로 이류이숙(異類而熟)이라 하고, 이시이숙(異時而熟)은 인과가 동시(同時)가 아님을 말한 것으로 금생의 인(因)이 일·이생(一·二生) 또는 몇 천 생을 지나 과를 받는 것을 말한다.
사량(思量) : 사량은 제7말나식을 말한 것으로 항상 쉬지 않고 살피고 사량하고 계교(計較)하며 아애(我愛)를 집착한다. 이 7식은 8식의 인(因)을 의지하며 육근의식(六根意識)의 분별을 주도하는 중간의식(中間意識)의 역할을 한다.
요별경식(了別境識) : 요별경(了別境)은 제6식(第六識)을 말한 것으로 안·이·비·설·신·의 등의 감각기관이 눈은 보고 귀는 듣는 것처럼 각기 각각의 경계를 요별(了別)하기 때문에 요별경식(了別境識)이라 한다.
1송에서는 아뢰야식, 말나식, 육식의 총칭만을 말하고 여기에서는 3식의 역할 한계를 설명했다.
유식에서 변이를 설명하는 것은 아뢰야식 중에 함장되어 있는 십선종자(十善種子)가 성숙하면 인간으로서 천상(天上)으로 변현(變現)되고 계율을 잘 지켜 깨끗한 종자가 성숙되면 인간세상에서도 귀족으로 변현되고, 탐·진·치(貪·瞋·痴)의 종자가 성숙되면 지옥(地獄), 아귀(餓鬼), 축생(畜生)으로 변현된다.
뿐만 아니라 아뢰야식은 종자식(種子識)이 되기 때문에 과거, 현재, 미래의 운명을 좌우하는 요체가 되고 제7 말나식과 제6 의식은 금생의 운명에서는 끊임없이 반복하여 역할을 하지만 내세로 연결되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말나식(末那識)과 제6 의식은 아뢰야식의 종자를 훈습(熏習)하여 업인(業因)을 함장케 하므로 육근의 감각기관과 의식 7식의 사량분별의 식(識)이 선(善)을 행하여 훈습한다면 악업의 과보로 빈천의 보(報)를 받는 중생이라 할지라도 선업의 인(因)이 되므로 아뢰야식을 변이하는 식이라 한다.
아뢰야식(阿賴耶識) : 아뢰야식은 8식이니 이숙(異熟)이라 하고 종자식이라 한다. 이를 무몰식(無沒識)이라고도 하는 것은 아뢰야식이 함장하고 있는 종자는 생사윤회에 유전(流轉)하면서도 멸몰(滅沒)되지 않기 때문이며 축장된 인은 과로 변하여 나타나기 때문에 이숙식이라 하며, 오관(五觀)·육식(六識)·칠식(七識)·선악(善惡) 등 모든 심식(心識)의 주처(住處)가 되므로 함장식이라 한다.
-이글은 월간 '불광'지에 연재 된 혜거스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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