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초품 중 사중(四衆)을 풀이함 |
[經] 다시 5백 명의 비구니212)와 우바새․우바이213)가 있었으니, 모두가 성스런 진리를 보았다. |
[論] [문] 어째서 비구들은 5천 명인데 나머지 세 대중은 각각 5백 명씩뿐인가? |
[답] 여자는 대체로 지혜가 적고 번뇌의 때가 두텁다. 다만 기쁨과 애행(愛行)을 구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번뇌[結使]를 끊고 해탈을 증득하는 이가 적다. |
212) 범어로는 bhikṣunī. |
213) 범어로는 upāsaka․upāsikā. 각각 재가의 남녀 신도를 가리킨다. |
[154 / 805] 쪽 |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인연으로 일어나는 법은 제일이며 심히 깊어서 얻기가 어렵다. 그러니 일체의 번뇌가 다하고 애욕을 떠나 열반을 얻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다”라고 하셨다. |
그러므로 여자는 대개는 열반을 얻기 힘드나 비구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또한 우바새․우바이는 집에 있는 까닭에 마음이 맑지 못하고 누가 다하지도 못하니, 겨우 4성제(聖諦)를 얻을 뿐 학인(學人)이 됨에 그친다. |
이런 게송이 있다. |
공작은 비록 좋은 모양으로 몸을 단장했으나 |
큰 기러기처럼 멀리 날지 못한다. |
재가[白衣]는 비록 부귀하고 힘은 있으나 |
출가한 공덕의 훌륭함에는 미치지 못한다. |
그렇기 때문에 비구니들은 출가해서 세속의 일[世業]을 버렸더라도 지혜가 짧다. 이러한 이유에서 5백 명의 아라한 비구니가 있는 것이다. |
백의와 두 대중214)은 집에 살면서 일에 분주하기 때문에 도를 얻는 자가 적으니, 각각 5백 명인 것이다. |
[문] 5천 명의 아라한은 모두 찬탄하였는데 세 대중은 어찌하여 찬탄하지 않는가? |
[답] 대중을 이미 찬탄했다면, 나머지도 역시 찬탄한 것으로 알 수 있다. 또한 만일 따로이 찬탄하면 외도의 무리들이 “어째서 비구니를 찬탄하느냐”며 비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
또한 속인[白衣]을 찬탄하면 “공양을 받기 위해서이다”라고 말하리라. 그러므로 찬탄하지 않으셨다. |
[문] 모든 마하연경에는 부처님이 큰 비구의 무리들과 함께하시되 8천, 6만 혹은 10만 명과 함께하신다. 이 『마하반야바라밀경』은 모든 경 가운데서 으뜸가고 위대하니, 촉루품(囑累品)에 말씀하시기를 “다른 경은 몽땅 망실 |
214) 우바새와 우바이를 말한다. |
[155 / 805] 쪽 |
하더라도 그 죄가 적지만 반야바라밀은 그 일구(一句)만 잃어도 그 죄가 크고 많다”고 했다. 그러므로 『반야바라밀경』이 으뜸이고 위대함을 아는 것이다. |
그런데 이 으뜸가는 경에 대해서는 당연히 으뜸가는 큰 모임이 있어야 하거늘 무슨 까닭에 성문의 무리는 그 수가 적어서 단지 비구가 5천 명이요, 비구니․우바새․우바이는 각각 5백 명뿐인가? |
[답] 이 대경(大經)은 심히 깊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까닭에 성문의 수가 적은 것이다. 비유하건대 왕에게 진실한 사연이 있으면 범인에게는 보여 주지 못하고, 큰 사람이나 믿고 아끼는 자에게만 말해 주는 것과 같다. |
또한 왕이 모의(模擬)를 할 때는 여러 대신이나 믿고 아끼는 자나 지혜 있는 자에게만 논의하고, 나머지 작은 신하들은 들어가지도 못하는 것과 같다. |
또한 이 6천 5백 대중은 모두가 도를 얻었으니, 비록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을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모두가 무루의 4신(信)215)을 믿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경에서 성문의 무리는 비록 크고 많으나 뒤섞여 있어서 모두 다 도를 얻지는 못했다. |
또한 여기에서는 먼저 천만 명의 아라한을 찬탄한 가운데 가장 수승한 5천명만을 뽑았던 것이다. 비구니ㆍ우바새․우바이 역시 마찬가지이니, 수승한 이는 쉽사리 만나지 못하는 까닭에 많지 않은 것이다. |
215) 여기에서 말하는 4신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대체로 불ㆍ법ㆍ승 및 계에 대한 믿음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겠다. 본 대지도론 초품 가운데 37품을 해설하는 곳에서는 4념처ㆍ4무량 등의 네 개의 법수로 이루어진 해탈문으로서 나열되고 있다. |
대지도론(大智度論) 32. 재가자는 출가자의 공덕의 훌륭함에는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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