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명상

[스크랩] 지운 스님의 茶명상 /⑨ 일미다선

수선님 2018. 12. 9. 12:17

“차의 첫 맛과 변화의 맛을 주시하라”

 

색향미의 차의 본성을 가지고 공양차(供養茶)의 명상을 하면 과거의 잠재되어 있던 번뇌망상이 정화됩니다.

다시 한 잔의 차를 마시면서 차의 첫맛과 차맛의 변화를 감지하는 수행에
들어가면 현재 일어나는 번뇌망상의 속박에서 그만큼 벗어나게 되므로 쉽게 법의 성품을 보게 되어 마음의 해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차 맛은 직관이며 선(禪)의 맛 또한 직관이기 때문입니다.
직관(直觀)의 특성은 말이나 생각을 매개하지 않으므로, 차와 선은 서로 통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점은 차 맛의 직관은 감각인 반면, 선의 맛은 감각마저 벗어난다는 것입니다. 일단 선으로 들어가면 차맛을 포함한 모든 것이 선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선이라는 한맛으로 모든 것이 관통되기 때문에
차와 선은 한맛 즉 다선일미가 됩니다. 감각은 순수하지 못합니다. 과거 경험이 감각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느끼는 순간 좋거나 싫은 느낌을 순간적으로 알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의 미술품을 감상하더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도 이를 반증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과거에 경험한 것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차를 마실 때 이러한 과거에 맛보았던 경험이 제거되면 차 맛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알 수 있게 되고 선의 맛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차맛에 대한 주관적이고 과거적인 맛을 제거하고 제대로 차미(禪味)를 음미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차의 첫맛과 차 맛의 변화를 주시하는 것입니다.

즉, 첫맛과 차맛의 변화를 보면서 알아차려 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과거에 마셨던 차맛을 상기하여 지금 느끼는 맛과 비교 분별한다든지 지금의 맛에 홀려 환상이나 공상을 일으켜 미래로 흘러가지 않게 됩니다.

차맛 변화 속에 있는 그대로의 첫맛을 감지하고 그 차 맛이 말을 떠나고 생각을
떠난 禪맛으로 반조됩니다. 그때 차맛과 선은 둘이 아닌 一味가 되는 것입니다. 다선일미가 아니라 일미다선이라고 하는 것은 무미의 한가지 차맛을 통하여 한맛의 선으로 가기 때문에 일미다선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1) 첫맛 알기의 네 단계

첫맛을 알아낸다는 것은 정신을 차 맛에 집중하여 정확하게 최초로
일어나는 맛을 감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지(止)수행에 해당합니다. 정신을 집중하여도 산만하다면 눈을 지긋이 감고 맛을 음미하면 첫맛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첫맛 알기에도 단계가 있습니다. 먼저 일반적인 차의 첫맛은 그냥 마시면서 느끼는 맛입니다. 이것은 별 생각 없이 마시면서 그저 느끼는 차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차를 마시는 순간 맛이 어떠하다고 반응하는 맛입니다. 이것이 첫 번째 단계로 일반적인 첫맛의 수준입니다.

출처 : 명상스쿨
글쓴이 : 선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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