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신(十信)>
충주 청룡사지 보각국사 정혜원륭탑(普覺國師定慧圓融塔) 국보 제197호
초기불교에서는 사문으로서 최고위인 아라한이 되기 위한 수행단계를 성문사과(聲聞四果) 혹은 사문4과(沙門四果)라 하고, 줄여서 4과(四果)라고 하는데, 수다원(須陀洹), 사다함(斯陀含), 아나함(阿那含), 아라한(阿羅漢)의 네 단계로 나누었다.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이 그의 가르침을 듣고 수행함으로써 아라한이라는 이상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아라한의 경지에 도달하는 데는 이러한 네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설했다.
그러나 대승불교에서는 수행단계를 세분해서 52단계로 나누었다. <화엄경>을 보면, 수행자가 깨달음을 얻어가는 단계를 십신(十信), 십주(十住), 십행(十行), 십회향(十廻向), 십지(十地), 등각(等覺), 묘각(妙覺)의 52위로 나누었다.이 52위 중 맨 처음인 십신(十信)으로서, 우리들이 부처님을 만나서 부처님을 따르고 믿는 것이 열 단계라는 말이다. 이와 같이 십신(十信)은 <화엄경> 등에서 언급하는 보살수행계위인 52위(五十二位) 중 수행을 시작하는 처음 열 단계로서, 부처님 가르침을 믿어 의심치 않는 지위를 일컫는다.
여기서 ‘신(信)’이란 부처님 가르침을 믿어 의심치 않음을 뜻한다. 새로이 보살수행을 할 것을 발심한 범부가 구비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믿음이다. “신해행증(信解行證)”이라고 하듯이 먼저 믿는 마음을 가지고, 부처님 뜻을 헤아리고, 그리고 부처님 뜻대로 행함으로써 마지막으로 증득하는 것이 올바른 신앙이므로 처음 믿음이 그래서 중요하다.
그렇다고 의문이 가는 교리도 무조건 믿으라는 것은 아니다. 처음 입문하는 사람일수록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부처님 가르침은 그러한 온갖 의문을 모두 다 밝히는 광명의 지혜로 가득 차 있다. 그러므로 부처님 말씀에 의지해 의문을 해소하는 것은 올바른 신앙 자세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의문을 가짐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믿음을 가지고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이다. 자신의 의문이 해결되지 않는 것은 자신의 배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부족을 모른 채 부처님 가르침만 탓하는 것은 올바른 믿음이 아니다.
따라서 부처님의 한량없는 가르침의 바다에 들어가 무량(無量)한 법문(法門)을 닦아감에 있어서 먼저 신심(信心). 염심(念心). 정진심(精進心). 혜심(慧心). 정심(定心). 불퇴심(不退心). 회향심(回向心). 계심(戒心). 원심(願心)의 열 가지 바른 믿음을 일으켜야만 불퇴전의 신심을 얻을 수 있다.
① 신심(信心) - 믿음이야말로 불법입문의 첫걸음이다. 이 단계에서는 마음이 진리와 함께 하기 때문에 모든 망상을 떠나 청정한 믿음을 일으키게 된다. 그리하여 일체가 마음에 달려 있음을 확신해 어떻게 믿을 것인가를 알고, 깊이 믿고 흔들림 없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② 염심(念心) - 바르게 생각하고 기억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으로, 부처님을 어떻게 염해 간직할 것인가를 아는 단계이다. 따라서 부처님을 염지(念持)해 잊는 일이 없이 신심을 마음속으로 늘 생각하는 것이다.
③ 정진심(精進心) - 바르게 생각한 바를 꾸준히 행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으로, 한결같이 선업(善業)을 닦아 수행의 마음이 복잡하지 않고 물러남이 없이 참으로 깨끗하게 나아가게 돼, 믿음을 향해 어떻게 정진할 것인가를 아는 것이다.
④ 혜심(慧心) - 제법(諸法)이 일체공(一切空)이라는 것을 명확히 해 그릇된 생각에 빠지지 않는 지혜로운 마음을 가지는 것으로, 마음의 순수한 행동을 통해 지혜로워지게 돼, 어떻게 지혜를 닦을 것인가를 아는 것이다.
⑤정심(定心) - 고요하게 생각하고 마음을 한곳에 정하고 안정된 마음을 가지는 것으로, 온갖 생각이 번잡하게 부서져도 마음 본체는 담연(湛然)하게 돼, 어떻게 마음을 안정시킬 것인가를 아는 것이다.
⑥ 불퇴심(不退心) - 확실한 믿음으로 물러서지 않는 마음을 가지는 것으로, 선정(禪定)에서 광명을 발해 게으름 없이 자성(自性)으로 깊이 들어가게 됨으로써 어떻게 물러서지 않는 믿음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아는 것이다.
⑦ 호법심(護法心) - 번뇌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방호하며, 바른 불법을 수호하겠다는 마음을 가짐으로써 어떻게 진리를 지킬 것인가를 아는 것이다.
⑧ 회향심(廻向心) - 모든 공덕을 두루 회향하는 거룩한 마음으로서, 어떻게 실천방향을 잡을 것인가를 알아 모든 공덕을 부처님과 중생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⑨ 계심(戒心) - 계율로써 위의를 갖춘 마음을 가지는 것으로서, 청정한 계율을 수지(受持)하고 지켜 언제나 마음을 밝게 해 부처님의 청정한 계행을 실천하는 것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아는 것이다.
⑩ 원심(願心) - 항상 깊고 넓은 큰 원력으로 중생계가 다하도록 남김없이 구제하겠다는 청정한 원력의 마음으로 수행(修行)하는 것으로서, 이 단계에서 보살은 사방에 두루 다니며 중생을 교화하고 그들의 원을 따라 만족하게 힘씀으로써 어떻게 소원해야 할 것인가를 아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믿음이 확고해 불퇴전의 보리심에 안주(安住)하는 경지인 십주(十住)의 단계로 올라가게 된다.
---------------------------------성불하십시오. 작성자 아미산(이덕호)
※이 글을 작성함에 지광 거사님을 비롯해 많은 분의 글을 참고하고 인용했음을 밝혀둡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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