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세나 존자
‘나가세나 존자’는 불경 속에서는 ‘나선’이란 이름으로 자주 나오는데, 열 두 번째 아라한이며, 1,200명의 제자와 함께 ‘반도파산’에서 불교를 널리 알리는 일에 힘썼다.
나가세나 존자는 인도의 북부 지방에서 태어나 그 곳에서 자랐는데, 그 때는 바로 미란다왕이 다스리던 시대였다.
미란왕은 원래 희랍 사람으로 불교를 열심히 믿었으며 종종 나가세나 존자를 찾아가 불법에 관하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가세나 존자는 견문이 넓고 아는 것이 많은 사람으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었지만 계속 뼈를 깎는 수행을 하여 어린 나이에 아라한이 되었다.
한번은 미린다왕이 나가세나 존자를 찾아가 물었다.
“나가세나 존자님, 존자님은 이미 아라한이 되셨지만 우리처럼 출가하지 않은 평범한 불교도도 아라한이 될 수 있습니까? 될 수 있다면 그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나가세나 존자는 웃으며 말했다.
“물론 될 수 있죠! 어떤 사람이라도 불법을 열심히 공부하고 그대로 따라하면 자연히 도행이 높아지고 깊어져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
나가세나 존자는 별것 아니라는 듯이 웃으며 대답했지만 미린다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정말입니까?”
“그렇다니까요!”
미란왕은 아무래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다시 물었다.
“그럼 왜 우리가 알고 있는 아라한은 모두 출가한 분입니까?”
그 말에 나가세나 존자는 미린다왕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출가하여 수행을 하면 세상살이의 헛된 일과 나쁜 마음을 쉽게 끊어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출가하지 않은 사람보다 쉽게 아라한이 될 수 있답니다.
미란왕은 다시 물었다.
“존자님, 죽음을 눈앞에 둔 환자가 마음을 다해 염불하면 극락에 갈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것도 사실입니까?”
“그야 물론이죠. 곧 죽을 사람이라도 염불을 하면 도든 죄를 용서받고 극락세계에서 영원히 살 수 있습니다.”
나가세나 존자가 말했다.
“존자께서 그렇게 말씀하셔도 나는 아직 염불과 법문의 힘을 믿을 수 없습니다.”
그러자 나가세나 존자가 물었다.
“작은 돌멩이 하나를 집어 물 위에 던지면 그것이 물 위에 그대로 떠 있겠습니까, 가라앉겠습니까?”
“그야 당연히 가라앉죠!”
미린다왕이 막힘없이 대답하자 나가세나 존자가 다시 물었다.
“만약 우리가 돌을 배에 신는다면 그 돌은 가라앉겠습니까, 물 위에 떠 있겠습니까?”
“물론 배 위에 그대로 있겠죠.”
나가세나 존자가 또 물었다.
“그건 왜 안 가라앉죠?”
“배에 실려 있기 때문입니다. ”
“그렇습니다. 언제인가 아미타불께서 소원을 빌어 배를 한척 띄워 우리를 싣고 극락세계로 데려다 주시겠다고 약속하셨기에 우리는 바다 밑으로 가라앉지 않고 모두 무사히 서방극락세계로 갈 수가 있습니다.
“그래요? 존자님의 훌륭한 비유에 존경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염불과 법문이 바르고 의지할 만하며 사람을 실망 시키지 않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며칠이 지나 미린다왕은 또 나가세나 존자를 찾아갔다.
그 때 미린다왕은 또 다른 질문을 했다.
“존자님, 존자님은 아직 부처님이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성불이 아주 즐겁다고 말씀하십니까?”
나가세나 존자가 대답했다.
“아시다시피 나는 아직 성불하지 못한 아라한입니다. 그러나 과거에 이미 성불하신 분한테서 성불은 아주 즐거운 것이라 듣고 나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미란왕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나는 왜 아직도 존자님의 말을 들으면 의심이 생길까요?
믿음이 약해서인가요?“
나가세난 존자가 다시 물었다.
“한 가지 묻겠습니다. 우리가 만약 손발이 잘렸다면 아프겠습니까, 아프지 않겠습니까?”
“물론 아프겠죠.”
“임금님은 손발을 잘린 적이 없지요? 아직 잘려 본 경험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손발을 자르면 아플 것이라고 말씀하십니까?”
“직접 당한 적은 없어도 그런 사람이 땅바닥에 뒹굴며 아프다고 괴로워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 그것이 고통스러운 일이구나하고 짐작했습니다.
나가세나 존자가 말했다.
“바로 꼭 같은 것이 아닙니까? 아시겠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은 성불하신 분입니다. 성불하신 분이 우리에게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물론 우리는 믿어야 하고 또 믿을 만한 가치가 있지요.”
“이제야 이해가 가군요.”
이란왕은 그제야 궁금증이 다 풀렸는지 환하게 웃었다.
그렇게 하여 미란왕과 나가세나 존자는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결국 미란왕는 나가세나 존자에 귀의하여 불제자가 되었다.
꽃 피고 새 우는 어는 따뜻한 봄날 오후, 미란왕은 또 어떤 문제를 풀 방법을 얻고자 나가세나 존자를 찾아갔다.
둘은 늙은 소나무 밑에 앉아 이아기를 나누었다.
미린왕은 물었다.
“사부님, 한 가지 문제를 풀지 못해 오랫동안 고민해 왔습니다. 부디 가르쳐 주십시오.”
“그게 뭔지 어서 말씀해 보세요, 내가 시원하게 답해 드릴지 모르겠군요.”
미린왕은 한참 망설이다. 말했다.
“왜 다 같은 사람인데 어떤 사람은 오래 살고 어던 사람은 일찍 죽습니까? 그리고 어떤 사람은 아름답고 어떤 사람은 보기 싫은 모습니까?”
미린왕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다시 계속했다.
“왜 어떤 사람은 잘 살고 어떤 사람은 가난합니까?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은 똑똑한데 어떤 사람은 어리석고 바보입니까? 그것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무척 알고 싶습니다. 존자님, 어서 가르쳐 주십시오.”
“그게 이상합니까.”
“예, 그렇습니다.”
나가세나 존자는 웃으며 말했다.
“나도 같은 이야기를 하나 해드릴까요? 누구나 보기에는 똑같은 포도인데 어떤 것은 달고 어떤 것은 시며, 또 어떤 것은 크고 어떤 것은 작지요? 그리고 어떤 것은 둥글고 어떤 것은 납작하고 , 어떤 것은 색이 검고 어떤 것은 붉습니다. 중요한 것은 씨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꼭 같은 이치로 사람이 짓는 선악의 업도 각각 다릅니다. 전생에 지은 업 때문에 지금의 모습은 똑같지 않답니다. 이제 이해가 되십니까?”
“정말 그렇게 군요, 먹구름처럼 마음에 드리웠던 궁금증이 바람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환해졌습니다. ”
미린다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존경의 표시로 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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