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한이야기

[스크랩] 나후라의 출가

수선님 2018. 10. 14. 12:34
 

                                                 나후라 존자


 ‘나후라 존자‘는 바로석가모니 부처님의 아들인 ’나후라‘로 10대 제자가운데 밀행 일인자이며 열 한 번째 아라한이다. 나후라 존자는 1,100명의 제자와 함께 ’필리양구주‘에서 불교를 전했다.

 나후라가 아홉 살 때였다. 아버지인 석가모니 부처님은 자신의 대제자이며 신통력이 가장 뛰어난 목건련 존자를 불러 나후라의 출가 뜻을 밝히셨다.

 “목련아, 나후라도 출가의 뜻을 비쳤으니 오늘 머리를 깎고 옷도 갈아입혀라.”

 그리고 나서 석가모니 부처님은 다시 사리불을 불렀다.

 “사리불, 앞으로 나후라에게 불법을 잘 가르쳐 주어라.”

 “어린 나후라가 어떻게 출가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 좀 더 자란 뒤에 그의 뜻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아니다. 나후라는 이직 어리지만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두고 보아라. 분명 다른 사람보다 빨리 깨우쳐 모범이 될 것이다.”

  사리불은 어린 나후라가 그 어려운 고행을 해 낼지 의심스러웠지만 부처님의 뜻을 거스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후라는 첫 번째 사미승이 되었다.

 사미승으로 수행하고 있을 때, 나후라는 한 나라의 태자랍시고 늘 거만스럽게 굴며 자주 소란을 피우는 등 귀족의 나쁜 습관을 버리지 못하였다.

 한번은 부처님께서 그것을 알고 나후라를 조용히 불렀다.

 “나후라야,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해 줄 테니 잘 들어 보아라 .”

 “예 어서 들려주세요.”

 “그래 , 이쪽으로 와서 들어라.”

 부처님께서는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옛날 어는 왕이 용맹스럽고 싸움 잘 하는 코끼리 한 마리를 길렀단다. 왕은 그 코끼리를 너무 사랑하여 몸에는 쇠로 만든 두꺼운 철 옷을 입히고, 귀에는 철편을 붙이고, 네 다리에도 철 장식을 붙여 적의 화살은 물론이고 창이나 칼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단단히 가려 주었단다. 그런데 긴 코만은 쇠로 덮을 수 없었다. 그래서 코는 그 코끼리에게 가장 약하고 위험한 부분이 되었지. 한번 생각해 봐. 만약 잘못하여 화살에 맞는다든지 칼에 베이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되겠니?  그래서 싸움할 때는 왕과 코끼리의 생명을 보호하기위해 특별히 주의를 했단다. 나후라야, 그 코끼리가 자기 코를 보호하듯 너도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잘 생각해 봐. 네가 전생에 아무 생각 없이 쥐구멍을 박아 쥐에게 엿새 동안 고통을 준 대가로 너는 어머니 뱃속에서 여섯 해나있다 태아나지 않았니? 만약 요즘의 너처럼 날마다 소란만 피우며 놀기만 하고 열심히 수행하자 않는다면 앞으로 어떻게 되겠느냐? 너는 잇달아 나타날 불행의 과보가 두렵지 않느냐? 이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이란다. 네 과거 때문에 지금 어떤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을 안다면 앞으로 생각과 행동이 달라져야지.”

 “제 과거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습니다만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다시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나후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뉘우쳤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부터 마음을 바로잡고 게으름도 피우지 않고 열심히 수행하며, 다른 사람과 싸우거나 말다툼도 하지 않았다.

 겸양의 미덕도 쌓아 무슨 일이든지 겸손하게 먼저 양보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후라는 잘 곳 없는 사람에게 자기 방을 비워 주고 자신은 뒷간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불법을 믿고 널리 알리는 일에 늘 앞장섰다.

 간혹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이 그를 욕하고 돌멩이질을 하더라도 도망치거나 미워하지 않고 웃으며 대했다.

 “야, 저기새끼 중놈이 온다!”

 “그래, 한번 골려 줄까?”

 한번은 외도인 몇 명이 지나가는 나후라에게 돌을 던져 머리에서 피가 흘렀다. 그래도 큰 소리도 하지 않았다.

 ‘그래, 너희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봐.’

 그렇게 생각하며 그들을 조금도 미워하지 않았다.

 나후라는 물가로 가서 흐르는 피를 씻고 베쪼각으로 상처를 동여맨 뒤 묵묵히 불경만 외웠다.

 그러한 나후라를 보고 외도인 들은 신이 나서 발길질을 하고 바리때를 빼앗아 멀리 던져 버리기도 했다.

 “저 놈은 때려도 울 줄도 모르는 바보야, 바보!”

 하루는 어떤 사람이 나후라에게 경을 강의하고 설법을 하며 수도할 수 있는 집을 한 채 지어 주었다.

 그런데 며칠 뒤 그 사람은 자기 집을 돌려달라고 하면서 그 집을 다른 사람에게 주었지만 나후라는 조금도 화내지 않고 웃으며 그 집을 떠났다.

 ‘출가승이 무슨 집이 필요해? 어디든 발 멈추는 곳에서 자면 되고 자는 곳이 바로 집인데.’

 그렇게 하여 나후라는 수무 살 되던 해에 깨달음을 얻었다. 그것은 피나는 수행 끝에 얻은 첫 보람이었다. 아라한이 되었지만 나후라는 처음 출가했을 때처럼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부처님의 대 제자 가운데에서도 나후라 존자는 자기가 부처님의 아들이라고 거만을 떨거나 주제넘게 나서지 않았으며 다만 묵묵히 수행하고 불법을 펴는 데에만 온힘을 바쳤다.

    

출처 : 불종사
글쓴이 : 현진스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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