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선삼매경 52. 보살도(菩薩道)의 자심관(慈心觀)
行菩薩道者, 若瞋恚偏多當行慈心. 念東方衆生, 慈心淸淨無怨無?廣大無量, 見諸衆生悉在目前. 南西北方四維上下亦復如是. 制心行慈不令外念, 外念異緣攝之令還. 持心目觀一切衆生, 悉見了了皆在目前. 若得一心當發願言, 我以涅槃, 實淸淨法度脫衆生 使得實樂. 行者三昧心如此者是菩薩道. 住慈三昧以觀諸法實相, 淸淨不壞不動. 願令衆生得此法利. 以此三昧慈念東方一切衆生使得佛樂. 十方亦爾. 心不轉亂, 是謂菩薩慈三昧門.
보살도(菩薩道)를 행하는 사람이, 만일 성냄이 치우치게 많으면 마땅히 인자한 마음을 행한다. 동쪽의 중생을 생각해야 하며, 인자한 마음이 청정하여 원망함도 없고 성냄도 없고 넓고 커서 헤아릴 수 없으면, 모든 중생들이 다 눈앞에 있음을 보게 된다. 남쪽ㆍ서쪽ㆍ 북쪽ㆍ 사유(四維)ㆍ 위ㆍ 아래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을 제어하고 인자함을 행하고 생각을 벗어나지 않게 하며, 바깥으로 다른 반연을 생각하며 그것을 추슬러 되돌아오게 한다. 마음의 눈으로 일체중생을 관하면 모두가 분명하게 눈앞에 있다는 것을 본다.
만일 한마음을 얻으면 마땅히 발원하기를, "나는 열반의 진실하고 청정한 법으로 중생들을 제도하여 참다운 즐거움을 얻게 하리라"고 말해야 한다. 자삼매(慈三昧)를 행하는 마음이 이와 같다면 이것이 보살도이다.
자삼매에 머물러서 일체 존재의 참다운 모습을 관하면 맑고 깨끗해서 허물어지지도 않고 흔들리지도 않는다. 원컨대 중생들로 하여금 이 법의 이익〔法利〕를 얻게 해야 한다. 이러한 삼매로 동쪽의 모든 중생들을 인자하게 생각하여 부처님의 즐거움을 얻게 해야 한다. 시방도 그러하다. 마음이 혼란하지 않으면, 이것을 보살의 자삼매문(慈三昧門)이라 말한다.
問曰, 何不一時總念十方衆生.
答曰, 先念一方一心易得, 然後次第周遍諸方.
問曰, 人有怨家恒欲相害, 云何行慈欲令彼樂.
答曰, 慈是心法出生於心, 先從所親, 所親轉增乃及怨家, 如火燒薪盛能然濕.
問曰, 或時衆生遭種種苦, 或在人中, 或地獄中, 菩薩雖慈彼那得樂.
答曰, 先從樂人取其樂相, 令彼苦人得如彼樂. 如敗軍將怖懼失膽, 視彼敵人皆謂勇士.
問曰, 行慈三昧有何善利.
答曰, 行者自念, 出家離欲應行慈心, 又思惟言, 食人信施, 宜行利益如佛所言, 須臾行慈是隨佛敎, 則爲入道不空受施, 復次身著染服心應不染, 慈三昧力能令不染. 復次我心行慈, 於破法世, 我有法, 人非法. 衆中, 我有法人如法無惱, 慈定力故. 菩薩行道趣甘露門, 種種熱惱慈涼冷樂. 如佛所言, 人熱極時入淸涼池樂. 復次彼大慈鎧遮煩惱箭, 慈爲法樂消怨結毒, 煩惱燒心慈能除滅, 慈爲法梯登解脫臺, 慈爲法船渡生死海. 貪138)善法財 慈爲上寶, 行趣涅槃慈爲道糧. 慈爲駿足度入涅槃, 慈爲猛將越三惡道. 能行慈者消伏衆惡, 諸天善神常隨擁護.
問曰, 若當行人得慈三昧, 云何不失而復增益.
答曰, 學戒淸淨善信倚樂, 學諸禪定一心智慧, 樂處閑靜, 常不放逸少欲知足, 行順慈敎, 節身少食, 減損睡眠初夜後夜思惟不廢, 省煩言語黙然守靜, 坐臥行住知時消息, 不令失度致疲苦極. 調和寒溫不令惱亂. 是謂益慈.
문 왜 일시에 총체적으로 시방의 중생을 생각하지 않는가?
답 우선 한 쪽을 생각하면 한마음을 얻기가 쉽다. 그런 뒤에 점차 여러 방향으로 두루 미친다.
문 사람은 원망하는 가문〔怨家〕이 있으면 항상 서로 해치고자 하는데, 어떻게 인자함을 행하여 그들을 즐겁게 하고자 하는가?
답 인자함은 마음의 법이니 마음에서 나온다. 먼저 가깝게 하려는 데 따르고, 가까워짐이 점차 더하여 원망하는 가문에 미친다. 마치 불이 장작을 태우되 활활 타오르면 습기를 태울 수 있는 것과 같다.
문 혹 중생들이 가지가지의 괴로움을 만나거나, 혹은 사람 가운데 있거나, 아니면 지옥 속에 있다면, 보살이 비록 인자하다고 하지만 그들이 어찌 즐거움을 얻을 수 있겠는가?
답 먼저 음악을 하는 사람을 따라서 그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취하여, 저 괴로워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와 같은 즐거움을 얻게 한다. 마치 패군(敗軍)의 장수가 두려워서 쳐다보지 못하면, 그를 바라보는 적을 사람들이 모두 용사(勇士)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문 자삼매(慈三昧)를 행하면 어떠한 좋은 이익이 있는가?
답 수행자는 '집을 나오고 세속을 떠나면 마땅히 인자한 마음을 향해야 한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또한 사유하여 말하되, "재가 신자가 삼보에 바치는 보시로 생활하니, 마땅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이로운 일을 행해야 한다."고 하며, 잠깐 동안이라도 인자함을 행하면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니, 곧 불문(佛門)에 들어가서 헛되이 보시를 받지 않는다.
또한 몸에는 물들인 옷을 걸치고 마음은 청정한 것에 상응하여 자삼매의 힘이 능히 오염되지 않게 한다. 또한 나의 마음으로 인자함을 행하며, 법을 파괴하는 세상에서 나(我)는 법을 지니고, 다른 사람의 법 아닌 것을 지닌다. 무리들 가운데서 내가 법을 지니고, 다른 사람들은 법다워서〔如法〕 고뇌가 없는 것은 인자함의 선정이 지니는 힘 덕분이다. 보살은 도를 행하여 감로의 문으로 향하고, 인자함으로 가지가지 뜨거운 번뇌를 시원하게 하여 즐겁게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이 지독히 뜨거울 때는 맑고 시원한 연못에 들어가 즐거워하듯, 또한 위대한 인자함의 갑옷을 입으면 번뇌의 화살을 막아주는 것처럼 인자함으로 법의 약을 삼아서 원망과 번뇌의 독을 해소한다.
번뇌는 마음을 태우나니 인자함으로 능히 없앨 수 있다.
인자함을 법의 사다리로 삼아 해탈의 집에 올라가며, 인자함을 법의 배로 삼아 생사의 바다를 건넌다. 훌륭한 법의 재물을 구할 때는 인자함으로 으뜸가는 보배로 삼고, 열반을 향해 가는 데는 인자함으로 도의 양식을 삼는다. 인자함으로 큰 뗏목을 삼아 열반을 건너 들어가고, 인자함을 용감한 장수로 삼아서 삼악도를 뛰어 넘는다. 능히 인자함을 행하는 사람은 뭇 악을 녹일 수 있으며, 여러 하늘의 착한 신들이 항상 따라다니며 옹호한다.
문 만일 수행하는 사람이 자삼매(慈三昧)를 얻는 것이 당연하다면, 어떻게 잃어버리지 않고 점점 증진시키는가?
답 계(戒)를 닦아서 맑고 깨끗하며, 잘 믿고 즐거워한다. 여러 가지 선정을 닦아서 한마음이 지혜롭고, 조용한 곳에 살기를 즐거워하며, 항상 제멋대로 하지 않는다. 욕심을 적게 하고 만족함을 알며 행동은 인자한 가르침을 따르며, 몸을 절제하고, 음식을 적게 먹으며, 잠자는 것을 줄이고, 초저녁에서 늦은 밤까지 사유하는 것을 멈추지 않으며, 번잡한 언어를 살피고 묵묵하고 고요함을 지키고, 앉고 눕고 가고 머물 때를 알아서 쉬며, 법도를 잃어서 피로와 괴로움이 극도에 이르지 않도록 한다. 차고 따뜻함을 조화시켜 고뇌하고 어지럽지 않게 한다. 이것을 인자함을 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復次以佛道樂, 涅槃之樂與一切人. 是名大慈. 行者思惟, 現在未來大人, 行慈利益一切. 我亦被蒙. 是我良祐. 我當行慈畢報施恩.
復更念言, 大德慈心愍念一切以此爲樂, 我亦當爾. 念彼衆生令得佛樂ㆍ 涅槃之樂, 是爲報恩. 復次慈力能令一切心得快樂, 身離熱惱得淸涼樂, 持行慈福念安一切以報其恩. 復次慈有善利, 斷瞋恚法開名稱門, 施主良田生梵天因.
住離欲處除却怨對及鬪諍根, 諸佛稱揚智人愛敬. 能持淨戒生智慧明, 能聞法利功德醍醐決定好人. 出家猛力消滅諸惡, 罵辱不善慈報能伏. 結集悅樂生精進法. 富貴根因辨智慧府. 誠信庫藏諸善法門. 致稱譽法敬畏根本佛正眞道. 若人持惡, 向還自受其殃. 五種惡語ㆍ 非時語ㆍ 非實語ㆍ 非利語ㆍ 非慈語ㆍ 非軟語. 是五惡語不能傾動, 一切毒害亦不能傷. 譬如小火不能熱大海〈此下應出優塡王持五百發箭〉. 如毘羅經中優塡王, 阿婆陀那說. 有二夫人. 一名無比, 二名舍迷婆帝. 無比誹謗舍迷婆帝, 舍迷婆帝有五百直人, 王以五百箭欲一一射殺之, 舍迷婆帝語諸直人, 在我後立, 是時舍迷婆帝入慈三昧, 王挽弓射之箭墮足下第二箭還向王脚下. 王大驚怖復欲放箭, 舍迷婆帝語王言, 止止, 夫婦之義是故相語, 若放此箭當直破汝心. 王時恐畏投弓捨射, 問言, 汝有何術. 答言我無異術, 我是佛弟子入慈三昧故也. 是慈三昧略說有三種緣. 生緣ㆍ 法緣ㆍ 無緣. 諸未得道, 是名生緣, 阿羅漢辟支佛, 是名法緣, 諸佛世尊是名無緣. 是故略說慈三昧門.
또한 불도(佛道)의 즐거움과 열반의 즐거움을 일체의 사람에게 주는 것을 크게 인자함(大慈)이라 이름한다. 수행자는 이렇게 사유한다. "현재와 미래의 위대한 사람은 인자함을 행하여 일체를 이롭게 한다. 나도 역시 은혜를 입었다. 이것이 나를 어질게 도왔다. 나도 마땅히 인자함을 행하여 마침내 은혜를 베풀어 준 것에 보답해야만 한다."
또다시 생각하여 말한다. "대덕(大德)은 인자한 마음으로 일체의 중생을 가엾게 생각하고 이것으로 즐거움을 삼으며, 나도 마땅히 그렇게 한다. 저 중생들을 생각하여 부처님의 즐거움과 열반의 즐거움을 얻게 하리니, 이것이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다. 또한 인자함의 힘은 능히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마음으로 쾌락을 얻게 하며, 몸은 뜨거운 고뇌를 여의고 맑고 시원한 즐거움을 얻게 하고, 인자함을 행하는 복덕을 지니고 일체의 편안함을 생각하여 그 은혜에 보답한다. 또한 인자함에는 좋은 이익이 있으니, 성내는 법을 끊고 명칭의 문을 열며, 좋은 밭을 시주하는 것이며, 범천에 태어나는 원인이다.
욕심을 여읜 곳에 머물며 원망과 대립 그리고 투쟁의 뿌리를 없애버리므로, 제불(諸佛)이 칭찬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이 사랑하고 공경한다. 능히 청정한 계율을 지녀 지혜의 밝음을 일으키고, 능히 법의 이로움을 들은 공덕의 제호(醍醐)는 좋은 사람을 결정(決定)한다.
출가의 용감한 힘으로 여러 가지 악을 소멸하고, 욕설을 퍼부어 욕보이는 착하지 않음도 인자함으로 능히 항복시킬 수 있다. 열락(悅樂)을 결집하여 정진법을 일으킨다. 부귀의 근본은 지혜의 창고를 갖추는 것이다. 성실과 믿음의 창고는 여러 가지 훌륭한 법문이다.
칭예법(稱譽法)을 성취하여 근본적인 부처님의 바르고 참다운 길을 받들고 두려워(敬畏)한다. 만일 사람이 악을 지니고, 그것을 지향하면 도리어 스스로 그 재앙을 받는다. 다섯 가지 나쁜 말이 있으니, 때가 아닌데 하는 말, 진실하지 않은 말, 이롭지 않은 말, 인자하지 않은 말, 부드럽지 않은 말이다. 이 다섯 가지 나쁜 말은 사람을 감동시킬 수 없다. 일체의 독해(毒害)도 역시 상처를 입힐 수 없다. 예컨대 작은 불로 커다란 바다를 뜨겁게 할 수 없는 것과 같다〔이 아래는 우전왕(優塡王)이 오백 대의 화살을 가지고 쏘았다는 것에서 나온 것이다〕."
『비라경(毘羅經)』 속에 나오는 우전왕(優塡王)을 비유(阿波陀那)139)하여 말한 것과 같다. "두 명의 부인이 있었는데, 첫째는 무비(無比)라 하고, 둘째는 사미파제(舍迷婆帝)라 했다. 무비는 사미파제를 비방했다. 사미파제에게는 오백 명의 시종들이 있었다. 임금은 오백 대의 화살로 한 명 한 명 쏘아 죽이고자 했다. 사미파제는 시종들에게 말했다. '나의 뒤에 서라.' 이 때 사미파제는 자삼매에 들어갔다. 임금은 활을 당겨 쏘았으나 화살은 발아래 떨어졌다. 두 번째 화살은 도리어 임금의 다리 아래로 향했다. 임금이 크게 놀랐으나 다시 화살을 쏘려고 했다. 사미파제는 임금에게 아뢰었다.
'그만 두십시오. 그만 두십시오. 부부의 도리는 서로 말하는 것입니다. 만일 이 화살을 쏜다면 이제 곧 당신의 심장을 부술 것입니다.' 임금은 그 때 두려워하며 활과 화살을 버렸다. '그대는 어떠한 술법을 지니고 있는가?' 묻자, '저는 다른 술법이 없습니다. 저는 부처님의 제자로서 자삼매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자삼매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세 가지 반연〔三緣〕140)이 있는데, 즉 생연(生緣)ㆍ 법연(法緣)ㆍ 무연(無緣)이다. 아직 얻지 못한 여러 가지 도는 생연이라 이름하며, 아라한과 벽지불은 법연이라 하고, 제불 세존은 무연이라 한다. 그러므로 간략하게 자삼매문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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