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 발바닥의 천폭륜상43)에서 6백만 억의 광명을 놓으셨다. |
[論] [문] 부처님은 무엇 때문에 먼저 몸의 광명을 놓으시는가? |
[답] 앞에서 웃는 인연을 답한 가운데서 이미 설명하였거니와 이제 다시 설명하리라. |
어떤 사람이 부처님의 몸에서 한량없는 큰 광명을 놓는 것을 보면 신심이 맑아져서 공경하게 되는 까닭이니, 그로 인해 예사 사람이 아닌 줄 아는 것이다. |
또한 부처님은 지혜의 광명의 신령스런 모습을 드러내고자 하실 때 먼저 몸의 광명을 내신다. 중생들은 부처님의 몸의 광명이 이미 나타났으므로 지혜의 광명도 곧 나타날 것을 알게 된다. |
또한 일체의 중생들은 항상 욕심과 쾌락에 집착되는데, 5욕(欲) 가운데서 으뜸가는 것은 빛이다. 이 묘한 광명을 보면 반드시 마음이 애착되어 본래의 즐기던 바를 버리게 된다.
곧 그들의 마음에서 차츰 욕심을 여의게 한 뒤에 지혜를 말씀해 주시기 위해서이다. |
[문] 그 밖의 하늘 사람들도 광명을 놓는데 부처님의 광명 놓으심과는 어떤 차별이 있는가? |
43) 범어로는 cakrāńgapāda. |
[302 / 805] 쪽 |
[답] 비록 하늘 사람들도 광명을 놓기는 하나 한량이 있다.
해와 달이 비치는 바는 오직 사천하뿐이지만 부처님이 광명을 놓으시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차고, 삼천대천세계에서 나와서는 아래세계에까지 이른다. |
다른 이의 광명은 사람들만을 기쁘게 하지만 부처님이 놓으시는 광명은 능히 일체로 하여금 법을 듣고 해탈을 얻게 한다. 이것이 다른 점이다. |
[문] 한 몸에서 머리가 가장 높거늘 어찌하여 먼저 발밑으로부터 광명을 놓으시는가? |
[답] 몸이 안정되게 머무를 수 있는 것은 모두가 발로 인해서이다.
또한 한 몸에서 비록 머리는 귀하고 발은 천하나 부처님은 스스로가 광명을 귀히 여기지 않으셨으니, 이양(利養)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천한 곳에서 광명을 놓으신 것이다. |
또한 용이나 큰 뱀ㆍ귀신들은 입으로부터 빛을 뿜어 앞의 물건을 독으로 해치는데, 만약에 부처님께서도 입으로부터 광명을 놓으시면 중생들이 “이 무슨 큰 빛인가” 하고 겁을 내며, 해를 당할까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발밑으로부터 광명을 놓으신 것이다. |
[문] 발밑으로 놓으신 6백만 억의 광명과 나아가서는 육계(肉髻)의 광명까지 모두 세어도 삼천대천세계에도 차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시방세계이겠는가? |
[답] 이 몸의 광명은 모든 광명의 근본이어서 근본으로부터 가지가 흘러나와 한량없고 셀 수가 없다.
비유하건대 가라구라충(迦羅求羅虫)이 그 몸이 미세하지만 바람을 만나면 더욱 커져서 마침내는 모든 것을 삼키는 것과 같다.
광명도 그러와 같아서 제도할 중생을 만나면 더욱더 커져서 한량이 없게 된다. |
[經] 열 발가락ㆍ두 복사뼈ㆍ두 발꿈치ㆍ두 무릎ㆍ두 허벅지ㆍ허리ㆍ척추ㆍ배ㆍ등ㆍ배꼽ㆍ심장ㆍ가슴ㆍ덕자(德字)44)ㆍ어깨ㆍ팔ㆍ열 손가락ㆍ목ㆍ입ㆍ40개의 치아ㆍ두 콧구멍ㆍ두 눈ㆍ두 귀ㆍ백호상ㆍ육계에서 각각 6백억의 광명을 놓으셨다. |
44) 가슴에 새겨진 만(卍)자의 형상을 말한다. |
[303 / 805] 쪽 |
[論] [문] 발밑의 광명으로도 족히 삼천대천세계 및 시방세계를 비치거늘 어째서 몸의 각 부분마다 다시 6백만 억의 광명을 놓는가? |
[답] 내가 먼저 말하기를 “발밑의 광명을 놓아 아래쪽 세계를 비친다”고 했으나 다른 쪽은 채우지 못하므로 다시 몸의 각 부분의 광명을 놓는 것이다. |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발은 온몸이 의지하여 서는 곳이어서 가장 크지만 다른 곳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므로 부처님이 먼저 발밑으로 6백만 억의 광명을 놓으셔서 중생에게 보이신다.” |
마치 32상 가운데 첫 번째인 족하안주상(足下安住相)과 같으니, 몸 전체에 모두 신통한 힘이 있다. |
[문] 어떤 삼매에 의하고, 어떤 신통에 의하고, 어떤 선정에 머물러서 이 광명을 놓으시는가? |
[답] 삼매왕삼매 가운데에서 이 광명을 놓으시며, 6신통 가운데에서 여의통(如意通), 네 가지 선정 가운데에서 제4선에 머물러서 이 광명을 놓으신다. |
제4선 가운데 불이 우세하게 드러나는 경지[火勝處]에서의 불이 있으니, 일체가 이 가운데 들어가면 광명을 놓는다. |
또한 부처님이 처음 탄생하실 때나 처음 성불하실 때나 처음 법륜을 굴리실 때에 모두 한량없는 광명을 놓아 시방을 가득하게 채운다.
그러니 어찌 마하반야바라밀을 말씀하실 때 광명을 놓지 않으랴. |
비유하건대 전륜성왕의 구슬 보배는 항상 광명을 비추어 왕의 군중의 사방을 각각 한 유순씩 비추는 것과 같다. 부처님도 그와 같아서 중생의 반연 때문에 삼매에 들지 않아도 항상 상광(常光)을 놓으신다.
왜냐하면 부처님은 온갖 법의 보배를 성취하셨기 때문이다. |
[經] 이 모든 광명으로부터 대광명을 놓아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시고, 삼천대천세계로부터 다시 동방으로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세계를 두루 비추셨다. 남․서․북과 네 간방[四維]과 위아래도 그러하였는데, 어떤 중생이라도 이 광명을 만나는 자는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
[論] [문] 불의 모습은 위로 타오르고, 물의 모습은 아래로 젖고, 바람은 옆으로 퍼지듯이 이 광명은 불의 기운이므로 위로 뻗어야 할 것이거늘 어찌하여 삼천대천세계와 시방세계에 두루 차는가? |
[304 / 805] 쪽 |
[답] 광명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불기운[火氣]이요 또한 하나는 물기운[水氣]이다.
일주(日珠)는 불기운이고 월주(月珠)는 물 기운인데, 비록 불의 모습은 위로 향해 불꽃이 오르나 사람의 몸속의 불은 위아래로 두루 퍼져 도달한다.
해와 불의 광명도 그러하다. |
그러므로 여름날에 땅 위의 물이 모두 뜨겁다. 이것으로 미루어보건대 불이 모두 위로만 올라가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또한 이 광명은 부처님의 위신력에 의하기 때문에 시방에 두루 미치나니, 마치 강한 활로 화살을 쏘면 어디든 향해 가는 것과 같다. |
[문] 어째서 동쪽을 먼저 비추고 남․서․북방을 나중에 비추는가? |
[답] 해가 돋을 때 동쪽에서 먼저 뜨기 때문이니, 부처님께서도 중생들의 생각에 따라 먼저 동쪽을 비추셨다. |
또한 방위마다에 다른 한 가지씩의 질문이 있으니, 만일 먼저 남쪽을 비추셨다면 “어째서 동․서․북쪽을 먼저 비추지 않았는가?”라고 묻게 되리라. |
[문] 그 광명은 언제 사라지는가? |
[답] 부처님께서 신통력을 써서 더 머물게 하고자 하면 더 머물고, 신통력을 거두시면 곧 사라진다. 부처님의 광명은 등불 같으며 신통력은 기름 같으시다.
부처님께서 신통력을 거두지 않으신다면 광명은 사라지지 않는다. |
대지도론(大智度論) 69. 부처님의 몸에서는 왜 온갖 찬란한 빛이 나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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