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장산스님

[스크랩] 입법계품(入法界品)(2)

수선님 2018. 8. 1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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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법계품(入法界品)(2) ▣

♧ 불퇴주선지식(不退住善知識)

9. 해조처(海潮處)의 휴사 우바이(休捨優婆夷)

휴사 우바이를 뵙고 법을 묻다

경문: 이 때 선재가 장엄 동산을 보니 여러 보배로 된 담이 둘리었는데 보배 나무는 열을 지어ㅏ 장엄을 하고, 여러 보배 나무꽃은 땅에 흐트려져 보배 향나무 꽃향기가 자욱하게 시방에 풍기고, 보배 화만 나무는 큰 보배 화만을 곳곳에 드리우고, 땅은 청정하고 그 곳에 백만 궁전이 있으니 염부단이 위에 덮이었고, 많은 궁전으로 비로자나 마니 보배가 사이사이 장엄을 하였다.

  이 때 휴사 우바이는 황금자리에 앉아서 진주 그물관을 쓰고 하늘 것보다 더 좋은 진금 팔찌를 끼고, 검푸른 머리카락을 드리우고, 마니 그물로 머리를 감싸고, 사자구(獅子口)마니 보배로 귀걸이를 하고, 여의마니 보배로 영락을 만들고, 온갖 보배 그물로 몸을 덮어 드리웠는데 백천 억 나유타 중생이 허리를 굽혀 공경하였음이라.

선재동자가 법을 묻다

  그 때 선재 동자는 장엄 동산을 들어가 살피었는데 휴사우바이가 묘좌(妙 )에 앉은 것을 보고 그 곳에 나아가 발에 절을 하고 법을 청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으나 아직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도를 이룸인지를 알지 못하옵니다. 듣자오니 거룩하신 이께서는 보살도를 잘 가르치신다 하오니 말씀하여 주소서."

휴사 우바이가 설법하다

  "선남자여, 나는 과거 연등 부처님을 모시고 범행을 닦고 공경하고 공양드리면서 법을 들었고, 그 전에는 이구(離垢)부처님에게 출가하여 도를 배우며 바른 법을 받아 지녔고, 그 전에는 묘당(妙幢)부처님에게서 배웠던 것을 기억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과거 무량세에 한량없이 태어나면서 이렇게 차례차례 삼십육 항하수의 모래 수만큼 부처님 계신 데서 섬기고 공경하고 공양하며 보살행을 닦던 일을 기억하거니와 그 전의 일은 부처님의 지혜로나 알 수 있는 일이라 나는 알지 못하노라."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바다가 있으니 그 곳에은 파랑이 이는 곳이니라. 거기에 한 나라가 있으니 나라소(那羅素)라. 거기 선인(仙人)이 있으니 이름이 비목구사 선인(毘目瞿沙仙人)이니라. 그대는 거기에서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도를 이루는지를 물으라."

  선재는 그의 발에 절을 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보리는 얻기 어렵고, 선지식은 뵙기 어렵고, 보살의 근기 얻기 어렵고, 함께 수행할 선지식을 만나기 어렵고, 착한 마음으로 방편 내기 어렵고, 온갖 방편을 증장하기 어렵고, 법의 광명 만나기가 어렵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하직하고 물러갔다.

 

10. 비목구사 선인(毘目瞿沙仙人)

비목구사 선인을 뵙고 법을 묻다

  그 때 선재 동자가 보살의 바른 가르침을 따라 생각하고, 보살의 깨끗한 행을 따라 생각하며, 보살의 복력을 증장하는 생각을 하며 다니다가 나라소 국의 비목구사 선인을 찾았다.

  선재동자는 비목구사 선인 앞에 나아가서 오체투지하고 말하였다.

  "저는 이제 선지식을 만나뵈오니 선지식께서는 온갖 지혜에 나아가는 연고이며, 선지식은 온갖 지혜의 배에 나아가는 문인 연고이며, 선지식은 온갖 지혜에 나아가는 길이니, 열반의 성에 들어가는 연고입니다."

수승한 보살의 법을 말하다

  비목구사 선인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이길 이 없는 당기 해탈을 만나나니 보살 마하살이 훌륭한 삼매를 성취하며, 자유자재하고 잠깐 동안에 부처님의 한량없는 지혜를 내고 부처님의 지혜 등불로 장엄하여 세간을 두루 비추며, 생각생각에 세상 경계에 두루 들어가서 형상을 나누어 시방의 국토에 두루 가며, 지혜를 이룬 몸은 서원과 광명을 내어 지혜의 경계와 신통. 변화. 음성의 청정함 모두 어떻게 다 말하겠는가."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한 마을이 있으니 이름이 이사나(伊沙那)요. 거기에 바라문이 있으니 이름이 승렬이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도를 행하는지를 물으라."

  이 때 선재는 즐거워 뛰면서 그의 발에 절하고 은근하게 앙모하며 하직하고 남쪽으로 떠났다.

11. 승렬 바라문(勝烈婆羅門)

승렬 바라문에게 법을 묻다

  이 때 선재 동자가 이길 이 없는 당기 해탈의 비춤을 받은 연고로 부처님의 부사의한 신통에 머물며,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지혜 생명을 얻었느니라.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도를 닦는 지 알지 못하나이다. 선지식께서는 바라옵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승렬 바라문이 설법하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가 만일 이 칼산 위에 올라가서 몸을 불구덩이에 던지면 모든 보살의 행이 청정하여지리라."

①자재천왕의 찬탄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군데 뜨거움으로 몸을 볶을 때에 그 불의 광명이 나의 궁전에 있는 장엄거리에서 애착을 끊게 하니 일체의 것에 자재하여 불법에까지 자재하게 하였느니라."

②화락천왕과 그 권속들의 찬탄

또 십천의 도솔천왕과 천자 천녀와 한량없는 권속들이 공경하며 절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바라문이 다섯 군데 뜨거움으로 고행을 할 때 그 처소에 와서 그의 설법을 들었더니 우리들은 경계에 탐하지 않고 욕심을 적게 내어 넉넉함을 알았으며, 선근으로 보리심을 내어 모든 불법을 원만케 하였느니라."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사자분신이라는 성이 있고 그 성 중에 동녀가 있으니 이름이 자행이라. 그대는 그녀에게 가서 보살도행을 물으라."

  그 때 선재는 그의 발에 절하고 하직하고 물러나왔다.

 

12. 자행 동녀(慈行童女)

자행 동녀를 뵙고 법을 묻다

  그 때 선재 동자는 선지식에게 가장 존경하는 마음을 내며 광대하고 가장 청정한 마음을 내어 대승을 생각하고 부처님의 지혜를 일심으로 구했다.

반야바라밀로 인하여 아승지 다라니 문이 앞에 나타나다

  "거룩한 이시여, 반야바라밀다 문으로 들어가서 생각하고 관찰하고 기억하고 분별할 적에 백만 아승지 다라니 문 앞에 나타나느니라."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다라니문을 여는 해탈문을 열었거니와 저 보살 마하살의 마음이 광대하고 허공과 같고 복과 덕이 만족하며 지혜의 마음이 허공과 같으며 온갖 중생의 마음을 아는 지혜야 내가 어떻게 다 알겠는가. 남쪽에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은 삼안(三眼)이요, 거기 비구가 있으니 선견이라. 그대는 가서 그에게 법을 물으라."

  그 때 선재는 그의 발에 절하고 사모하며 우러러 바라보고 하직하였다.

 

13. 선견 비구(善見比丘)

선견 비구가 법을 묻다

  이 때 선재 동자가 보살이 머물러 있는 행이 깊음을 생각하고, 보살이 가는 깊은 곳을 생각하였다.

  "거룩한 이시여, 듣자온즉 거룩한 이께서는 보살도를 잘 열어 보이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어떻게 보살행도를 닦는 지 말하여 주소서."

선견 비구가 법을 설하다

  "선남자여, 나는 나이는 젊고 출가한 지 오래지 않았으나 팔십 항하사 모래 수 부처님 처소에서 범행을 닦았느니라. 그 동안 나는 한량 없는 세월 동안 가르침을 서원으로 장엄하였으니 마하반야바라밀로 만족하였느니라."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명문(明聞)이요, 물가에 한 동자가 있으니 이름은 자재주라. 그에게 가서 보살도를 물으라."

14. 자재주(自在主) 동자

자재주 동자를 뵙고 법을 묻다

  이 때 선재 동자는 선견 비구의 가르침을 받고 그 법문에 깨달아 자재주 동자를 찾아가 법을 물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으나 보살이 보살행을 닦는 일을 알지 못하옵니다. 원컨대 말씀하여 주소서."

자재주 동자가 법을 설하다

  "선남자여, 나는 옛날에 문수사리 보살에게서 글씨와 산수와 결인(結印)의 법을 배워 온갖 공교한 신통과 법문에 들어 갔노라. 중생들에게 이러한 법에 들어가게 하고 도를 배우도록 하고 결정케 하여 끝까지 청정하게 하였노라."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성이 있으니 이름이 해주(海住)요, 거기에 우바이가 있으니 이름이 구족(具足)이니라. 보살도를 그녀에게 물으라."

 

15. 해주성(海住城)의 구족 우바이(具足優婆夷)

구족 우바이를 뵙고 법을 묻다

  그 때 선재는 구족 우바이를 보고 그의 발에 절하고 법을 물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어떻게 보살도를 닦는 지 알지 못하옵니다. 제가 듣자온즉 거룩한 이께서는 잘 가르치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잘 가르쳐 주시옵소서."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나는 다하지 않는 복덕장 해탈을 얻었으므로 중생의 욕망을 따라 다 들어 주느니라. 가령 시방 세계의 중생들이 그들의 욕망을 따라 배부르도록 원하면 모든 음식을 나누어 주어 끝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하느니라. 이제 선남자여, 남쪽으로 가면 성이 있으니 이름이 명지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도를 닦는가를 물으라."

 

♧ 황제의 꿈

  황제란? 중국에서 정의를 내리길 성천자(聖天子)라고 했습니다. 황제는 국가 대소사의 정치 현안들, 내·외빈들의 방문으로 생긴 연회, 수많은 후궁이나 궁녀들과의 만남, 이웃 나라와의 전쟁, 어느날 쳐들어올지 모르는 저 오랑캐들, 천재지변으로 생기는 기후의 변화들, 국내의 반란이나 후계자를 두는 일 등 황제의 자리는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해 그야말로 지칠 대로 지치는 자리가 황제의 자리입니다. 그래서 황제의 옥좌를 천형좌(天刑座))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늘의 형벌이라는 뜻입니다.

  황제는 육체와 정신이 어지러워지면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황제의 자리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작은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이나 또는 마을을 다스리는 군현의 장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자연 황제는 항상 마음이 상해 있을 때가 많으며 그로 인한 피로의 누적으로 단명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어느날 황제는 명을 내렸습니다.

  "짐이 여름철 3개월 간 저 하궁(夏宮)에서 쉬고 싶으니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나에게 찾아오지 말라."

  황제는 여름 궁전에서 모든 정사를 놓고 편안히 쉬고 있었는데, 어느날 낮잠을 즐기다가 꿈을 꾸었습니다.

  꿈속에서 황제는 화서씨(華胥氏)의 나라에 놀러 갔습니다. 그런데 그 곳은 그지없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상향의 나라였습니다.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의 입가엔 항상 웃음이 서려 있었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모두 다 할 수 있는 그런 나라였습니다. 농부가 밭을 갈고, 가을에 추수를 하니 풍년이라! 농부는 남부러운 것이 없습니다. 관리가 있어서 세금을 징발하는 것도 없고, 강도나 도둑이 물건을 강탈해 가는 것도 없습니다. 통치자가 없으니 백성이 벌벌 떨 일도 없고, 백성을 관리하는 사람이 없는 데도 백성은 그야말로 순진하여 누구 하나 나쁜 사람이 없는 천진스러움 그 자체였습니다.

  황제가 가도 사람들은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황제의 옷을 만져 보기도 하고, 참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애증도 없고, 갈등도 없고, 구하는 것은 언제나 늘 모든 곳에 널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황제는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물었습니다.

  "이 나라는 왜 이리 조용하며, 어떻게 모두 평화롭게 살 수 있습니까?"

   나그네가 답하길,

  "여기는 황제가 없습니다. 그러니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것입니다."

  황제는 놀라서 물었습니다.

  "어떻게 황제가 없으니, 나라가 조용하고 평화롭다는 말이오."

  나그네는 이상하다는 눈으로 황제를 바라보더니,

  "황제가 없으니 모두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살지요. 만약에 황제가 있다면 궁궐이 있어야 하고, 후궁이 있어야 하고, 궁녀가 있어야 하고, 대신이 있어야 하고, 군사가 있어야 하니 이런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사람이 누구겠소? 백성이 아닙니까. 만약에 그 사람들을 다 먹여 살리노라면 등골이 다 빠질 것입니다."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황제가 잠에서 깨어 보니 꿈이었습니다.

  "짐도 이제는 황제의 자리를 버리고 조용하게 살고 싶소."

  잠에서 깨어난 황제가 이렇게 대신들에게 말하자, 대신들은

  "만약에 황제께서 하루라도 없다면 나라의 백성들은 그 사는 것이 말이 아니며, 오랑캐가 쳐들어와 백성들은 도탄에 빠질 것입니다. 만약에 황제께서 그만두신다고 해도 그만둘 수 없는 자리가 그 자리이며, 그만두신다고 해도 그만둘 수 없는 자리가 그 자리이며, 그만두신다고 해도 누군가 그 자리를 채울 것입니다."

  그 후 황제는 궁으로 돌아와서 온 백성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알았다고 합니다. 모든 사물을 보되 자연스럽게 보며, 사람이 사는 곳을 자연스럽게 만든다는 것은 그것이 잘하는 통치의 기술일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이상향은 어디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곧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고, 정치인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화엄경백일법문(華嚴經百日法門) -장산 저- 불광출판부 1999

 

출처 : 대불법회
글쓴이 : 장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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