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초품 중 보살의 공덕을 풀이함 |
[經] 모두가 다라니(陀羅尼)72) 및 모든 삼매(三昧)73)를 얻고 공(空)․무상(無相)․무작(無作)74)을 행하여 이미 등(等)과 인(忍)을 얻었다. |
[論] [문] 무슨 까닭에 이 세 가지 일로써 차례차례 보살마하살을 찬탄하는가? |
[답] 보살들의 실다운 공덕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찬탄해야 할 일은 찬탄하고 믿어야 할 일은 믿어야 하나, 온갖 중생들이 믿기 어려운 매우 깊고 청정한 법으로써 보살을 찬탄하셨다. |
또한 앞에서 보살마하살의 명호를 설명했지만 아직도 보살마하살이 되는 까닭을 말하지 못했는데, 모든 다라니와 삼매 및 인(忍) 등의 모든 공덕을 얻는 까닭에 일컬어 보살마하살이라 하는 것이다. |
[문] 그 순서는 이미 알았지만 어째서 다라니라 하는가? 무엇을 다라니라 하는가? |
[답] 다라니는 진나라에서는 능지(能持)라 하며, 혹은 능차(能遮)라 하기도 한다. 능지라 함은 갖가지 착한 법을 모으고 능히 지니어 흩어지지 않고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니, 마치 빈틈없는[完] 그릇에 물을 담으면 새지 않는 것과 같다. |
72) 범어로는 dhāraṇī. 총지(摠持)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
73) 범어로는 samādhi. 어떤 대상에 집중된 상태를 말한다. |
74) 범어로는 각각 sūnyatāㆍānimittaㆍapraṇihita이다. |
[213 / 805] 쪽 |
능차라 함은 착하지 못한[不善根] 마음이 생겨나는 것을 싫어하고 능히 막아 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가령 나쁜 죄를 지으려 하면 막아서[持] 짓지 못하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다라니라고 한다. |
이 다라니는 마음과 상응하기도 하고 마음과 상응하지 않기도 하며, 유루이기도 하고 무루이기도 하며, 무색(無色)이어서 볼 수 없으며, 대상이 없으며[無對], 한 계[持]75)이고 한 입(入)76)이고 한 음섭[一陰攝]이며, 9지지(智知)77)이며, 한 의식으로 알며[一識識], 아비담법(阿毘曇法)이다. |
다라니의 뜻은 이와 같다. |
또한 다라니를 얻은 보살은 온갖 들은 법을 기억력에 의하여 잘 간직하여 잃지 않는다. |
또한 이 다라니의 법은 항상 보살을 뒤쫓나니, 마치 한낮의 학질병과 같다. |
이 다라니가 보살을 여의지 않음은 마치 귀신이 붙은 것 같으며, 이 다라니가 항상 보살을 따름은 마치 선(善)ㆍ불선(不善)의 율의와 같다. |
또한 이 다라니는 보살을 잘 보호하여 두 경지[地]78)의 구덩이에 빠지지 않게 하나니, 마치 인자한 아버지가 자식을 사랑하기에 자식이 구덩이에 빠지려 하거든 보호하여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과 같다. |
또한 보살은 다라니의 힘을 얻었으므로 온갖 마왕(魔王)79)이나 마민(魔民)이나 마인(魔人)이 능히 흔들지 못하고 깨뜨리지 못하고 이기지 못하나니, 마치 수미산을 예사 사람이 입으로 불어서는 끄덕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
[문] 이 다라니에는 몇 종류가 있는가? |
[답] 이 다라니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문지(聞持)다라니라 한다. 이 다라니를 얻은 이는 온갖 이야기와 모든 법을 귀에 스치기만 하면 모두 잃지 않는다. 이것이 문지다라니이다. |
75) 범어로는 dhātu. 사물을 지탱하는 성분이나 요소를 말한다. |
76) 범어로는 āyatana. |
77) 가운데 아홉의 지(智)로써 아는 것을 말한다. |
78) 곧 성문승과 벽지불승. |
79) 범어로는 Mararāja. |
[214 / 805] 쪽 |
또한 분별지(分別知)다라니가 있으니, 이 다라니를 얻은 이는 모든 중생과 모든 법의 크고 작음과 좋고 나쁨을 분별해서 남김없이 안다. 이런 게송이 있다. |
모든 코끼리․말․금 따위와 |
나무․돌․옷가지들과 |
남자와 여자와 그리고 물은 |
갖가지로 모두가 똑같지 않다. |
모든 물건들 이름은 하나이나 |
귀하고 천한 이치는 다르니 |
이 총지를 얻는다면 |
모두를 분별해 알 수 있다. |
또한 입음성(入音聲)다라니가 있으니, 이 다라니를 얻으면 온갖 소리를 들어도 좋아하거나 성내지 않는다.
만약에 모든 중생들이 항하의 모래수 만큼 오랜 겁 동안 욕을 하고 매도한다고 해도 마음으로 증오하거나 원한을 품는 일이 없는 것이다. |
[문] 보살은 모든 누(漏)가 아직 다하지 못하였거늘 어떻게 항하의 모래수 만큼 많은 겁 동안에 이러한 거친 일[惡]을 참는가? |
[답] 내가 먼저 말하기를 “이 다라니의 힘을 얻는 까닭에 능히 그렇게 된다” 하지 않았던가? |
또한 이 보살은 비록 모든 누가 다하지는 못했으나 큰 지혜와 예리한 감관으로 능히 사유해, 성내는 마음을 제해 버리고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
“만약에 귀[耳根]가 소리 곁으로 가지 않거늘 욕하는 소리가 어디에 붙으랴. 또한 매도하는 소리를 들어도 못들은 채 곧장 지나가나니, 만약에 분별치 않는다면 누가 성을 낼 것인가.” |
[215 / 805] 쪽 |
범부들의 마음은 나[吾我]에 집착되어서 시비를 분별하고는 성내고 억울해 한다. |
또한 만일 어떤 사람이 말이란 좇아 일어나고 좇아 사라져서 앞과 뒤가 함께하지 않는 줄 알면 곧 성낼 일이 없어진다. |
또한 모든 법이 안으로 주체가 없음을 안다면 누가 꾸짖고 누가 성을 내겠는가.
가령 어떤 사람이 다른 지방말[異語]을 들었을 때에 자기네 말은 좋게 여기고 다른 말은 나쁘게 여기거나 좋고 나쁨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비록 꾸짖는다 해도 성내지 않게 된다. |
또한 어떤 사람이 말이나 소리에 정해진 것이 없는 줄 알면 성내거나 기뻐할 일이 없게 된다.
마치 친하고 사랑하는 이가 꾸짖으면 비록 꾸짖어도 원통하지 않지만, 친하지도 않고 사랑하지도 않는 이가 꾸짖으면 듣자마자 성을 내지 않는 것과 같다. |
비바람을 만나면 집으로 들어가거나 우산을 들고, 땅에 가시가 있으면 가죽신을 신고, 날씨가 크게 추우면 불을 피우고, 더울 때에는 물을 구하나니, 이러한 모든 환란에 다만 막는 법만을 구할지언정 성내지 않는다. |
꾸짖거나 욕하는 이에 대해서도 이와 같이 해야 하니, 오직 자비로써 모든 악(惡)을 그치게 할지언정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다. |
또한 보살은 모든 법이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아 그 성품이 모두 공한 줄 안다.
가령 어떤 이가 성내고 꾸짖거나 혹은 때리거나 혹은 해치려 하더라도 꿈같고 환[化]같이 여기나니, 성내는 이가 누구이며, 꾸짖는 이가 누구이겠는가. |
또한 어떤 사람을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겁 동안 중생들이 찬탄하고, 의복․음식․와구․의약과 영락 등으로 공양하더라도, 법인을 얻은 보살80)이라면 그 마음이 흔들리거나 기뻐하거나 집착되지 않는다. |
대지도론(大智度論) 48. ★ 보살은 비방과 칭찬에 동요되지 않는다. 화를 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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