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스크랩] 대지도론(大智度論) 49. ★ 보살은 화를 내지도, 기뻐하지도 않는다. 공삼매, 무상삼매, 무작삼매

수선님 2018. 12. 2. 12:41

[문] 이미 보살이 성내지 않는 갖가지 인연은 알았다.

그렇다면 진실로 공덕을 찬탄함을 알지 못한 채 기뻐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답] 갖가지 공양과 공경이 모두가 무상한 줄 아는 것이다.

  
  
  
80) 무생법인을 얻은 보살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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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까닭이 있어서 와서 찬탄하고 공양하지만

나중에 다른 인연이 있으면 다시 성내거나 때리거나 혹은 해하려 할 것이기에 기뻐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보살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에게 공덕과 지혜가 있는 까닭에 찾아 와서 찬탄하고 공양하는 것이다.

이는 공덕을 찬탄하기 위함이지 나를 찬탄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어찌 기뻐하겠는가.’

 

또한 이 사람이 스스로의 과보를 구하는 까닭에 내가 만든 인연에 대해서 공양하는 것이다.

마치 사람이 곡식을 심고 물을 대고 다듬는다고 해서 땅이 기뻐하지 않는 것과 같다.

 

또한 어떤 사람이 나에게 공양할 때, 내가 기꺼이 받는다면 나의 복덕은 엷어지고 다른 이의 복덕 역시 적어진다. 그러므로 기뻐하지 않는다.

 

또한 보살은 온갖 법이 꿈같고 메아리 같은 줄로 관찰한다.

그러니 찬탄하는 이가 누구이며, 기뻐하는 이가 누구이겠는가.

 

나는 삼계 안에서 해탈을 얻지 못했고, 모든 누가 다하지 못했고, 불도도 얻지 못했거늘

어떻게 찬탄을 얻었다 해서 기뻐하겠는가.

 

만일 기뻐할 수 있는 이가 있다면 오직 부처님 한 사람뿐일 것이다.

왜냐하면 부처님은 일체의 공덕이 이미 모두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보살은 갖가지로 찬탄 받고 공양 받는다 해도 기뻐하는 생각을 내지 않나니,

이러한 모습을 입음성(入音聲)다라니라 한다.

 

또한 적멸(寂滅)다라니ㆍ무변선(無邊旋)다라니ㆍ수지관(隨地觀)다라니ㆍ위덕(威德)다라니ㆍ화엄(華嚴)다라니ㆍ음정(音淨)다라니ㆍ허공장(虛空藏)다라니ㆍ해장(海藏)다라니ㆍ분별제법지(分別諸法地)다라니ㆍ명제법의(明諸法義)다라니가 있다. 이러한 다라니문이 간략히 말해서 5백 개가 있으며, 자세히 설명하자면 한량이 없다. 그러므로 보살들은 모두 다라니를 얻었다고 하는 것이다.

 

모든 삼매라 함은 세 가지 삼매이니, 공(空)․무작(無作)․무상(無相)이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5음(陰)81)이 나 없고 내 것 없음을 관찰하면 이를 공이라 일컫는다.

 

이러한 공삼매(空三昧)82)에 머물러서 뒷세상을 위하여 3독(毒)83)을 일으키지 않으면 이를 무작이라 일컬으며, 열 가지 모습의 법인 5진(塵)과 남ㆍ녀ㆍ생․주․멸을 여읨에 연하는 까닭에 무상이라 일컫는다.”

  
  
  
81) 범어로는 pañca-skandhā���. 이른바 유정을 이루는 다섯 가지 요소로, 색(rūpa)․수(vedanā)․상(sam.jñā)․행(sam.khāra)․식(vijñāna)을 말한다.
82) 범어로는 śūnyatā-samādhi. 일체법이 비어 있음을 관함으로써 마음이 번뇌를 여의고 전일해진 상태를 말한다.
83) 탐․진․치의 셋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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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이 삼매 가운데 머물러서 모든 법의 실상(實相), 즉 필경공(畢竟空)을 아나니, 이를 공삼매라 한다.

이러한 공을 알고 나면 곧 무작이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무작이겠는가?

모든 법이 공하거나 혹은 불공이거나 혹은 있거나 혹은 없음 등을 보지 않는 것이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법구(法句)에 이런 게송이 있다.

  
  있음[有]을 보면 곧 두려워하고
  없음[無]을 보아도 두려워하니
  그러므로 유에 집착하지 않고
  또한 무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이것이 무작삼매이다.

 

 

 

어떤 것이 무상삼매(無相三昧)84)인가?

 

온갖 법은 형상이 없으니, 온갖 법을 받아들이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는다.

이를 무상삼매라 한다.

 

다음과 같은 게송이 있다.

  
  언어의 길이 이미 끊겼고
  심행(心行)도 사라졌도다.
  나지도 멸하지도 않으니
  그대로가 열반의 모습이다.
  
  
  
84) 범어로는 ānimitta-samādhi. 상의 차별을 여의어 얻는 삼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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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18공(空)을 공삼매85)라 하고, 갖가지[단주(丹注)에는 5도(道)에서의 생유(生有)ㆍ사유(死有)ㆍ중유(中有)의 업이라 하였다.] 유(有)에서 구하는 마음 없는 것을 무작삼매라 하고, 온갖 형상이 파괴되어도 생각하지 않는 것을 무상삼매라 한다.

 

[문] 갖가지 선정(禪定)의 법이 있거늘 어찌하여 이 세 가지 삼매만을 일컫는가?

 

[답] 이 세 가지 삼매 가운데 행하는 사유는 열반에 가깝기 때문이니,

사람의 마음을 들뜨거나 위축시키지도 않으며 평등하게 해주어 요동치 않게 한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이 세 가지 삼매만을 일컫는다.

 

다른 선정에서는 애착[愛]이 많아지기거나 혹은 교만이 많아지거나 혹은 사견이 많아지기도 하지만,

이 세 가지 삼매의 으뜸가는 진실한 뜻은 실로 예리해서 능히 열반의 문을 얻게 한다.

 

그러므로 여러 선정법 가운데서 이 세 가지 선정법을 해탈문으로 삼으며, 또한 3삼매(三昧)86)라 부르기도 한다. 이 세 가지 삼매가 진실한 삼매인 까닭에 다른 선정 역시 선정[定]이라 부르게 되는 것이다.

 

또한 네 가지 근본선(根本禪)87)을 제외한 미도지(未到地)88)에서 유정지(有頂地)89)에 이르기까지를 정(定)이라 하고, 또한 삼매라고도 한다.

  
  
  
85) 범어로는 śūnyatā-samādhi. 일체법이 비어 있음을 관함으로써 마음이 번뇌를 여의고 전일해진 상태.
86) 범어로는 trayaḥ samādhayaḥ.
87) 4선(禪)을 말한다. 혹은 4정려(靜慮)라고도 한다. 선정에 든 수행자의 마음이 적정해지고 깊어가는 양상, 이른바 사마타의 상태를 네 단계로 나누어 설명한 것이다.
88) 범어로는 anāgamya. ‘아직 본격적인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라는 뜻으로, 이른바 초선의 경지에 들기 직전의 집중된 심리상태를 말한다.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하고, 외부대상에 시선이 이끌려 가지 않는 상태이다. 미지정(未至定)이라고도 한다.
89) 범어로는 Akaniṣṭha. ‘정점에 있는 경지’라는 뜻이다. 곧 4선의 마지막에 도달하는 경지로, 색계 가운데 최고의 경지라는 뜻으로 색구경천(色究竟天)이라고도 한다. 여기에서 천(天)이란 수행자가 관법 등을 통해 도달한 심리상태가 신들이 사는 세계(天)에 비유되고 있는 것이며, 나아가 이러한 경지를 체험한 자는 죽어서 그 경지와 동등한 세계에 태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한다. 아가니타(阿迦尼吒) 혹은 아가이타천(阿加膩吒天)이라 음역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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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非禪)의 네 선정[四禪]90)도 정(定)이라고도 하고 선(禪)이라고도 하고 삼매(三昧)라고도 한다.

 

그 밖의 다른 선정들도 정이라 하고 삼매라 하니, 이른바 4무량(無量)ㆍ4변(辯)․6통(通)91)ㆍ8배사(背捨)92)ㆍ8승처(勝處)93)ㆍ9차제정(次第定)94)ㆍ10일체처(一切處)95) 등의 선정법들이 그것이다.

 

또한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모든 삼매의 법에는 23종이 있다” 하고, 어떤 이는 말하기를 “65종이 있다” 하고, 어떤 이는 말하기를 “5백 종이 있다” 한다.

 

하지만 마하연은 가장 위대한 까닭에 한량없는 삼매가 있다.

 

이른바 두루 법성을 장엄하는 삼매[遍法性莊嚴三昧]와 능히 일체삼세법을 비추는 삼매[能照一切三世法三昧]와 법성의 끝[底]을 분별치 않고 관찰하는 삼매[不分別知觀法性底三昧]와 끝없는 불법에 드는 삼매[入無底佛法三昧]와 허공과 같이 끝없고 가없이 비추는 삼매[如虛空無底無邊照三昧]와 여래의 힘으로 관찰을 행하는 삼매[如來力行觀三昧]와 부처님의 무외장엄으로 빙그레 웃는 삼매[佛無畏莊嚴力嚬呻三昧]와 법성의 문이 선장(旋藏)하는 삼매[法性門旋藏三昧]와 일체세계가 장애 없이 장엄되어 달에까지 두루 차는 삼매[一切世界無礙莊嚴遍月三昧]와 법의 운광(雲光)을 두루 장엄하는 삼매[遍莊嚴法雲光三昧]이니, 보살은 이처럼 한량없는 삼매들을 얻는다.

 

또한 『반야바라밀경』의 「마하연의품(摩訶衍義品)」에서는 약설하여 108 가지 삼매를 말하는데, 처음 수릉엄삼매로부터 허공과 같이 집착하지 않고

  
  
  
90) 4무색정(無色定)을 말한다.
91) 6신통(神通)을 말한다.
92) 초선(初禪)ㆍ제2선ㆍ제4선ㆍ4무색정ㆍ멸진정(滅盡定)에 이르는 8단계의 선정관법을 말한다.
93) 범어로는 aṭṭha abhibhāyatanāni. 8해탈(解脫)을 닦은 뒤 숙달된 관상법(觀想法)으로 자유롭게 정ㆍ부정의 경지를 관찰 하는 것을 말한다.
94) 범어로는 nava-anupūrvavihāra-samāpatti. 4선․4무색정의 팔등지에 멸진정을 더한 선정으로, 이른바 아홉 단계로 상승해 가면서 머무는 선정수습법이다.
95) 10변처(遍處)라고도 한다. 청ㆍ황ㆍ적ㆍ백의 색깔과 물질의 네 가지 특성인 지ㆍ수ㆍ화ㆍ풍과 허공ㆍ분별[識] 등의 열 가지 특성을 관찰하며, 그 하나하나의 상태를 모든 곳에 두루 채우는 관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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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들지 않는 삼매[虛空不著不染三昧]에 이르기까지이다. 자세히 말하면 무량 삼매가 있다고 했다.
  이런 까닭에 보살들은 모든 삼매를 얻는다고 하는 것이다.

 

 

 

대지도론(大智度論) 49. ★ 보살은 화를 내지도, 기뻐하지도 않는다. 공삼매, 무상삼매, 무작삼매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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