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장산스님

[스크랩] 입법계품(入法界品)(4)

수선님 2018. 8. 1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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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계품(入法界品)▣

♧ 십회향선지식(十廻向善知識)

 

22. 광대국(廣大國)의 육향( 香) 장자

제1 구호일체중생이중생상회향선지식(救護一切衆生離衆生相廻向善知識)

육향 장자를 뵙고 법을 묻다

경문 그 때 선재 동자가 선지식의 가르침으로 인하여 몸과목숨도 돌보지 않고 재물에도 집착하지 않고 여러 사람들을 좋아하지도 않고 오욕을 탐하지도 않고 권속을 그리워하지도 않고 왕의 지위를 소중히 하지도 않았다. 오직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불국토를 깨끗이 하고,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법의 참된 성품을 알고, 모든 보살의 공덕 바다를 닦아 모으고, 모든 공덕을 닦아 행하여 물러나지 않고, 큰 서원으로 보살행을 닦고, 모든 부처님 도량에 모인 대중 속에 들어가서, 한 삼매의 문에 들어가서 모든 삼매의 문을 자재하고, 모든 지혜광명을 얻어서 부처님의 법장(法藏)을 보호하고 유지하기를 원하였다.

육향 장자의 설법을 듣다

  육향 장자는 말하였다. "선재 선재라. 그대는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도다. 선남자여, 나는 모든 향을 잘 분별하여 알며, 나는 모든 향을 조화롭게 만드는 법을 아나니 이른바 모든 향, 사르는 향, 바르는 향, 가루 향, 나는 이런 향이 나는 곳도 아느니라. 또한 하늘 향, 병을 낳게 하는 향, 나쁜 짓을 끊는 향, 환희한 마음을 내는 향, 번뇌를 늘게 하는 향, 번뇌를 없애는 향, 함이 있는 법에 애착을 내는 향, 함이 있는 법에 싫은 마음을 내게 하는 향, 모든 교만함과 방일함을 함께 버리는 향, 마음을 내어 염불하는 향, 법문을 들을 때 내는 향, 성인이 받아쓰는 향, 모든 보살의 차별하는 향, 모든 보살들의 지위의 향을 다 아느니라.

  선남자여, 인간 세상에 향이 있는데 이름은 상장(象藏)이요, 용이 싸울 적에 생기며, 한 개만 살라도 큰 향구름을 일으키어 온 세계를 덮으며, 이레 동안 가는 향비를 내리느니라. 또한 몸에 닿으면 몸이 금빛이 되고 의복이나 궁전이나 누각에 닿아도 금빛으로 변하며, 바람에 날려 궁전에 들어가면 그 향기를 맡은 중생은 이레 동안 밤과 낮으로 환희한 마음이 나고 몸과 마음이 쾌락하여 지며 몸에 병이 침노하지 못하니 근심이 없어지고 인자한 마음으로 서로 대하고 청정하거든 그것을 알고 법을 말하여 그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내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아나바달다 못에서 침수향(沈水香)이 나는데 이름은 연화장(蓮華藏)이라. 그 향 한 개 삼씨만큼만 태워도 향기가 염부제까지 풍기며 중생이 맡으면 모든 죄가 다 여의어 청정해 지느니라. 선남자여, 설산에 향이 있으니 이름은 아로나니라. 또 선남자여, 나찰 세계에 향이 있으니 이름이 해장(海藏)이라. 전륜성왕이 사용하는데 한 개만 피워도 네 가지 군대가 다 허공에 날으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향을 화합하는 법을 알거니와 보살 마하살들이 모든 나쁜 버릇을 여의어 세상 탐욕에 물들지 않게 함이니라."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큰 성이 있으니 이름은 누각이요거기 뱃사공이 있으니 이름이 바시라(婆施羅)라 하느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도를 닦는가를 물어라."

  선재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을 하고 한량없이 앙모하면서 하직하였다.

23. 누각성(樓閣城)의 바시라 선사(婆施羅船師)를 뵙고 법을 묻다

 경해

제 2에 바시라는 불괴회향(不壞廻向)에 듦이라. 기불괴회향(寄不壞廻向)이란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얻어서 천종(天縱) 선근으로 회향할새 고로 이름이 불괴(不壞)가 된다 하였다. 바시라는 우리말로 자재(自在)이니 이르되 불법해(佛法海)에 이미 잘 통달하며, 생사의 바다에 이미 잘 통달하며, 능히 잘 운전하여 이르며, 일체 믿음을 깊이 믿어 무너지지 아니할새 고로 이름이 자재(自在)라. 재루각성(在樓閣城)이라는 것은 회향을 말미암아 보림으로 하여금 전전(轉轉)히 다시 증장케 하여 지비(智悲)가 상의(相依)해서 뛰어난 연고라.

<합론 제 101권 37, 합론 통권 18, 7p>

길을 살피면서 선지식을 생각하다

경문 이 때 선재 동자가 누각성을 향하면서 길을 살피니 깅리 높고 낮음을 보며, 길이 평탄하고 허 준함을 보며, 길이 깨끗하고 더러움을 보며, 길이 곧고 굽음을 보며, 점점 나아가면서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내가 마땅히 저 선지식을 친근하리니 보살의 수행함을 성취할 원인이라. 중생의 거둬주는 도를 수행함이며, 장애가 없는 도를 수행함이며, 중생의 교만함을 여의게 하는 수행함이며, 모든 중생이 여러 가지 소견을 버리게 하고 도를 수행함을 성취하게 함이란 원인이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바시라의 설법

  뱃사공이 말하였다.

  "착한 이여, 착한이여, 그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고, 이제 또 큰 지혜를 내어 모든 생사의 괴로움을 끊는 인(因)과 온갖 지혜의 보배섬에 가는 인과 무너지지 않는 대승과 이승(二乘)들이 생사를 두려워하고 고요한 삼매의 소용돌이에 머무름을 멀리 여의는 서원의 수레를 타고 모든 곳에 두루하는 보살행을 수행함이라. 선남자여, 온갖 지혜의 바다에 빨리 들어가는 청정한 도의 인연을 묻는구나."

중생을 이익케 하다

  "선남자여, 나는 이 성(城)의 바닷가에 있으면서 보살의 크게 가엾이 여기는 당기(幢旗)의 행을 깨끗하게 닦았노라. 서남자여, 나는 빈궁한 중생들을 보고 그들을 이익케 하려고 여러 가지 고행을 닦으며, 그들의 소원을 모두 만족케 하는데 먼저 세상의 물건을 주어 마음을 채우고, 다시 법의 재물을 보시하여 환희케 함이라."

바다에 대한 모든 것과 일월성신을 알다

  "또한 소용돌이치는 데, 얕은 데, 파도가 멀고 가까운 것과 물빛이 좋고 나쁜 것들이 여러 가지로 같지 아니함을 알며, 일월성신이 돌아가는 이치는 밤과, 낮과, 새벽과, 신시(辰時) 때와 시각과 누수가 늦고 빠름을 잘 분별함을 알고, 배의 철물과 나무가 견고하고 굳고 연한 것과 바람이 많고 적음과 순하고 거슬림을 잘 알며, 편안하고 위태로운 것을 분명하게 알고 갈 만하면 가고 못 갈 만하면 안 가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런 지혜를 성취하여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노라."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성이 있으니 이름이 가락(可樂)이요, 거기에 장자가 있으니 이름은 무상승(無上勝)이라. 그대는 거기에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조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어라."

  그 때 선재 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을 하고 앙모하며 슬프게 울며 선지식을 만날 것을 싫어하지 않고 하직하였다.

24. 가락성(可樂城)의 무상승 장자(無上勝長子)

무상승 장자를 뵙고 법을 묻다

  이 때 선재 동자는 크게 인자함으로 복덕과 지혜를 갖추었으며, 걸림없는 서원이 법계에 가득하며, 지혜의 성에 들어가서 이렇게 보살의 도를 구하면서 점점 앞으로 나아가 그 성에 이르렀다.

무상승 장자

  무상승 장자가 그 성의 동쪽에 크게 장엄한 당기 근심 없는 숲 속에 있는데, 한량없는 상인들과 백천 거사들이 둘러쌌으며, 인간의 갖가지 일을 끊어 버리고 법을 말하여 그들의 모든 교만을 뽑아 주고 나와 나의 것을 여의게 하며, 보살의 바른 법에 머물러 보살의 욕망을 늘게 하고 있었다.

보살도를 닦는 법을 묻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선재입니다. 저는 일심으로 보살의 행을 구하고 있습니다.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닦습니까. 모든 여래의 신통한 힘을 능히 알며 모든 여래의 지혜를 능히 얻겠나이까?"

무상승 장자의 설법

  그 때 장자는 선재에게 말하였다.

  "좋다. 좋다. 선남자여, 그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이미 내었구나. 선남자여, 나는 모든 곳에 이르는 보살의 행하는 문과 의지함이 없고 지음이 없는 신통한 힘을 성취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 삼천대천 세계의 욕심 세계에 사는 모든 중생으로 이른바 모든 삼십삼천, 모든 수야마천, 모든 도솔타천, 모든 선변화천(善變化天), 모든 타화자재천, 모든 마의 하늘과, 그 외에 모든 하늘, 용, 야차, 나찰, 구반다,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사람과 사람 아닌 이의 마을과 성중과 도시의 모든 곳에 있는 중생들에게 법을 말하노라. 그들에게 갖가지 언론을 분별하여 환희심을 내고 점점 성숙하여 외도를 따라서 훌륭한 지혜를 말하며 모든 소견을 끊고 불법에 들어오게 함이니라."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수나(輸那)요, 그 나라에 성이 잇으니 이름이 가릉가(迦陵迦)숲이요, 거기 비구가 있으니 이름이 사자빈신(獅子頻伸)이니라. 그대는 거기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하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어라."

  선재 동자는 그의 발에 절을 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며 하직하고 물러갔다.

♧진아(眞我), 그것은 지복(至福)이다

  진아(眞我) Self, 참 나, 그것은 무엇인가? 그는 지복(至福) 그 자체입니다. 참 나와 복(福)이라는 자체는 둘이 아니라 그것은 곧 나이며, 그것은 절대이며, 그것은 또한 지극한 복이라는 말입니다. 왜 그런가? 어떻게 나라는 그 자신을 알 수 있단 말인가? 지극한 복이 아니면 이 세상에 태어날 수도 없을 뿐더러 그런 세상이 주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지복이란, 나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행복한 존재이기 때문에 지복이 됩니다. '진아'는 땅을 밟고 서있는 당당한 존재가 아닌가. 생각해 보세요. 이 세상에 오뚝 선 그 당당한 모습 얼마나 장한 일입니까? 그러기에 지복(至福) 그 자체입니다.

  나는 만물과 둘이 아니며, 천하와 동체이고, 유일무이한 하나이며, 실체의 근원이며, 변화무쌍한 화신(化身)이며, 그러면서도 본질을 떠나지 않고, 항상 왕래자재(往來自在)합니다. 나는 또 만 가지를 체험하나 그 하나를 떠나지 않습니다. 나를 떠나 있으나 각성(覺性) 할 수 있는 존재, 그는 언제나 하지 못하는 것이 없습니다. 나는 본체를 떠나서 이제 온갖 것으로 화현됩니다. 참나는 보이지 않는 주체(主體)이고, 현신(現身)은 주체(主體)를 떠나지 않고 온갖 만복(萬福)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여기에서 진아 즉 참 나는 지복(至福)이라 하였습니다. 즉 'Self realization 깨달음'입니다. 깨달음과 지복(至福)이 따로 있을 수가 없음을 말한 것입니다.

♧예배 대상으로의 불(佛)

  부처님은 그 뜻을 두 가지로 해석하고자 합니다. 그 첫째는 신앙의 대상인 불(佛)입니다. 신앙(信仰)이란 우리들이 기도하면서 우리들이 무엇을 기도하는 곳(곳이란 장소가 아닌 기도를 받는 존재를 말합니다. 기도같은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그 곳'에서 우리들은 응공(應供)합니다. 물론 응공(應供)도 부처님의 다른 이름입니다만 응당히 공양할 만한 부처님, 그러나 형상을 만들어 모시었고 그 형상은 형상 아닌 실체적 존재로 생각되는 '님'이라고 규정짓고 출가 이중과 재가 이중〔四部大衆〕이 기도를 하는데 불(佛)의 존재를 그리워한 나머지 불상(佛像)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신(神)을 그리워한 나머지 신(神)의 형상(形象)을 만들어 모시었다고 보면 됩니다. 회교에서는 '알라'라는 신을 만들면 알라를 훼손한다고 못 만들게 하는 것이 회교의 생각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십자가가 곧 그들의 신(神)의 형상(形象)이라고 보면 됩니다. 법당이나 도량에 조상(造像)하여 모셔져 있는 부처님은 우리 중생들이 부처님을 보고 싶은 나머지 그리워하는 사랑의 마음으로 표현된 것이 불상(佛像)입니다. 그리고 실제 석가모니불이 이 사바세계에 오셨던 분이므로 어떠한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즉 부처님은 우리 곁에 와계신다는 근원사상(根源思想)에 둔 근본정신(根本精神)입니다.

  그러므로 불교도들은 이것에 조금도 거부감을 갖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온 세계의 모든 불교 국가는 이와 같은 불상 조성에 관하여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 나라에서 불상을 우상이라 하는 이들이 있는 것은 이질적 종교 집단의 몰이해(沒理解)에서 오는 무지(無知)의 소치(所致)일 뿐입니다.

♧진리로서의 불(佛)

  진리로서의 부처님은 '법(法)'입니다. 법이라는 것은 과거 무량 세의 끝없는 시간으로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미래세의 끝없는 시간까지 오직 이 한 '법(法)'뿐입니다. 그 법은 절대로 변치 아니하며, 생기는 것도 죽는(滅) 것도 없어지는(滅) 것도 아닙니다. 생(生)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멸(滅)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 법은 모양을 볼 수가 없으며 모양을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크기로 말하면 우주 전체에 걸쳐 있고, 작기로 하면 겨자씨에 들어가고도 겨자씨가 텅 비어 있을 정도입니다.

  그 '법(法)'은 모양이 정해진 것이 없어서 어떻다고 할 수가 없어서 옛 조사가 말하기를 대(大)라 하고, 방(方)이라 하고, 광(廣)이라 했으며, 그 색깔이 없어서 무엇이라고 이름 지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 법은 통하지 않는 곳이 없어서 사람이나 동물이나 미물이나 식물이나 땅이나 돌멩이나 흙이나 물이나 어디에고 다 그 처소에 즉(卽)해 있으며, 해나 달이나 별들이나 허공이나 모든 곳에 즉(卽)해 있으며, 그 전체로 몸(體)을 삼습니다.

  법은 새봄에 돋아나는 작은 풀잎에서도 찾을 수 있고, 무장다리 꽃으로 날아가는 노랑 나비에서도 그 법(法)은 찾아집니다. 물론 가을 하늘에 떠있는 구름에서도 그 법(法)은 찾아질 수가 있으며, 하늘을 나는 금속성 비행기의 엔진에서도 그 법(法)은 찾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한 법을 진리(眞理)라고 합니다. 그러한 진리는 위대하신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이라는 이름으로 부처님이 되십니다. 그 부처님은 진리의 당체(當體)이며 모든 만물의 어버이가 됩니다.

⊙ 합론

  큼이여, 진계(眞界)의 만법(萬法)이 비로소 자양되고 공(空)과 유(有)를 포함하되 그 상(相)이 끊어지며, 언어의 세계에 들어서는 자취가 없는지라. 묘유(妙有)가 이를 얻어 유(有)가 아니며, 진공(眞空)이 이로 말미암아 공(空)이 아니며, 생멸(生滅)이 이를 얻어 떳떳하고, 연기(緣起)가 이로 하여 밝게 비침이라. 우리 부처님이 이를 얻으사 묘(妙)히 깨달음에 나아가 확연(廓然)히 티끌세계를 깨끗이 하시니, 만화(萬化)의 땅에 고요히 일허(一虛) 가운데 움직여 모두 씀이라. 실상의 몸과 찰해(刹海)를 융섭(融攝)해서 서로 합하여 음성과 빛으로 유통(流通)하고 멀리 비추었도다. 아황(我皇)이 이를 얻으사 허극(虛極)을 신령스러이 거울하여, 태화(太和)를 보전하고 성문(聖文)이 백왕(百王)을 엄폐(掩蔽)하고 순풍이 만국(萬國)에 부는지라. 그윽이 교화함을 깨달음으로써 펼치며, 천진(天眞)을 성정(性情)으로 드리우다.

25. 가릉림성(伽陵林城)의 사자빈신 비구니(獅子頻伸比丘尼)

일광(日光)동산의 갖가지 장엄(莊嚴)을 보다

경문  그 때 선재 동자가 점점 다니다가 그 나라에 이르러 이 비구니를 두루 찾았다. 한량없는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 비구니는 승광왕(勝光王)이 보시한 일광 동산에서 법을 설하여 한량없는 주ㅇ생을 이익케 한다."고 하였다.

  선재 동자는 그 동산을 두루 살펴 보았다. 그 동산에는 큰 나무가 있으니 이름이 만월(彎月)이요, 형상은 마치 누각과 같앗다. 하늘 풍류나무와 향기가 나는 향나무가 있으니 그 아래에는 팔 공덕수가 가득하고 우발라꽃, 파두마꽃, 분다리꽃 등이 항량없이 피었다.

사자빈신 비구니

  이 때 선재 동자는 사자빈신 비구니가 모든 보배나무 아래 놓인 사자좌에 앉아 있음을 보았다. 몸매가 단정하고 위의가 고요하여 여러 감관이 조화로웠다.

사자빈신 비구니가 설법을 하다

  낱낱 사자좌에 모인 대중이 같지 아니하고 법문도 같지 아니하였다. 범천의무리들이 둘러 압ㅈ았는데 애락범천왕이 우두머리가 되엇다. 또한 어떤 자리는 선변화천의 천자. 천녀들이 둘러 앉았는데 선변천왕이 우두머리가 되고, 이 비구니가 설법하는 자리를 장엄하였다. 또 어떤 자리는 성문승들이 좋아하는 중생들이 둘러 앉아 있고, 또 어떤 자리는 대승을 믿고 좋아하는 중생들이 둘러 앉아 잇고, 어떤 자리는 제4지 보살들이 둘러 앉아 있고, 어떤 자리는 제5지 보살들이 둘러 앉아 있고, 비구니가 법문을 하는데 묘한 꽃갈무리를 하였다.

  어떤 자리는 제6지 보살과, 제7지 보살과, 제8지 보살과, 제9지 보살과, 제 10지 보살들이 둘러 앉아 있고, 금강저를 든 신장들이 둘러 앉아 있는데 이 비구니가 법문을 하는데 법문은 금강 지혜의 나라연 장엄이었다. 사자빈신 비구니는 열 반야바라밀문을 머리로 삼아 백만 반야바라밀다에 들어 갔으며, 거기 모인 일광 동산의 보살들은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한 이들이다.

지혜를 성취하는 해탈을 이루다

  "선남자여, 나는 온갖 지혜를 성취하는 해탈을 얻었노라."

  "거룩한 이시여, 무슨 까닭으로 온갖 지혜를 성취한다 하오니까?"

  "선남자여, 이 지혜의 광명은 잠깐 동안에도 성취하여 모든 세상의 법을 비춤이라."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남쪽에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험난이요, 그 나라에 보장엄(寶莊嚴)성이 있고, 그 성 중에 여인이 있으니 이름은 바수밀다(婆須密多)라 하느니라."

  이 때 선재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을 하고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 나왔다.

26. 험난국(險難國)의 바수밀다녀(婆須密多女)

바수밀다녀를 뵙고 법을 묻다

  ①선재 동자가 지혜 광명으로 마음이 열리었다

  그 때 선재 동자가 큰 지혜 광명이 비치어 마음이 열리며 생각하고 관찰하여 법의 성품을 보고 모든 음성을 아는 다라니 문을 얻엇다. 또 한 모든 이치를 관찰하는 광명의 문을 얻엇으며, 법계에 가득한 청정한 서원을 얻었으며, 시방을 두루 비추는 광명을 얻엇다.

바수밀다녀의 집에 도착하다

  지금까지 오는 도중에 한량없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선재에게 말을 하되, "착한지라, 착한지라, 선남자여, 그대가 바수밀다녀를 찾으니 그대는 이미 광대한 이익을 얻었도다."

  선재는 이 말을 듣고 즐거웠다. 그녀의 집에 도착하여 보니 크게 훌륭하엿다.

바수밀다녀의 용모

  이 때 선재 동자가 그 여인을 보았다. 용모는 단정하고 모습이 원만하여 살갗은 금빛이요, 눈매와 머리카락이 검푸르며, 욕심 세계의 사람이나 하늘사람으로도 비길 수가 없었다. 음성이 미묘하여 범천보다 뛰어나며, 모든 중생의 말을 모두 구족하여 알지 못함이 없었다.

바수밀다녀의 설법

  ①탐욕을 떠나 해탈을 얻다

  그는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은 탐욕의 경계를 여읨이라. 그들의 욕망을 따라 몸을 나타내노니 하늘이 나를 볼 적에 나는 천녀의 형상이 되며, 광명이 훌륭하여 비길 데 없어 사람들이 나를 볼 적에 그들의 욕망대로 나를 보게 하노라. 또한 어떤 중생이 애욕에 얽매이어서 나에게 오거든 내가 그에게 법을 말하면 그가 법을 듣고 탐욕이 없어지고, 보살의 집착 없는 삼매를 얻느니라. 어떤 중생이 나를 보면 탐욕이 없어지고, 어떤 중생이 나의 손목을 잡으면 탐욕심이 없어지고, 부처님 세계로 가는 삼매를 얻느니라.

  또 어떤 중생이 잠깐만이라도 나를 보면 탐욕이 없어지고, 또 어떤 중생이 나의 자리에 잠깐만 올라와도 탐욕이 없어지고, 또 어떤 중생이 내가 눈을 깜박이는 모습만 보아도 탐욕이 없어지고, 또 어떤 중생이 잠깐만 나를 끌어 안으면 탐욕이 없어지고, 또 어떤 중생이 잠깐만 나를 끌어 안으면 탐욕이 없어지고, 보살이 모든 중생을 거두어 주고 떠나지 않는 삼매를 얻느니라. 또 어떤 중생이 나의 입술을 한 번만 맞추더라도 탐욕이 없어지고, 보살이 이와 같이 중생의 복덕을 늘게 하는 삼매를 얻느니라."

  ②과거 고행(苦行) 여래에게서 법을 배우다

  선재 동자가 여쭈었다

  "거룩한 이시여, 어떤 착한 뿌리를 심고 무슨 복업을 닦아서 이렇게 자재하심을 얻었나이까?"

  바수밀다 여인이 대답하엿다.

  "선남자여, 지난 세상에 부처님이 나셨으니 이름이 고행이었고, 그 나라의 수도는 묘문(妙門)이었느니라. 고행 여래께서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고 수도에 오시어 성안에 드시니 성안이 갑자기 넓어지고 그 성안에 있던 모든 것이 갑자기 다 보배로 장엄하여 한량없는 광명이 비추고, 하늘 풍악이 온 세계에 가득하였느니라. 나는 그 때 한 장자의 아내였는데 이름은 선혜(善慧)였다. 그 때 부처님의 신통을 보고 깨달아 망편과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서 보배 돈으로 공양을 올리었는데 그 때 문수사리 동자가 시자가 되었다가 나에게 법을 말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였느니라."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성이 있으니 이름이 선도(善度)요, 그 성에 거사가 있는데 이름이 비슬지라( 瑟 羅)라. 그는 항상 전단좌 부처님 탑에 공양하느니라."

  그 때 선재가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앙모하면서 떠났다.

 

 

 

출처 : 대불법회
글쓴이 : 장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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