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아는데 아미타불은 모르겠다고 하면 좀 이상한 일이다. 아미타불은 서방정토(西方淨土), 즉 저 서쪽 어딘가에 있다는 깨끗한 나라를 운영하는 부처님이다. 성심 성의로 부처님을 믿고 그 이름을 간절히 부르던 이들이 이 세상을 하직할 때면, 몸소 찾아와 그 서방의 정토로 데리고 가서 끝없는 복락(福樂)을 누리게 해주는 부처님이라고 한다.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들이 오랜 옛날부터 늘 중얼거리는 나무아미타불, 그 염불의 주인공이 바로 그 부처님이다. 할머니, 어머니들뿐만 아니라, 불교 의식에 참여하는 불자들은 누구나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여러 번 그 이름을 부르게 되고 그 불상 앞에서 절을 한다. 그런데, 그 명호(名號)와 역할, 또 한없이 자비로운 분이라는 느낌 이외에 좀더 자세히 아미타불의 이력을 아는 이는 아주 적은 것 같다. 나 또한 <무량수경>을 접하고 나서야 아미타 부처님의 이력을 정확히 알게 되었다. 이 경은 <대경> <대무량수경> <쌍권경>이라고도 불린다. 현존하는 한역본으로는 지겸의 <대아미타경>(2권), 강승개의 <무량수경>(2권), 보리류지의 <무량수여래회 제5>(2권), 법현의 <대승무량수장엄경>(3권), 백연의 <무량청정평등각경>(4권)등 다섯가지가 있다. 윤원철/서울대교수·종교학
다른 종교의 신자라 해도, 이른바 대승불교 권역에 사는 사람들은 대개 기본 상식으로 아미타불을 알고 있다.
옛날 옛날에, 세자재왕(世自在王)으로 시작하는 긴 명호를 지닌 부처님이 계셨다. 헤아릴 수 없이 까마득한 과거에 활약한 숱한 부처님 가운데 한 분이라니 아마 그래서 우리 귀에 익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그 때 한 나라를 다스리는 어느 임금님이 그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는 너무너무 기뻐하였다. 그래 “내 이제 저 최고의 참된 도리를 찾겠다” 결심하고는 임금님 자리를 내놓고 출가하여 수행하는 사문(沙門)이 되었다. 법명을 법장(法藏)이라 했는데, 재주가 뛰어나고 똑똑해서 여느 사람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 사문 법장이 부처님께 찾아와 예를 올리고는 서원을 세우는데, 자그마치 마흔 여덟 가지였다.
요약하자면, 자기가 부처님 나라를 세울 텐데 그 땅의 중생이 다 성불해서 다시는 윤회하지 않고, 잘 나거나 못 나거나 하는 차이 없이 평등하고, 모두 다 신통력을 갖추게 되고, 모든 이들이 완벽한 복락을 누리고, 한 군데도 어두운 곳이 없으며 한 군데도 멋지게 장엄하지 못한 곳이 없고, 나아가 시방(十方)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온갖 곳의 중생들이 자기의 이름만 들어도 다 제도(濟度)될 정도가 되지 않으면 결코 정각(正覺)을 취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서원을 세우고는 용맹정진하여 마침내 서원을 이루고 성불하여 부처님 나라를 세웠으니, 그것이 무릇 열 겁(劫) 전의 일이다.
그 부처님을 일컬어 무량수불(無量壽佛)이라 하니, 말 그대로 수명이 한량없기 때문이다. 그 부처님 나라를 안락(安樂) 또는 극락(極樂)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말 그대로 편안함과 즐거움의 극치를 모두 다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무량수불이 바로 아미타불이며 무량수불의 나라 극락이 바로 아미타불의 서방정토이다. <무량수경>은, 아미타불이 극락세계를 건설하게 된 이유와 아미타불 염불을 통한 극락왕생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무량수경>은 그저 전심전력으로 정성껏 아미타불을 열 번만 불러도 극락에 갈 수 있다고 설한다. 그 전심전력이란 바로 보리심(菩提心), 즉 부처님 마음을 말하는 것이니, 지극 정성으로 정말 부처님의 마음을 내어 부처님의 행동을 하라는 뜻이다.
법장비구는 마흔 여덟 가지 어마어마한 서원을 각고의 수행으로 이루어내는데, 그까짓 열 번쯤이야. 쉽다!?! 그 귀한 공덕을 아낌없이 우리의 것으로 되돌려주는 그이의 자비 덕분에.
'경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36. 숫타니파타(Suttanipata) (0) | 2018.12.16 |
---|---|
[스크랩] 35. 百喩經(백유경) (0) | 2018.12.16 |
[스크랩] 33. 아쌀라야나경 (0) | 2018.12.16 |
[스크랩] 32. 般若理趣經(반야이취경) (0) | 2018.12.09 |
[스크랩] 31. 千手經(천수경) (0) | 2018.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