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칙
황벽(黃蘗)에게 백장(百丈)이 물었다.
“어디를 갔다 오는가?”
“대웅산 밑에 가서 버섯을 따가지고 옵니다.”
“대웅산 밑에 가서 버섯을 따가지고 옵니다.”
“호랑이(大蟲)를 보았는가?”
선사가 호랑이 소리를 흉내내니, 백장이 도끼를 들어 찍는 시늉을 하거늘 선사가 한 대 갈겼다.
선사가 호랑이 소리를 흉내내니, 백장이 도끼를 들어 찍는 시늉을 하거늘 선사가 한 대 갈겼다.
이에 백장이 깔깔 웃으면서 돌아가 상당하여 대중들에게 외쳤다.
“대웅산에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났으니, 여러분은 조심하라. 백장노인도 한번 물렸노라.”
염·송·어
“대웅산에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났으니, 여러분은 조심하라. 백장노인도 한번 물렸노라.”
염·송·어
대각련(大覺璉)이 송했다.
“온 누리 적적할 때 한 마리 외치니
산천은 진동하고, 큰 바람 일었네.
있는 위세 다 부려도 후회했으니
어느 곳 행인이 간담이 서늘치 않으랴!”
지비자(知非子)가 송했다.
산천은 진동하고, 큰 바람 일었네.
있는 위세 다 부려도 후회했으니
어느 곳 행인이 간담이 서늘치 않으랴!”
지비자(知非子)가 송했다.
“백장이 등단하여 작가(作家)를 찾는데
대웅산 호랑이, 어금니가 사납다네.
그때에 섣불리 민첩한 칼날 들었다면
마주 보며 독한 이빨에 물였으리라.”
위산이 앙산(仰山)에게 물었다. “황벽의 호랑이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앙산이 반문하였다. “화상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백장이 그때 도끼로 찍어 죽였어야 할 것이거늘 어찌하여 이렇게 되었는고?” 앙산이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위산이 다시 물었다. “그대는 또 무엇이라 하는가?” 앙산이 말하되 “호랑이 머리에 탈 줄 알 뿐 아니라, 범의 꼬리도 잡은 줄 압니다.” 위산이 말했다. “그대가 매우 위태로운 말을 할 줄 아는구나.”
취암종(翠岩宗)이 염했다.
대웅산 호랑이, 어금니가 사납다네.
그때에 섣불리 민첩한 칼날 들었다면
마주 보며 독한 이빨에 물였으리라.”
위산이 앙산(仰山)에게 물었다. “황벽의 호랑이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앙산이 반문하였다. “화상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백장이 그때 도끼로 찍어 죽였어야 할 것이거늘 어찌하여 이렇게 되었는고?” 앙산이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위산이 다시 물었다. “그대는 또 무엇이라 하는가?” 앙산이 말하되 “호랑이 머리에 탈 줄 알 뿐 아니라, 범의 꼬리도 잡은 줄 압니다.” 위산이 말했다. “그대가 매우 위태로운 말을 할 줄 아는구나.”
취암종(翠岩宗)이 염했다.
“대웅산 밑에 사나운 호랑이가 있다니, 백장의 명성은 이로부터 높아졌다. 그렇기는 하나 자식을 길러봐야 부모의 은혜를 아느니라.”
감상
감상
호랑이 제자를 얻은 스승의 마음은 어떠할까. 백장과 황벽의 문답은 호랑이 제자를 얻은 백장의 기쁨을 나타낸다. 호랑이의 날카로운 어금니에 물려도 스승은 즐거울 뿐이다.
황벽이 있으므로, 백장이 있고, 백장이 있으므로 황벽이 있는 것이다. 이 문답은 대웅산에 가서 버섯을 따가지고 오는 제자에게 너는 버섯이나 따라다닐 자가 아니라는 것을 백장이 황벽에게 가르친 것이다.
위산과 앙산의 문답 또한 재미있다. 호랑이 머리에 탈 줄 알뿐 아니라 범의 꼬리도 잡을 줄 아는 제자 앙산을 바라보는 위산의 마음은 황벽을 바라보는 백장의 마음과 동일하다.
온 누리 적적할 때 한 마리 외침으로 산천이 진동하는 호랑이가 바로 스승을 명예롭게 하고 세상도 구제하는 작가일 것이다.
최동호/고려대 국문과
출처 : 淨土를 그리며...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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