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행(十行)>
강화 고려산 백련사 철조아미타여래좌상(보물 제994호)
고려산 보살상
초기불교에서는 사문으로서 최고위인 아라한이 되기 위한 수행단계를 성문사과(聲聞四果) 혹은 사문4과(沙門四果)라 하고, 줄여서 4과(四果)라고 하는데, 수다원(須陀洹), 사다함(斯陀含), 아나함(阿那含), 아라한(阿羅漢)의 네 단계가 있다.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이 그의 가르침을 듣고 수행함으로써 아라한이라는 이상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셨으며, 아라한의 경지에 도달하는 데는 이러한 네 단계를 거쳐야 함을 설하셨다.
그러나 대승불교에서는 수행단계를 세분해서 52단계로 나누었다. <화엄경>을 보면, 수행자가 깨달음을 얻어가는 단계를 십신(十信), 십주(十住), 십행(十行), 십회향(十廻向), 십지(十地), 등각(等覺), 묘각(妙覺)의 52위로 나누었다.
이 52위 중 맨 처음 열 단계가 십신(十信)이고, 다음 단계가 십주(十住), 그 다음 단계가 십행(十行)이다. <화엄경> 등에서 설해지는 보살의 수행계위 52위 중 제21위에서 제30위까지로서, 자리이타(自利利他)를 실천하고, 중생교화에 실천 정진하는 지위이다. 보살이 십주위의 마지막 위(位)인 관정주(灌頂住)에서 진정한 불자(佛子)임을 인가 받은 뒤에 다시 나아가 이타수행을 완수하기 위해 중생제도에 노력하는 지위를 10으로 나눈 것이 십행이다.
요설무애변재(饒舌無碍辯才)를 증득함은 십행(十行)에 해당된다. 즉, 십행에서 요설무애변재를 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요설무애(饒舌無碍)란 설법을 하고 중생을 이롭게 해서 하나의 행에 모든 행이 원융하게 성취됨을 말한다. 십주(十住) 자리에서는 원융하게 실상과 참된 공을 깨달아 다만 공의 자리에 머물렀지만, 이제 공으로부터 가(假)로 솟아나와 세속에서 중생을 이롭게 하므로, 보살의 열 가지 행을 말한 것이니, 공덕림보살(功德林菩薩)이 선사유(善思惟)삼매에 들어서 여러 부처님께서 가피하시는 지혜를 받들고, 삼매에서 일어나서 보살의 열 가지 행을 말했다.
※요설무애변재---요설무애변재에서 요설(饒舌)은 수다스럽다, 말이 많다는 뜻이고, 무애(無碍)는 거리낌이 없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변재(辯才)는 말재주이다. 따라서 요설무애변재란 막힘없이 자유자재로 가르침을 설하는 재능이나 지혜. 즉, 부처님 가르침을 잘 설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러므로 온갖 교법을 알아 중생의 근기에 따라 중생이 좋아하는 대로 말하는 것, 혹은 온갖 교법을 알아 기류(機類)가 듣기 좋아하는 것을 말하는 데 자재로운 것을 요설무애변재라 한다.
※선사유(善思惟)---올바른 이해를 이끌어내는 것을 선사유라고 한다.
① 환희행(歡喜行) - 중생을 기쁘게 하는 지위. 큰 시주(施主)가 돼 일체를 버리고 언제나 후회 없이 베풀어 다른 사람을 환희케 하는 것. 일체제법(一切諸法)의 공리(空理)를 깨닫고, 일체소유(一切所有)의 것을 중생에게 베풀어 환희케 하는 것. 즉, 모든 소유물을 보시하는데 아끼지도 않고, 갚음을 바라지도 않고, 다만 일체중생을 구호함으로써 그들을 환희케 함이다.
② 요익행(饒益行) - 깨끗한 계율을 잘 지키면서 일체번뇌를 떠나는 모든 마(魔)를 굴복시키고, 일체중생이 위없는 계율을 세우게 해서, 물러섬이 없게 하며, 자타(自他)를 유익하게 하는 것. 항상 일체중생을 교화하고 이익케 한다는 말이다. 계행을 잘 지니면서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에 집착하지 않으며, 중생에게 이것을 말해 재물을 구하지도 말고, 몸매를 구하지도 말고, 그리하여 마군의 장애를 받지도 않고, 다른 이를 시끄럽게 하지도 않으며, 중생으로 하여금 보리를 이루게 하는 것이다,
③ 무진한행(無瞋恨行) - 무위역행(無違逆行)이라고도 한다. 인욕을 닦아서 어떤 경우에도 화내지 않고 원망하지 않으며, 후회하지 않는 것. 항상 참고 공경해 나와 남을 해롭게 하지 않고, 나와 남을 집착하지도 않으며, 자기가 불법 가운데 있으면서 다른 이로 하여금 법을 얻게 함이다.
④ 무진행(無盡行) - 무굴요행(無屈橈行)이라고도 한다. 온갖 고뇌를 받을지라도 수행을 무량겁(劫) 정진해 진리를 구하고, 중생을 제도해 널리 선법을 행하는 것. 꾸준히 노력해 모든 번뇌와 습기(習氣)를 없애고, 이런 행으로 모든 중생을 남김없이 열반에 이르게 구제함이다.
⑤ 이치란행(離癡亂行) - 무치란행(無癡亂行)이라고도 한다. 어리석고 문란하지 않는 지위. 항상 바른 마음으로 살면서 정념(正念)을 성취해 마음에 산란함이 없이 일체 진리에 있어 어지럽게 함이 없게 하는 것. 바른 생각을 성취해 마음이 산란치 않고 견고해 동요하지 않으며, 청정하고 미혹하지 않아서, 바른 법으로 중생을 교화해 필경에 남음이 없는 열반을 얻게 하려고 염원하는 것이다.
⑥ 선현행(善現行) - 솔선수범해서 선행하는 지위. 일체법에는 소유하는 것이 없음을 알고 삼업(三業)을 없애고, 집착과 속박됨이 없이 일체중생을 교화시키는 것.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업이 청정해 얻는 바가 없는 데 머물며, 허망도 없고 속박도 없으며, 드러내어 보이는 것은 성품도 없고, 의지도 없으며, 진실한 법에 들어가고 출세간법에 들어가며, 끝끝내 중생들을 성취하고 조복하는 것이다.
⑦ 무착행(無着行) - 선행에도 집착하지 않는 지위. 부처를 공양하고 진리를 구해 마음에 싫어함이 없이, 제법을 관해 일체 집착을 없게 하는 것. 집착이 없는 마음으로 아승기 세계에 들어가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지음이 없는 법을 끝까지 얻으려는 것이며, 보살 수기를 얻고 중생의 자비와 선근을 증장케 하는 것이다.
⑧ 존중행(尊重行) - 난득행(難得行)이라고도 한다. 일체중생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지위. 선근 지혜의 법을 존중하고 모두를 이루어, 이것으로 하여금 더욱 자타의 이(利)를 닦는 것. 난득(難得)행이라고 하는 것은 얻기 어렵고 굴복하기 어려운 선근을 성취하고 광대한 변재를 얻으며, 큰 서원이 쉬지 않고 중생을 교화해 부처님 도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다.
⑨ 선법행(善法行) - 정법에 어긋나지 않는 지위. 여러 가지 선법을 성취해, 정법을 수호하고 부처님 마음이 끊이지 않게 하는 것. 법을 설해서 사람들에게 가르쳐주며 정법을 호지(護持)한다. 보살은 모든 세간의 하늘, 사람, 악마, 범천, 사문, 바라문, 건달바들을 위해 시원한 법의 못(法池)이 돼 바른 법을 거두어 지녀 부처의 씨[불종(佛種)]가 끊어지지 않게 하며,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면서도, 또 열 가지 몸을 성취해 여러 중생의 의지할 데가 되는 것이다. 보살은 이 선법행(善法行)에 머물면서 스스로 청정하고 집착이 없는 방편으로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면서도 중생이 벗어나는 일[출리(出離)]이 없게 한다. 그리하여 보살이 이 행에 머물면 모든 중생을 위해 시원한 법의 못이 돼 모든 불법의 근원을 다하게 된다.
※ 보살이 성취한 열 가지 몸
무변법계(無邊 法界)들어가는 비취신(非趣身)이니 모든 세간을 멸하기 때문이며,
무변법계에 들어가는 제취신(諸趣身)이니 모든 세간에 나기 때문이며,
나지 않는 몸(不生身)이니 생이 없는 평등한 법에 머물기 때문이며,
멸하지 않는 몸(不滅身)이니 모든 멸함을 말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참되지 않은 몸(不實身)이니 실제와 같음을 얻었기 때문이며,
허망하지 않는 몸(不妄身)이니 마땅한 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며,
변하지 않는 몸(不遷身)이니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나는 일을 벗어났기 때문이며,
무너지지 않는 몸(不壞身)이니 법계의 바탕이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며,
한 모양 몸(一相身)이니 삼세 언어의 길이 단절되기 때문이며,
모양 없는 몸(無相身)이니 법의 모양을 잘 관찰하기 때문이다.
보살은 이 열 가지 몸을 성취하고, 모든 중생의 집이 되나니.
⑩ 진실행(眞實行) - 진리에 따라 진실 되게 사는 지위. 부처님의 진실한 설법을 성취해, 설한바와 같이 능히 행하고, 부처님이 행한 바와 같이 능히 설해, 말과 행동이 상응해 따르게 하는 것. 이와 같이 진실 행은 가장 진실한 말을 성취하고 말한 대로 행하며, 행하는 것 같이 말해, 중도진실(中道眞實)의 이(理)를 깨닫는 것이다.
----------------------------------성불하십시오. 작성자 아미산(이덕호)
※이 글을 작성함에 많은 분의 글을 참조하고 인용했음을 밝혀둡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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