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스크랩] 간경수행이란 무엇인가

수선님 2018. 8. 5. 12:58

 

간경수행이란 무엇인가

 

 

“마음의 눈으로 부처님 말씀 꿰뚫다”

 

이른 아침 산사에서 들려오는 스님들의 경 읽는 소리, 법당에 오롯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경을 읽어가는 신도님들의 밝고 청명한 모습, 그렇게 경전 속의 부처님 말씀 사자후되어 마음속을 울리는 정경. 그 소리, 그 말씀이 마음을 밝히고 세상을 밝히고 어둠을 밝힌다. 누구나 한번쯤 사찰에 들어가 경내에 울려퍼지는 스님들의 독경소리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소리가 귀에 닿는 순간 겸허한 마음이 피어나고 가슴 한켠에 훈훈한 기운이 올라오기도 한다. 마음을 비우고 부처님의 말씀을 가슴으로 새기면서 나를 되돌아보고 삶을 되짚어보기도 한다.

 

간경(看經), 그것은 경을 본다는 의미다. 그냥 눈으로 스치면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깊이 꿰뚫어 본다. 그렇게 마음의 눈으로 보면서 읽는다. 마음의 눈으로 보고 자신을 뒤돌아 보며 부처님처럼 자기를 다스려 나가기 때문에 간경은 수행으로 자리 잡는다.

 

간경 수행은 부처님의 말씀을 몸과 마음으로 깊이 받아들이고 느껴 우리들의 삶을 부처님의 삶으로 전환시켜 내 마음의 본성을 밝히고 깨닫게 되는 중요한 전통적인 수행법이다. 다시 말해서 간경 수행은 부처님이 설하신 경전을 독송함으로써 그 경전의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어, 나의 살과 피, 호흡과 걸음걸이, 마음과 말과 행동이 부처님처럼 되는 것이다. 그러게 되니 마음이 맑아져 업장이 소멸되고 병고의 고통에서도 해방된다.

 

 

경전 읽으며 본성 깨달아

업장 소멸…경계 밝아져

 

경전을 읽음으로써 그 뜻이 마음속에 드러나, 그 마음을 밝히게 된다. 이것을 경전을 펴서 마음을 본다하여 피경조심(披經照心)이라 한다. 그 결과 부처님 말씀과 내 마음이 상통해 서로 어우러져 마음이 밝아지면 경계도 함께 밝아진다. 이렇게 부처님 말씀이 마음속으로 드러나고 그것을 실천할 때만이 그 경전의 가르침이 생생하게 살아나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특히 경전의 말씀이 내 몸과 마음에 오롯이 새겨지면 그 경전 구절을 망각하지 않고 마음속에 오래 간직하게 된다. 그렇게 마음속에 간직되어 있으니 언제라도 때와 장소에 맞게 찾아 쓸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간경 수행을 통해 외운 경전 구절은 잘 잊혀지지 않는다. 반면에 학술상, 지식으로 경전을 공부하면 그 구절을 쉽게 잊고 만다. 간경을 통한 독경은 단순한 암기가 아닌 것이다. 경전 구절이 마음속에 새겨져야 그것이 자연스럽게 입에서 흘러나온다. 입에서 흘러나오는 그 소리, 마음에서 울리는 그 소리를 듣고 자신을 돌아보고 조고각하(照考脚下)한다.

 

또한 부처님께서 경전으로서, 말과 글로서 방편문을 펼쳐 보였으니, 그 경전 내용에서 진실상(眞實相)을 찾아내는데 간경의 목적이 있다. 진실상은 부처님의 참 말씀이다. 그렇게 진실한 모습, 세상과 인생이 참다운 모습을 찾게 되면 부처님 말씀이, 지식이 지혜로 승화되기 마련이다. 법요집을 보면 “간경자(看經者) 혜안통투(慧眼通透)”라는 말이 나온다. 간경행자가 지혜의 눈이 밝아지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아니 간경을 하게 되면 지혜의 눈이 밝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지혜로 무명을 타파하게 되는 것이다. 업장을 녹여 깨달음을 향해 나가

 

]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경전의 말씀이 지혜로 승화되어 몸과 마음에 그대로 녹아들게 되면 그 경전의 말씀을 언제라도 자유롭게 꺼내 쓸 수 있으며 그 가르침대로 행하게 된다.

또한 경전은 중생심을 벗고 불성을 드러내는 길잡이로서 나침반이자 기준 역할을 한다. 다른 모든 수행의 옳고 그름은 이 경전이나 어록의 가르침에 근거하여 그 기준점을 삼아야 한다. 따라서 어떤 수행이든 수행에 들어서기 앞서 부처님 가르침을 마음에 깊게 담아 둠으로써 수행 길을 옳게 이끌어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간경은 수행이 외도나 신비주의에 빠지는 것을 잡아주게 된다. 경전이나 어록에서 일러준 대로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들은 경전을 통해 불법을 배운다. 불교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경전을 읽어야 하는 것이다. 경전뿐만 아니라 경전 말씀을 해설해 놓은 다양한 불서들을 읽어 마음의 눈을 밝혀야 한다. 

 조계종 포교연구실

 

[불교신문 2360호/ 9월15일자]

출처 : 미주현대불교
글쓴이 : 파란연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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