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스크랩] 대지도론(大智度論) 69. 부처님의 몸에서는 왜 온갖 찬란한 빛이 나오는가?

수선님 2018. 12. 16. 12:47

[經] 발바닥의 천폭륜상43)에서 6백만 억의 광명을 놓으셨다.
[論] [문] 부처님은 무엇 때문에 먼저 몸의 광명을 놓으시는가?

 

[답] 앞에서 웃는 인연을 답한 가운데서 이미 설명하였거니와 이제 다시 설명하리라.

 

어떤 사람이 부처님의 몸에서 한량없는 큰 광명을 놓는 것을 보면 신심이 맑아져서 공경하게 되는 까닭이니,

그로 인해 예사 사람이 아닌 줄 아는 것이다.

 

또한 부처님은 지혜의 광명의 신령스런 모습을 드러내고자 하실 때 먼저 몸의 광명을 내신다.

중생들은 부처님의 몸의 광명이 이미 나타났으므로 지혜의 광명도 곧 나타날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일체의 중생들은 항상 욕심과 쾌락에 집착되는데, 5욕(欲) 가운데서 으뜸가는 것은 빛이다.

이 묘한 광명을 보면 반드시 마음이 애착되어 본래의 즐기던 바를 버리게 된다.

 

곧 그들의 마음에서 차츰 욕심을 여의게 한 뒤에 지혜를 말씀해 주시기 위해서이다.

 

 

[문] 그 밖의 하늘 사람들도 광명을 놓는데 부처님의 광명 놓으심과는 어떤 차별이 있는가?

  
  
  
43) 범어로는 cakrāńgapāda.
[302 / 805] 쪽

[답] 비록 하늘 사람들도 광명을 놓기는 하나 한량이 있다.

 

해와 달이 비치는 바는 오직 사천하뿐이지만

부처님이 광명을 놓으시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차고, 삼천대천세계에서 나와서는 아래세계에까지 이른다.

 

다른 이의 광명은 사람들만을 기쁘게 하지만

부처님이 놓으시는 광명은 능히 일체로 하여금 법을 듣고 해탈을 얻게 한다. 이것이 다른 점이다.

 

 

[문] 한 몸에서 머리가 가장 높거늘 어찌하여 먼저 발밑으로부터 광명을 놓으시는가?

 

[답] 몸이 안정되게 머무를 수 있는 것은 모두가 발로 인해서이다.

 

또한 한 몸에서 비록 머리는 귀하고 발은 천하나 부처님은 스스로가 광명을 귀히 여기지 않으셨으니,

이양(利養)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천한 곳에서 광명을 놓으신 것이다.

 

또한 용이나 큰 뱀ㆍ귀신들은 입으로부터 빛을 뿜어 앞의 물건을 독으로 해치는데,

만약에 부처님께서도 입으로부터 광명을 놓으시면

중생들이 “이 무슨 큰 빛인가” 하고 겁을 내며, 해를 당할까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발밑으로부터 광명을 놓으신 것이다.

 

 

[문] 발밑으로 놓으신 6백만 억의 광명과 나아가서는 육계(肉髻)의 광명까지 모두 세어도 삼천대천세계에도 차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시방세계이겠는가?

 

[답] 이 몸의 광명은 모든 광명의 근본이어서 근본으로부터 가지가 흘러나와 한량없고 셀 수가 없다.

 

비유하건대 가라구라충(迦羅求羅虫)이 그 몸이 미세하지만 바람을 만나면 더욱 커져서

마침내는 모든 것을 삼키는 것과 같다.

 

광명도 그러와 같아서 제도할 중생을 만나면 더욱더 커져서 한량이 없게 된다.

 

 

[經] 열 발가락ㆍ두 복사뼈ㆍ두 발꿈치ㆍ두 무릎ㆍ두 허벅지ㆍ허리ㆍ척추ㆍ배ㆍ등ㆍ배꼽ㆍ심장ㆍ가슴ㆍ덕자(德字)44)ㆍ어깨ㆍ팔ㆍ열 손가락ㆍ목ㆍ입ㆍ40개의 치아ㆍ두 콧구멍ㆍ두 눈ㆍ두 귀ㆍ백호상ㆍ육계에서 각각 6백억의 광명을 놓으셨다.

  
  
  
44) 가슴에 새겨진 만(卍)자의 형상을 말한다.
[303 / 805] 쪽

[論] [문] 발밑의 광명으로도 족히 삼천대천세계 및 시방세계를 비치거늘

어째서 몸의 각 부분마다 다시 6백만 억의 광명을 놓는가?

 

[답] 내가 먼저 말하기를 “발밑의 광명을 놓아 아래쪽 세계를 비친다”고 했으나

다른 쪽은 채우지 못하므로 다시 몸의 각 부분의 광명을 놓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발은 온몸이 의지하여 서는 곳이어서 가장 크지만 다른 곳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므로 부처님이 먼저 발밑으로 6백만 억의 광명을 놓으셔서 중생에게 보이신다.”

 

마치 32상 가운데 첫 번째인 족하안주상(足下安住相)과 같으니, 몸 전체에 모두 신통한 힘이 있다.

 

[문] 어떤 삼매에 의하고, 어떤 신통에 의하고, 어떤 선정에 머물러서 이 광명을 놓으시는가?

 

[답] 삼매왕삼매 가운데에서 이 광명을 놓으시며,

6신통 가운데에서 여의통(如意通),

네 가지 선정 가운데에서 제4선에 머물러서 이 광명을 놓으신다.

 

제4선 가운데 불이 우세하게 드러나는 경지[火勝處]에서의 불이 있으니,

일체가 이 가운데 들어가면 광명을 놓는다.

 

또한 부처님이 처음 탄생하실 때나 처음 성불하실 때나 처음 법륜을 굴리실 때에

모두 한량없는 광명을 놓아 시방을 가득하게 채운다.

 

그러니 어찌 마하반야바라밀을 말씀하실 때 광명을 놓지 않으랴.

 

비유하건대 전륜성왕의 구슬 보배는 항상 광명을 비추어 왕의 군중의 사방을 각각 한 유순씩 비추는 것과 같다. 부처님도 그와 같아서 중생의 반연 때문에 삼매에 들지 않아도 항상 상광(常光)을 놓으신다.

 

왜냐하면 부처님은 온갖 법의 보배를 성취하셨기 때문이다.

 

 

[經] 이 모든 광명으로부터 대광명을 놓아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시고, 삼천대천세계로부터 다시 동방으로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세계를 두루 비추셨다. 남․서․북과 네 간방[四維]과 위아래도 그러하였는데, 어떤 중생이라도 이 광명을 만나는 자는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論] [문] 불의 모습은 위로 타오르고, 물의 모습은 아래로 젖고, 바람은 옆으로 퍼지듯이 이 광명은 불의 기운이므로 위로 뻗어야 할 것이거늘 어찌하여 삼천대천세계와 시방세계에 두루 차는가?

  
[304 / 805] 쪽

[답] 광명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불기운[火氣]이요 또한 하나는 물기운[水氣]이다.

 

일주(日珠)는 불기운이고 월주(月珠)는 물 기운인데,

비록 불의 모습은 위로 향해 불꽃이 오르나 사람의 몸속의 불은 위아래로 두루 퍼져 도달한다.

 

해와 불의 광명도 그러하다.

 

그러므로 여름날에 땅 위의 물이 모두 뜨겁다.

이것으로 미루어보건대 불이 모두 위로만 올라가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광명은 부처님의 위신력에 의하기 때문에 시방에 두루 미치나니,

마치 강한 활로 화살을 쏘면 어디든 향해 가는 것과 같다.

 

 

[문] 어째서 동쪽을 먼저 비추고 남․서․북방을 나중에 비추는가?

 

[답] 해가 돋을 때 동쪽에서 먼저 뜨기 때문이니, 부처님께서도 중생들의 생각에 따라 먼저 동쪽을 비추셨다.

또한 방위마다에 다른 한 가지씩의 질문이 있으니, 만일 먼저 남쪽을 비추셨다면 “어째서 동․서․북쪽을 먼저 비추지 않았는가?”라고 묻게 되리라.

 

[문] 그 광명은 언제 사라지는가?

 

[답] 부처님께서 신통력을 써서 더 머물게 하고자 하면 더 머물고, 신통력을 거두시면 곧 사라진다.

부처님의 광명은 등불 같으며 신통력은 기름 같으시다.

 

부처님께서 신통력을 거두지 않으신다면 광명은 사라지지 않는다.

 

 

 

 

대지도론(大智度論) 69. 부처님의 몸에서는 왜 온갖 찬란한 빛이 나오는가?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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