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나파사 존자
‘벌나파사 존자’는 16 나한 가운데 열 네 번째 아라한으로 1.400명의 제자를 데리고 ‘가주산’속에 살며 불법을 가르쳤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한때 ‘나계라갈국’에 있는 어느 크고 깊숙한 호수 속에 살고 있는 용 한 마리를 항복시키신 적이 있었다.
기가 꺽인 용이 석가모니 부처님께 말했다.
“부처님, 청하옵건대 이 호수에 오래오래 머무르시면서 날 마다 제가 올리는 공양을 받으시고 저를 가르쳐 주십시오. 부디 제 청을 들어 주시면 다시는 바람을 일으켜 파도를 화나게 하고 사람을 해치는 일을 하지 않겠습니다.”
부처님은 조용히 고개를 내저으며 말씀하셨다.
“네 청은 고맙다만 아직도 나는 불법을 펴야 하고 중생을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하기에 여기에 너와 함께 오래 있을 수 없다. 내가 돌아가 아주 훌륭한 대아라한 다섯 분을 너에게 보낼 테니 너는 그 분들에게 정성껏 공양을 올리고 가르침을 받도록 하여라. 네 생각은 어떠냐?”
“사리불, 목건련, 소빈타 그리고 벌나파사 존자인데 모두 아주 훌륭한 아라한이지.”
요괴용은 그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다.
“오 , 그렇게 훌륭하신 분들을 저에게 보내 주시겠다고요? 정말 고맙습니다. 이 은혜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저는 그 분 들게 가르침을 받고 착한 제자가 되겠습니다.”
요괴용은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기뻐했다.
그렇게 하여 다섯 명의 아라한은 차례로 깊은 호수 속에 들어가 요괴용의 공양을 받으며 시간이 나는 대로 불법을 가르쳤다.
그런데 벌나파사 존자가 요괴용의 공양을 받으러 가면 언제나 호숫가에 있는 커다란 바위 위에 올라가 좌선을 하는데 한 번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하면 일 주일이고 이 주일이고 꼼짝 않고 계속했다.
‘정말 대단한 분이셔. 나는 조금만 앉아 있어도 몸이 옴찔 옴찔하고 온갖 생각이 다 나는데 벌나파사존자님은 어쩜 저렇게 오래 앉아 좌선을 할 수 있지?’
요괴용은 혀를 내둘렀다.
부처님께서 사람 세상을 떠날 때 벌나파사 존자를 불러 당부했다.
“벌나파사야‘ 잘 들어라. 내가 이 세상을 떠나고 사백 년뒤 ’나건타라국‘에 왕이 될 아이가 하나 태어날 것이다.”
“그 아이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벌나파사존는 한 발 다가서며 물었다.
“이름은 가니색가인데 처음에는 불교를 싫어하고 믿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네가 잘 이끌어서 불법을 따르는 어진 임금이 되도록 하여라. 알겠느냐?”
“예, 명심하고 있다가 그 때가 되면 그를 잘 보살펴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겠습니다.”
과연, 사백 년이 흐른 서기 128년 가니색가왕이 태어났는데 석가모니 부처님의 예언 되로 불교를 싫어하여 나라 안에 있는 절이란 절은 모두 부수고 불태워 버렸다. 왕이 그러하니 자연히 불교를 믿는 불교도는 줄어들고 절고 보이지 않게 되었다.
어느 날, 가니색가왕은 산으로 사냥을 갔다.
마침 가니색가왕 앞으로 토끼한 마리가 지나갔다. 가니색가왕은 재빨리 활을 꺼내들었다.
‘살이 통통하게 찐 토끼로군. 저 놈을 놓칠 수 없지!’
가니색가왕은 곧 말머리를 돌리고 토끼 뒤를 바짝 쫓아갔다. 그런데 토끼는 잡힐 듯 하면서도 잡이지 않고 끝내 숲 속으로 도망을 쳤다.
‘아니고, 아까워라. 아니야. 놓칠 수는 없지!’
가니색가왕은 은근히 화가 났다.그는 숲속을 샅샅이 뒤졌다.
‘보이기만 해 봐라. 단번에 쏘아 맞히고 말 테다.’
그러나 토끼는 끝내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왕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방향을 바꾸어 반대 쪽 숲속으로 갔다.
그런데 토끼는 보이지 않고 숲 속 큰 소나무 아래에서 한 아이가 열심히 뭔가 만들고 있는 게 아닌가! 자세히 보니 이는 진흙으로 불탑을 쌓고 있었다.
가니색가왕이 물었다.
“애야 , 금방 이 쪽으로 토끼 한 마리가 지나가는 것을 못 보았느냐?”
“네. 못 보았는 걸요!”
그 아이는 얼굴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가니색가왕이 다시 물었다.
“그런데 애야. 이 깊은 산 속에서 너 혼자 뭘 하고 있느냐?”
아이는 그제 서야 고개를 돌고 대답했다.
“에. 보시다시피 저는 가니색가왕을 위해 불탑을 쌓고 있습니다.”
“나를 위해 불탑을 쌓는다고?”
가니색가왕은 생각지도 않은 일에 깜짝 놀라 다시 물었다.
“나 말이냐?”
“그러다니까요. 사백 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예언하셨는데 앞으로 가니색가왕이 태어날 테니 그를 위해 여기에 불탑을 하나 세우라고 하셨습니다.”
“사백 년 전에...... .”
“예 가니색가왕께서는 바로 오늘 이 곳에 오실 것이라며 저더러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셨습니다.”
가니색가왕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내젓다가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물었다.
“그게 사실이냐?”
왕이 물었다.
“그럼, 너는 누구냐?”
아이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예, 저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인 벌나파사라고 합니다.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임금님을 기다린 지 사백 년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 임금님이 쫓던 그 토끼는 바로 접니다.”
“예!”
아이는 대답을 하고 갑자기 사라졌다.
“사백년 전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오늘이 있을 것이라 예언하셨다고?”
가니색가왕는 너무나 뜻밖의 일이라 한동안 멍하니 서서 아이가 사라진 쪽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혼자 중얼거렸다.
‘그래, 내가 나라 안의 모든 절을 불태워 없애 버리고 불교를 싫어한 죄를 오늘 받는구나. 부처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지은 모든 죄를 뉘우치니 용서해 주시고 이끌어 주십시오. 앞으로 저는 불법을 믿고 우리 백성도 다시 불교를 믿도록 하겠습니다. 제발 저를 뿌리치지 마십시오.’
과연 가니색가왕은 그런 일이 있은 뒤로 불교를 열심히 ale었으며, 경치가 뛰어난 곳에 절을 짓고 불탑을 쌓고 불상을 조각하여 온 백성이 불교를 믿도록 이끌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벌나파사 존의 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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