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공간

[스크랩] 애욕을 극복하면 해탈이다

수선님 2018. 11. 25. 11:34
 

애욕을 극복하면 해탈이다 


특집/마음공부 이야기 - 애욕 다스리기 (김열권)  

마가다국의 라자가하(왕사성)에 시리마라는 희대의 미모를 갖춘 기생이 있었다. 시리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것만으로 사랑에 빠진 한 젊은 비구가 동료비구와 함께 시리마의 집으로 탁발을 갔다.


시리마를 처음 본 그 비구는 첫눈에 반해 시리마를 차지하고 싶은 강한 욕망이 꿈틀대며 일어났다. 그런데 그 미모의 기생은 그날 밤 병으로 죽고 말았다. 그것을 아신 부처님은 빔비사라 왕에게 부탁하여, 땅에 묻지 않고 그대로 공동 시체 버리는 곳에 잘 보존하게 했다.


시리마가 죽은 지 사흘이 지나면서부터 그녀의 아름다웠던 피부는 변색되어 부풀어 올랐고, 호수에 비친 달빛보다 아름다운 눈빛을 가진 눈에서는 구더기가 들끓고, 아홉 구멍에서는 더러운 물이 흘러내리고 벌레들이 들끓었다. 그때 부처님은 비구들과 함께 묘지에 가시어 비구들로 하여금 아름다웠던 시리마의 시신을 관찰케 했다. 이때 시리마를 사랑했던 젊은 비구는 죽어 썩어가는 시리마를 보자 자신의 어리석음을 깊이 뉘우쳤다.


“수행자들이여 사람의 몸이란 실로 이와 같나니, 마침내 늙게 되어 일단 호흡이 정지되면 썩어서 시리마와 같이 되고 마느니라. 이토록 무상한 육신을 탐하고 집착해서 무엇하겠는가.” 그리고 부처님은 다음 게송를 읊으셨다.


“옷에 가려진 이 몸을 관찰해 보라. 그것은 피고름 투성이요, 많은 뼈들로 받쳐져있는 질병의 주머니이다. 이 모두 세월 따라 낡아지는 것, 이 몸은 질병으로 가득차있고 시들어가는 것, 이 몸이 부패하여 흩어질 때 생명은 끝내 죽는 것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


이상은 법구경에 나오는 내용으로 부처님께서 애욕에 빠져 갈등을 느끼는 비구에게 직접 현장답사를 시켜가면서 관찰하게 했다. 예나 지금이나 모든 수행자들이 수행 중 도중하차하거나 진로를 바꾸는 것은 모두 이성에 대한 미련 때문이다. 원효 스님도 발심수행장에서 출가해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은 모두가 탐애 때문이라고 했고, 중국의 고봉 스님도 애욕에 탐닉하듯이 참선을 간절히 한다면 모두가 도업(道業)을 이룬다고 했다. 부처님도 애욕만큼 즐거운 것이 둘만 있어도 아무도 출가하여 수행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부처님은 감각적 욕망이 일어나는 원인과 그 욕망을 극복하는 방법을 설하셨다. 욕망이 일어나는 것은 대상을 지혜 없이 잡도리하고 고찰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무상한 것을 항상한 것으로,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무아에서 자아를, 부정함을 깨끗함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부처님은 욕망에 대해 말씀하실 때 항상 5장애(욕망, 성냄, 의심, 나태, 불안)와 함께 다루신다. 욕망은 만족감, 탐닉으로 맑은 물에 염료가 섞여 혼탁하게 되어 물 밑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에 비유된다. 일단 장애가 일어나면 청정한 물의 성질을 잃고 혼탁하게 되거나 대상을 잘못 비추게 된다.


상윳다니까야에서는 욕망의 열매는 달지만 뿌리엔 독이 있는 것에 비유했다. 고통은 쾌락을 추구하고, 쾌락은 다시 고통으로 되돌아가는 소용돌이가 매 순간 보고 듣고 생각하는 가운데 끝없이 반복된다. 여기에서 벗어나는 길을 지혜롭게 고찰하고 잡도리하도록 하셨다. 마지막 유훈에서도 설하셨다.


“모든 조건 지워진 것은 무상하다. 해탈을 이룰 때까지 방일하지 말라.”


애욕을 피하지 말고 즉각 무상과 부정함을 알아차리라


무상(無常)을 항상 하는 것으로,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무아를 실재로, 부정한 것을 아름다움으로 착각하는 것에서 벗어나는 길도 우선 조건성에서 무상을 계속 통찰하라고 하셨다. 그것이 불방일(不放逸)이다. 무상 속에는 괴로움과 무아, 부정함이 내포되어 있다.


무상을 관찰하는 데는 네 가지가 있다. 조건 지어지고 결합된 것은 무상하다. 무상한 마음에서 일어난 현상도 무상하고, 무상한 원인으로 조건 지어진 현상도 무상하고, 일어나는 현상을 계속 미세하게 내관하게 되면 무상 너머의 공(空),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열반을 보게 된다. 이것이 해탈로 가는 유일한 길이고 지혜로운 고찰이다.


이 방법이 안 되면 1. 부정관(不淨觀)수련, 2. 감각절제, 3. 식사조절, 4. 훌륭한 도반, 5. 적절한 대화, 6. 부처님과 법에 대한 숙고와 반성, 7. 심신을 정결하게 하기, 8. 선정을 일으키는 방법에 숙달, 9. 오근(信·念·力·定·慧)의 균형 등을 이용한다. 그래도 안 되면 시리마 이야기처럼 부정한 현장을 방문한다.


필자가 1991년 태국에서 비구생활을 할 때, 비구니스님 몇 분과 함께 방콕에 있는 시리라즈 병원에서 원인 불명으로 죽은 미녀 시체를 해부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나체로 시신을 가슴부터 해부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가슴에 칼을 대고 찢어버린 후 콩팥, 심장, 간 등 하나하나 들어낸다. 핏물이 눈에 들어가 무섭게 응시하는 것처럼 보이고, 손은 오그라져 굳어 있었다. 5장 6부를 파헤치자 냄새가 사방을 진동한다. 마치 어릴 때 시골에서 돼지를 잡을 때 돼지 내장을 해부하면 나오는 냄새와 유사한 악취가 사방으로 퍼져 더 이상 눈을 뜨고 보지 못했다.


절에 돌아온 후 우리는 보름 동안 침묵 속에서 수행만 열심히 했다. 죽음의 무상과 미모의 허상을 본 것이다. 선정이나 지혜로 아름다운 표상을 무상(無常)·고(苦)·무아(無我)로 보아 그 이전의 열반, 불성을 보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고, 그렇지 않으면 앞의 9가지 방법이나 시체 현장을 답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수행으로 이 애욕을 극복했을 때 영원한 자유와 평화를 바로 여기에서 실현할 수 있다. 일어나는 애욕을 피하지 말고 즉각 무상과 부정함을 알아차려 이곳에서 해탈을 이루길 바란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몸과 마음에서.


물결이 가라앉은 호수에 보름달 휘영청 나투네.

“나는 모든 것을 정복했다. 나는 모든 것을 알았다. 타는 듯한 애욕을 극복하고 해탈을 이루었으니 누구를 스승으로 하랴. 법의 맛보다 더한 것은 없고 법의 가르침보다 더한 행복은 없다.”-법구경



출처 : 명상스쿨
글쓴이 : 선 암 ♬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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