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초품 중 광명을 놓으시다를 풀이함① |
[經] 여기에서 세존께서는 스스로 사자좌를 펴셨다.
그리고는 가부좌를 틀고 몸을 곧추시고는 염(念)을 모아 눈 앞에 두고 삼매왕삼매(三昧王三昧)에 드시니, 모든 삼매가 모두 그 안에 들어갔다. |
[論] [문] 부처님께는 시자들도 있고 보살들도 있거늘 어찌하여 손수 사자좌를 펴셨는가? |
[답] 이는 부처님께서 변화해 나투신 것으로서 대중에게 적절히 맞추시기 위해서이다. 그러므로 아난이 펴지 못했다. |
또한 부처님의 마음에서 변화해 낸 것이므로 ‘스스로 폈다’고 했다. |
[문] 어째서 사자좌라 하는가? 부처님께서 사자를 변화해 내셨는가? 아니면 보배 사자가 왔는가? 혹은 금․은․나무․돌로 사자를 만들었는가? |
또한 사자는 착하지 못한 짐승이므로 부처님에게는 필요치 않았을 것이며 또한 까닭 없이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
[답] 그 이름을 사자라 부르지만, 보배 사자는 아니다.
부처님은 인간 가운데 사자인지라 부처님이 앉으신 곳은 평상이건 땅이건 모두가 사자좌라 한다. 마치 지금 국왕이 앉는 곳을 모두 사자좌라 하는 것과 같다. |
[294 / 805] 쪽 |
또한 왕이 건전한 사람을 부를 때에는 인간 사자[人獅子]라 하며, 사람들이 국왕을 부를 때에도 인간 사자라 한다. |
또한 사자는 네발 가진 짐승 가운데서 으뜸이어서 두려울 것이 없이 능히 일체를 굴복시키는데 부처님도 그와 같아서 96종의 길에 대해 그 모두를 항복시키되 두려움이 없는 까닭에 인간 사자라 한다. |
[문] 앉는 법이 많거늘 어찌하여 부처님께서는 결가부좌만을 쓰시는가? |
[답] 모든 좌법 가운데 결가부좌가 가장 편안하여 피로하지 않다. 이것은 곧 좌선하는 사람의 앉는 법으로 손과 발을 거두어 지니면 마음도 역시 흐트러지지 않는다. |
또한 온갖 네 가지 몸의 위의 가운데서 가장 편안하니, 이것은 곧 참선할 때의 앉음새이며 도법(道法)을 취하는 앉음새이어서 마왕이 이를 보면 그 마음으로 두려워하게 된다.
이렇게 앉는 법은 출가한 사람의 법이니, 나무 밑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으면 뭇 사람이 이것을 보고 모두 환희하며, 그 도인은 반드시 도를 얻으리라고 안다. |
이런 게송이 있다. |
가부좌를 틀고 앉으면 |
몸이 평안하여 삼매에 들고 |
그 위덕을 사람들이 우러르니 |
태양이 천하를 비춤과 같다. |
졸음과 게으름과 번뇌심을 제하고 |
몸이 가벼워 피로하지 않으며 |
깨달음도 역시 가볍고 편하니 |
의젓이 앉았음이 용이 도사린 것 같다. |
가부좌로 앉은 그림만 보아도 |
마왕이 겁을 내고 두려워하거늘 |
하물며 도에 든 사람이 편안히 앉아 동요하지 않음이랴. |
[295 / 805] 쪽 |
이런 까닭에 가부좌로 않는 것이다. |
또한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와 같이 앉아야 한다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어떤 외도들은 항상 한 발로 서서 도를 구하고, 혹은 항상 서 있거나 혹은 발을 올려 메기도 한다. 이런 기이한 모습[狷]으로는 마음이 삿된 바다에 빠지고 몸은 안온하지 못하다.
이런 까닭에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부좌를 맺고 몸을 곧게 하라 하셨다. |
왜냐하면 몸을 바로 하면 마음을 바로 잡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 몸을 똑바로 세워 앉으면 마음이 게을러지지 않나니, 단정한 마음으로 뜻을 바르게 하여 염을 모아 눈앞에 두며, 마음이 흐트러지면 이를 다시 거두어들인다.
삼매에 들려는 까닭에 갖가지 잡념을 모두 거두어 모으니, 이와 같이 염을 모아 삼매왕삼매에 드는 것이다. |
어찌하여 삼매왕삼매(三昧王三昧)라 하는가?
곧 이 삼매는 모든 삼매 가운데 가장 으뜸이고 자재하여서 능히 한량없는 법을 반연한다.
마치 사람들 가운데에서는 왕이 제일이요, 왕 가운데에서는 전륜성왕이 제일이요, 모든 하늘 위와 하늘 아래서는 부처님이 으뜸이듯이 이 삼매도 역시 그와 같아서 모든 삼매 가운데서 가장 으뜸인 것이다. |
[문] 만일 부처님의 힘 때문이라면 모든 삼매가 다 제일이어야 할 것이어늘 어찌하여 삼매왕삼매만을 제일이라 하는가? |
[답] 비록 부처님의 힘 때문에 부처님께서 행하시는 모든 삼매가 다 제일이겠지만 모든 법에는 응당 차등이 있는 법이다. 마치 전륜성왕의 뭇 보배가 비록 모든 왕들의 보배보다는 훨씬 수승하지만, 이 보배 가운데에도 스스로 차별이 있어서 귀하고 천함이 아득히 먼 것과 같다. |
이 삼매왕삼매는 어떤 선정에 속하며, 어떤 모습인가? 어떤 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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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범어로는 anāgāmin. |
[296 / 805] 쪽 |
“삼매왕삼매는 자재상(自在相)이라 부르니, 능히 5중(衆)을 포섭하며 제4선(禪) 가운데 있다. 왜냐하면 일체의 부처님들이 제4선에서 견제도(見諦道)를 행하여 아나함42)을 얻고, 즉시에 18심 가운데서 불도를 얻으며,
제4선 가운데 여덟 가지 태어나 머무는 곳[八生住處]이 있으며, 배사(背捨)와 승처(勝處)와 일체의 입(入)은 대개 제4선 가운데 있기 때문이다. |
제4선은 부동이라 하는데, 선정의 상태[法]가 차단되지 않는다.
곧 욕계에서의 모든 욕심은 선정의 마음을 막고, 초선에서는 각관(覺觀)의 마음이 움직이고, 2선에서는 큰 기쁨이 움직이고, 3선에서는 큰 즐거움이 움직이지만 4선에서는 움직임이 없다. |
또한 초선은 불에 타고 2선은 물이 이르고 3선은 바람이 이르지만, 4선에는 이러한 세 가지 근심이 없고 들고 나는 숨[息]이 없으며 잡념을 버리어 청정하다.
그러므로 마땅히 삼매왕삼매는 제4선 가운데 있으니, 마치 좋은 보물은 좋은 창고에 두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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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부처님의 삼매에 대해 누가 그 모습을 알 수 있으랴” 한다. |
일체의 부처님들의 법은 한 모습이고 형상 없고[無相] 한량없고 셀 수도 없어서 불가사의하다. 나머지 다른 삼매조차도 헤아릴 수 없고 셀 수도 없고 불가사의하거늘 하물며 삼매왕삼매이겠는가.
이러한 삼매는 오직 부처님만이 아신다. 부처님의 신족(神足)과 지계도 알 수가 없거늘 하물며 삼매왕삼매이겠는가. |
또한 삼매왕삼매에는 일체의 삼매가 그 안에 들어가기 때문에 삼매왕삼매라 한다.
비유하건대 염부제의 여러 강이 모두 대해로 들어가는 것과 같고, 또한 모든 백성이 모두 국왕에게 예속된 것과 같다. |
[문] 부처님은 일체지(一切智)이시니 모르시는 일이 없거늘 어찌하여 이 삼매왕삼매에 드신 뒤에야 능히 아시는가? |
[답] 지혜가 인연에 의해 생기는 것을 밝히고자 하는 까닭이며, 외도인 6사(師)들이 “우리의 지혜는 언제라도 항상 존재하고 항상 안다”고 말하는 것을 막기 위한 까닭이다.
이런 까닭에 부처님께서는 삼매왕삼매에 드심으로써 아시며, 이 삼매에 드시지 않았다면 아시지 못하는 것이다. |
[297 / 805] 쪽 |
[문] 만약에 그와 같다면 부처님의 힘이 줄어든 것인가? |
[답] 이 삼매왕삼매에 드시는 일은 어렵지 않다.
생각을 내시자마자 곧 드시나니, 성문이나 벽지불이나 작은 보살들이 방편을 써서 들려고 하는 것과는 다르다. |
또한 이 삼매왕삼매에 들면 6신통이 시방에 두루 퍼져서 한계도 없고 한량도 없게 된다. |
또한 부처님은 삼매왕삼매에 드셔야 갖가지 변화를 일으키어 큰 신통력을 드러내신다.
만일 이 삼매왕삼매에 드시지 않고 신통을 나타내시면 다른 사람이 생각하기를 ‘부처님은 환술의 힘이나 주술의 힘을 부리시는 것이다. 혹은 이는 힘센 용이거나 하늘이지 인간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한 몸에서 한량없는 몸을 내어 갖가지 광명과 변화를 부리기 때문이다’ 하여 사람이 아니라고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혹을 끊기 위해 부처님께서는 삼매왕삼매에 드신 것이다. |
또한 부처님께서 만약에 다른 삼매에 드시면 하늘이나 성문이나 벽지불들이 곧 엿보아 알게 된다. 비록 부처님의 신력이 위대하다고는 해도 그것을 알 수 있다면 공경하는 마음이 정중치 못하게 된다.
이런 까닭에 삼매왕삼매에 드신 것이다. |
일체의 성현들과 나아가서는 10주(住) 보살들까지도 부처님의 마음이 어디에 의지하였는지 무엇을 반연하시는지 헤아려 알지 못하나니, 이 까닭에 부처님이 삼매왕삼매에 드신 것이다. |
또한 부처님께서 가끔 큰 광명을 놓으시고 큰 신통의 힘을 나타내시는 경우가 있다.
곧 처음 탄생하실 때와 도를 깨치실 때와 처음으로 법륜을 굴리실 때와 하늘 무리나 여러 성인들이 많이 모일 때와 외도를 무찌를 때는 모두 큰 광명을 놓으셨는데, 이제 그 수승하고 특출함을 보이시기 위하여 큰 광명을 놓으셔서 시방의 일체의 천인과 중생 및 모든 아라한ㆍ벽지불ㆍ보살들로 하여금 모두 보고 알게 하셨으니, 이런 까닭에 삼매왕삼매에 드신 것이다. |
또한 광명과 신통력에 상․중․하가 있으니,
주술과 환술로 능히 광명․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하등이요, 하늘과 용과 신들이 과보로 광명과 신통력을 얻는 것은 중등이요, 모든 삼매에 들어가서 금생의 공덕심의 힘으로 큰 광명을 놓아 큰 신통력을 나타내는 것은 상등이다.
이런 까닭에 부처님은 삼매왕삼매에 드신 것이다. |
[298 / 805] 쪽 |
[문] 모든 삼매에는 각기 모습이 있거늘 어찌하여 일체의 삼매가 그 속으로 들어갔다 하는가? |
[답] 이 삼매왕삼매를 얻을 때는 모든 삼매를 다 얻기 때문에 모두가 그 속에 든다고 한다.
이 삼매의 힘 때문에 일체의 삼매를 얻음이 한량없고 셀 수 없고 가히 헤아릴 수 없으니, 이런 까닭에 들어간다고 한다. |
또한 이 삼매왕삼매에 들면 일체의 삼매가 들고자하는 대로 곧 들게 된다. |
또한 이 삼매왕삼매에 들면 모든 삼매의 모습을 능히 볼 수 있나니, 마치 산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 같다. |
또한 부처님께서는 이 삼매왕삼매에 드시어 시방세계를 능히 보시며, 모든 중생들을 능히 관찰하시나니, 이런 까닭에 삼매왕삼매에 드신 것이다. |
대지도론(大智度論) 67. 결가부좌가 가장 편안하며, 졸음과 번뇌를 제거하기 쉽다. 삼매왕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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