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님이 전해준 아라한 이야기
중국의 ‘현장법사’가 인도에 갔을 때 나란타사 절의 한 스님한테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하고 몇 백 년이 지난 뒤의 일이다.
‘마갈타국’의 파라아질다왕은 큰 절을 한 채 짓고 난 뒤 낙성식 날 몇 천 명의 스님을 초청하여 공양을 베풀었다.
모든 스님이 자리에 앉아 음식을 먹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노스님 두 명이 절 지붕 위로 날아 내려왔다.
“아니, 저 노스님 두 분은 누구신지요?”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고 멍하니 있는데 왕이 지붕 위를 향해 물었다.
“지붕 위에 계신 두 분 스님은 어디서 오셨습니까?”
그러자 길고 흰 눈썹을 가진 노스님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나는 서구타니주에서 왔습니다.”
이어서 그 옆에 있는 스님이 대답했다.
“나는 동승신주에서 왔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혹시 빈두로 존자와 가낙가발리타사 존자가 아니신지요?”
두 노스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바로 빈두로와 가낙가발리타사입니다.”
왕은 감격하여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존자님, 어서 내려오십시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 몇 백 년이 지난 오늘 저희 불제자들이 대아라한님을 직접 뵈올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더 없는 영광입니다.
“하하하!”
빈두로 존자와 가낙가발리타사 존자는 웃으며 지붕 위에서 내려왔다. 앉아 있던 스님도 모두 일어나 두 분의 대아라한을 환영했다.
“두 분 대아라한님이 오신 것은 저희에게 크나큰 영광입니다.”
빈두로존자와 가낙가발리타사 존자는 여러 스님과 함께 음식을 먹으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러분, 우리 열여섯 명의 아라한은 죽지도 않고 다시 태어나지도 않으며 영원히 이 세상에 머물면서 정성이 지극한 불제자와 함께 수행하고 또한 그런 사람을 돌볼 것입니다. 여러 스님도 하루 빨리 성불하시길 바랍니다.”
빈두로 존자와 가낙가발리타사 존자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하늘로 뛰어오르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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