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스크랩] 대지도론(大智度論) 48. ★ 보살은 비방과 칭찬에 동요되지 않는다. 화를 내지 않는다.

수선님 2018. 12. 2. 12:41

10. 초품 중 보살의 공덕을 풀이함
  
[經] 모두가 다라니(陀羅尼)72) 및 모든 삼매(三昧)73)를 얻고 공(空)․무상(無相)․무작(無作)74)을 행하여 이미 등(等)과 인(忍)을 얻었다.

 

[論] [문] 무슨 까닭에 이 세 가지 일로써 차례차례 보살마하살을 찬탄하는가?

[답] 보살들의 실다운 공덕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찬탄해야 할 일은 찬탄하고 믿어야 할 일은 믿어야 하나,

온갖 중생들이 믿기 어려운 매우 깊고 청정한 법으로써 보살을 찬탄하셨다.

 

또한 앞에서 보살마하살의 명호를 설명했지만 아직도 보살마하살이 되는 까닭을 말하지 못했는데, 모든 다라니와 삼매 및 인(忍) 등의 모든 공덕을 얻는 까닭에 일컬어 보살마하살이라 하는 것이다.

 

[문] 그 순서는 이미 알았지만 어째서 다라니라 하는가? 무엇을 다라니라 하는가?

[답] 다라니는 진나라에서는 능지(能持)라 하며, 혹은 능차(能遮)라 하기도 한다. 능지라 함은 갖가지 착한 법을 모으고 능히 지니어 흩어지지 않고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니, 마치 빈틈없는[完] 그릇에 물을 담으면 새지 않는 것과 같다.
  
  
  
72) 범어로는 dhāraṇī. 총지(摠持)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73) 범어로는 samādhi. 어떤 대상에 집중된 상태를 말한다.
74) 범어로는 각각 sūnyatāㆍānimittaㆍapraṇihit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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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차라 함은 착하지 못한[不善根] 마음이 생겨나는 것을 싫어하고 능히 막아 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가령 나쁜 죄를 지으려 하면 막아서[持] 짓지 못하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다라니라고 한다.

 

이 다라니는 마음과 상응하기도 하고 마음과 상응하지 않기도 하며, 유루이기도 하고 무루이기도 하며, 무색(無色)이어서 볼 수 없으며, 대상이 없으며[無對], 한 계[持]75)이고 한 입(入)76)이고 한 음섭[一陰攝]이며, 9지지(智知)77)이며, 한 의식으로 알며[一識識], 아비담법(阿毘曇法)이다.

 

다라니의 뜻은 이와 같다.

 

또한 다라니를 얻은 보살은 온갖 들은 법을 기억력에 의하여 잘 간직하여 잃지 않는다.

또한 이 다라니의 법은 항상 보살을 뒤쫓나니, 마치 한낮의 학질병과 같다.

 

이 다라니가 보살을 여의지 않음은 마치 귀신이 붙은 것 같으며,

이 다라니가 항상 보살을 따름은 마치 선(善)ㆍ불선(不善)의 율의와 같다.

 

또한 이 다라니는 보살을 잘 보호하여 두 경지[地]78)의 구덩이에 빠지지 않게 하나니, 마치 인자한 아버지가 자식을 사랑하기에 자식이 구덩이에 빠지려 하거든 보호하여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과 같다.

 

또한 보살은 다라니의 힘을 얻었으므로 온갖 마왕(魔王)79)이나 마민(魔民)이나 마인(魔人)이 능히 흔들지 못하고 깨뜨리지 못하고 이기지 못하나니, 마치 수미산을 예사 사람이 입으로 불어서는 끄덕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문] 이 다라니에는 몇 종류가 있는가?

[답] 이 다라니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문지(聞持)다라니라 한다. 이 다라니를 얻은 이는 온갖 이야기와 모든 법을 귀에 스치기만 하면 모두 잃지 않는다. 이것이 문지다라니이다.
  
  
  
75) 범어로는 dhātu. 사물을 지탱하는 성분이나 요소를 말한다.
76) 범어로는 āyatana.
77) 가운데 아홉의 지(智)로써 아는 것을 말한다.
78) 곧 성문승과 벽지불승.
79) 범어로는 Mararā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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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분별지(分別知)다라니가 있으니, 이 다라니를 얻은 이는 모든 중생과 모든 법의 크고 작음과 좋고 나쁨을 분별해서 남김없이 안다. 이런 게송이 있다.
  
  모든 코끼리․말․금 따위와
  나무․돌․옷가지들과
  남자와 여자와 그리고 물은
  갖가지로 모두가 똑같지 않다.
  
  모든 물건들 이름은 하나이나
  귀하고 천한 이치는 다르니
  이 총지를 얻는다면
  모두를 분별해 알 수 있다.
  

또한 입음성(入音聲)다라니가 있으니, 이 다라니를 얻으면 온갖 소리를 들어도 좋아하거나 성내지 않는다.

 

만약에 모든 중생들이 항하의 모래수 만큼 오랜 겁 동안 욕을 하고 매도한다고 해도

마음으로 증오하거나 원한을 품는 일이 없는 것이다.

 

[문] 보살은 모든 누(漏)가 아직 다하지 못하였거늘 어떻게 항하의 모래수 만큼 많은 겁 동안에 이러한 거친 일[惡]을 참는가?

 

[답] 내가 먼저 말하기를 “이 다라니의 힘을 얻는 까닭에 능히 그렇게 된다” 하지 않았던가?

 

또한 이 보살은 비록 모든 누가 다하지는 못했으나 큰 지혜와 예리한 감관으로 능히 사유해,

성내는 마음을 제해 버리고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에 귀[耳根]가 소리 곁으로 가지 않거늘 욕하는 소리가 어디에 붙으랴. 또한 매도하는 소리를 들어도 못들은 채 곧장 지나가나니, 만약에 분별치 않는다면 누가 성을 낼 것인가.”

  
[215 / 805] 쪽
범부들의 마음은 나[吾我]에 집착되어서 시비를 분별하고는 성내고 억울해 한다.

 

또한 만일 어떤 사람이

말이란 좇아 일어나고 좇아 사라져서 앞과 뒤가 함께하지 않는 줄 알면 곧 성낼 일이 없어진다.

 

또한 모든 법이 안으로 주체가 없음을 안다면 누가 꾸짖고 누가 성을 내겠는가.

 

가령 어떤 사람이 다른 지방말[異語]을 들었을 때에 자기네 말은 좋게 여기고 다른 말은 나쁘게 여기거나 좋고 나쁨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비록 꾸짖는다 해도 성내지 않게 된다.

  

또한 어떤 사람이 말이나 소리에 정해진 것이 없는 줄 알면 성내거나 기뻐할 일이 없게 된다.

 

마치 친하고 사랑하는 이가 꾸짖으면 비록 꾸짖어도 원통하지 않지만,

친하지도 않고 사랑하지도 않는 이가 꾸짖으면 듣자마자 성을 내지 않는 것과 같다.

 

비바람을 만나면 집으로 들어가거나 우산을 들고, 땅에 가시가 있으면 가죽신을 신고, 날씨가 크게 추우면 불을 피우고, 더울 때에는 물을 구하나니, 이러한 모든 환란에 다만 막는 법만을 구할지언정 성내지 않는다.

 

 

꾸짖거나 욕하는 이에 대해서도 이와 같이 해야 하니,

오직 자비로써 모든 악(惡)을 그치게 할지언정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다.

 

또한 보살은 모든 법이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아 그 성품이 모두 공한 줄 안다.

 

가령 어떤 이가 성내고 꾸짖거나 혹은 때리거나 혹은 해치려 하더라도 꿈같고 환[化]같이 여기나니,

성내는 이가 누구이며, 꾸짖는 이가 누구이겠는가.

 

또한 어떤 사람을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겁 동안 중생들이 찬탄하고, 의복․음식․와구․의약과 영락 등으로 공양하더라도, 법인을 얻은 보살80)이라면 그 마음이 흔들리거나 기뻐하거나 집착되지 않는다.

 

 

 

 

대지도론(大智度論) 48. ★ 보살은 비방과 칭찬에 동요되지 않는다. 화를 내지 않는다.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글쓴이 : - 해탈 -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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