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 수행의 조건과 목적 |
“正見으로 바른 법 잡아야”
간경 수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경전을 보고 부처님 가르침으로 마음을 밝혀 깨닫는데 있다. 물론 간경은 부처님 말씀을 올바로 파악하는데 그 일차적인 목적이 있지만, 부처님 말씀이 지식으로 작용하면 알음알이로 변해 마음을 한쪽으로 굳어져 양변에 떨어지기 십상이다. 아울러 문자반야에 마음이 걸려 그 문자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으며 마음을 밝히는 길과는 요원해진다. 그래서 서산대사는 휴정은 <선가귀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경을 보되 자기의 마음속을 향하여 공부를 지어가지 않으면, 비록 만 권의 장경을 다 보았다 하더라도 아무런 이익이 없으리라.”
그런데 마음의 지혜를 얻는 일차적인 조건은 정견이 동반되어야 한다는데 있다. 아무 의미도 모르고 경전을 외운다면, 그것은 정견과는 거리가 멀며 간경수행의 범주에 들어갈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증일아함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든 경전을 두루 읽고 외우고 익히되, 그 이치를 관찰하고 그 법을 순종하여 마침내 어기거나 빠뜨림이 없으면 그는 그 인연으로 말미암아 차츰 열반에 이르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바른 법을 잡았기 때문이다.”
금강경 수천讀 외운들 집착하면 아상만 쌓여 사실 아무리 <금강경>을 1천독을 하고 3천독을 해도, 그 뜻을 생각하지 않고 외우는데 골몰하여 집착한다면 정견이 확보되지 않고 바른 법을 모르니 아상만 쌓일 뿐이다. 지혜가 밝아져 아상이 끊어지지 않으면 간경 수행으로서의 효과는 별무소득일 것이다.
따라서 간경 수행은 경전에 대한 바른 이해로 정견(正見)을 갖추고 집중적인 독송을 통하여 간경 삼매인 정정(正定)에 이르러야 하며, 이러한 삼매의 상태에서 마음의 지혜로의 빛인 정지(正智)를 얻어야 한다. 간경은 독경(讀經), 독송(讀誦) 혹은 독경(讀經), 전경(轉經), 풍경(諷經) 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린다. 흔히 독경을 의미도 모르고 입으로만 송한다 하여 간경과는 별개의 영역으로 취급하기도 하나, 이러한 독경의 형태는 잘못된 것이다. 독경 역시 소리를 내어 경전을 외우긴 하지만 그 의미를 알면서 경전을 보고 그 의미를 간하여 내 것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서 경전을 마음속으로 읽는 것을 심독(心讀)이라 하고, 몸으로써 경전 내용을 실천하는 것을 신독(身讀)이라 했다.
전경은 경전을 마음 속 깊이 굴린다는 의미이니 경전의 말씀이 내 안에서 살아 있지 않으면 그것은 간경이 아니다. 이와 관련하여 <육조단경(六祖壇經)>에서는 전경(轉經)을 일러 말하길, 경전을 독송하되 경전의 내용을 알아차리고 깨달아 부처님의 지견을 내는 것이라 했다. 이해 반해 문장이나 문자에 끌려 중생의 미혹한 지견으로 해석하는 것을 경전(經轉)이라 하였다. 이것은 경전 말씀이 마음속에 살아 있게 되면, 경전의 문자나 지식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그 경전에서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의미, 참 생명이 빛을 발하여 내가 움직이는 이 자리에서 법이 구현된다는 의미다. 즉 내가 법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법이 나를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이르면 간경은 간경선(看經禪)으로의 역할을 한다. 즉 간경 수행 역시 삼매에 들어 자신을 밝히고 마음을 밝히는데 그 궁극적인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종경록>에서는 말한다.
“혹 간경을 행하거나 법을 들을 때 하나하나를 자기에게 귀결시키지 않고 단지 문구의 관념만 좇아 몸을 움직이니, 이는 손가락을 보고 달이라 생각함과 같다. 이 사람은 자성을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교(敎)의 문자 또한 분별할 수 없다.”
풍경이란 경전을 안보고 외우거나 노래한다는 뜻이니 독경의 형태가 외우는 데까지 나아가고 그것이 곡조를 타 노래가 된다면 마음을 울리는 훌륭한 간경법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풍경 역시 경전을 노래하는 그것이 마음의 노래가 될 때 이상적이다. 마음의 노래가 곧바로 게송이 되고, 게송이 마음이 노래가 될 때, 우리는 그 노래에 비추어 자신을 보고, 자신의 발걸음을 보게 될 것이다. 조계종 포교연구실
[불교신문 2362호/ 9월22일자] 2007-09-19 오후 2:52:43 / 송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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