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칙
황벽(黃蘗)이 대중에게 보였다.
“그대들은 모두가 술지게미를 먹는 무리로다. 그렇게 행각해서 어찌 오늘이 있었겠는가? 큰 당(唐)나라에 선사(禪師)가 없는 줄 알겠는가?
어떤 스님이 나서서 말했다.
어떤 스님이 나서서 말했다.
“지금 제방(諸方)에서 대중을 거느리고 지도하는 이는 어떻게 합니까?”
이에 선사가 말했다.
이에 선사가 말했다.
“선법(禪法)이 없다고 한 것이 아니라, 참선하는 스님네가 없다고 한 것이니라.”
염·송·어
장산전(蔣山泉)이 송했다.
염·송·어
장산전(蔣山泉)이 송했다.
“선사는 없어도 대당국(大唐國)에 꽉 차있거늘
술지게미 먹는 무리는 알지 못하네.
대밭의 곁을 지나는데 봄은 벌써 깊었는가?
이끼 위에 매화꽃이 어지러이 떨어지네.”
불안원(佛眼遠)이 송했다.
술지게미 먹는 무리는 알지 못하네.
대밭의 곁을 지나는데 봄은 벌써 깊었는가?
이끼 위에 매화꽃이 어지러이 떨어지네.”
불안원(佛眼遠)이 송했다.
“큰 당나라 안에 선사가 없다하니
이해하기는 허락치 않으나 알기는 허락한다.
속 적삼 벗어버리면
방망이와 할이 바보 속이는 것임을 비로소 알게 된다.”
취암진(翠岩眞)이 염했다.
이해하기는 허락치 않으나 알기는 허락한다.
속 적삼 벗어버리면
방망이와 할이 바보 속이는 것임을 비로소 알게 된다.”
취암진(翠岩眞)이 염했다.
“제방에서 헤아리기를 ‘황벽이 그 중을 윽박지른 것이다’하고, 또 어떤 이는 말하기를 ‘황벽은 그 중이 오자마자 입이 열리지도 않았다’하니, 어떤 말인가? 취암이 망설임을 일으켜 보리니, 안개 속 표범은 털을 기름지게 하기 위해 산 밑에 내려가지 않고, 뜰의 새 짐승은 용기를 길렀기에 사람들을 놀래주려 벼르는구나.”
원오근(圓悟勤)이 상당하여 말했다.
원오근(圓悟勤)이 상당하여 말했다.
“황벽노장이 분별에 능숙하고 선택을 잘하여, 사나운 범을 사로잡고 용과 뱀을 평정한 솜씨는 없지 않으나 당시의 일만 밝혔고, 그때와 지금이 다른 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 만일 산승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으리니, 그대들 모두가 영특한 호걸들이다. 이렇게 제창한 말에 기특한 일이 있음을 믿어야 한다. 송나라에 선사가 있는 줄 알겠는가? 말해 보라. 선사는 어디에 있는가? 지금 피할 길이 없어 여러분 앞에 얼굴을 드러내 보이리라.”
감상
황벽의 술지게미 이야기는 기개에 넘친 현실 비판이다. 선법은 있어도 선사가 없다면 모두가 옛사람의 말지게미를 먹고 사는 자들이다. 방망이와 할로 바보들을 속이기만 한다면 불법이 제대로 설 수가 없다.
안개속의 표범이 털을 기름지게 하기 위해 산 밑에 내려오지 않는다는 것은 참다운 선사의 기상을 말한 것이 아닐까.
송나라의 원오근은 제자들 모두를 영특한 호걸들이라 말하고, 이 말의 기특한 뜻을 되새기라고 했다. 피할 길 없는 자는 우리들 앞에 얼굴을 드러낸 선사를 보리라.
감상
황벽의 술지게미 이야기는 기개에 넘친 현실 비판이다. 선법은 있어도 선사가 없다면 모두가 옛사람의 말지게미를 먹고 사는 자들이다. 방망이와 할로 바보들을 속이기만 한다면 불법이 제대로 설 수가 없다.
안개속의 표범이 털을 기름지게 하기 위해 산 밑에 내려오지 않는다는 것은 참다운 선사의 기상을 말한 것이 아닐까.
송나라의 원오근은 제자들 모두를 영특한 호걸들이라 말하고, 이 말의 기특한 뜻을 되새기라고 했다. 피할 길 없는 자는 우리들 앞에 얼굴을 드러낸 선사를 보리라.
최동호/고려대 국문과
출처 : 淨土를 그리며...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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