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 여기에서 세존께서는 상신(常身)으로써 이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들에게 보이시니, 이때에 수타회천(首陀會天)․범중천(梵衆天)․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화자락천(化自樂天)․도솔타천(兜率陀天)․야마천(夜磨天)․삼십삼천(三十三天)․사천왕천(四天王天) 및 삼천대천세계의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人非人]이 하늘의 꽃과 하늘의 영락과 하늘의 택향(澤香)과 하늘의 가루향과 하늘의 청련화․백련화․홍련화와 하늘의 나뭇잎 향을 가지고 부처님께 다가갔다. |
[論] [문] 부처님은 어찌하여 상신으로써 이 삼천대천세계 가운데의 일체 중생에게 보이시는가? |
[답] 부처님께서 마하반야바라밀을 말씀하시기 위하여 삼매왕삼매에 드시니, 발 밑의 상륜(相輪)에서 나는 광명으로부터 위로는 육계의 광명에 이르기까지 크게 빛나셨다. |
마치 겁이 다하였을 때에 수미산들이 차례로 타버리는 것과 같았으니, 이 광명은 삼천대천세계와 나아가서는 시방의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불세계에 두루 찼으며 모두 크게 빛났다.
이를 보는 중생은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렀다. |
이때 부처님께서 반야바라밀을 말씀하시려 하시니,
첫째는 신통력을 부리시고, 둘째는 온갖 털구멍이 미소를 짓고, 셋째는 항상한 광명을 사방으로 각각 한 길씩 놓으시고, 넷째는 혀로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덮어 웃으시고, 다섯째는 사자유희삼매에 드시면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여섯째는 부처님이 사자좌에 앉으시어 가장 훌륭한 몸의 광명을 나타내시면 그 모습과 위덕이 크고 높으시다. |
이러한 위신력으로 중생들을 감동시키면 믿음이 있는 중생은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게 된다.
그 중에도 의심하는 이에게는 상신을 보이면 곧 믿음과 이해가 생겨서 제각기 말하기를 “지금 보는 것이 부처님의 참 몸이시다. 부처님의 신통력 때문에 이 삼천대천세계 안의 사람이 부처님의 상신을 보되 멀건 가깝건 장애가 없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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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에 삼천대천세계의 중생이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말하기를 “이것이 참으로 부처님의 몸이다. 부처님이 처음 탄생할 때와 처음 성불할 때와 처음 법륜을 굴리실 때에 모두가 이 몸으로써 그와 같이 사유하신 것이다. 이것이 참으로 부처님의 몸이다”라고 한다. |
[문] 무슨 까닭에 정거천(淨居天)이라 하고, 범세천(梵世天)8)이라 하는가? |
[답] 제4선(禪)에 여덟 가지가 있다.
다섯 곳은 아나함들이 머무는 곳으로 정거(淨居)9)라 하며, 나머지 세 곳은 범부와 성인이 함께 머무는 곳이다.
이 여덟 곳을 지나면 10주 보살이 머무는 곳인데, 이름이 정거이며 대자재천왕(大自在天王)10)이라 부르기도 한다. |
범세천은 태어나는 곳이 세 종류가 있다.
첫째는 범중천(梵衆天)11)이니 여러 작은 범천들이 태어나는 곳이요, 둘째는 범보천(梵輔天)12)이니 귀한 범천이 태어나는 곳이요, 셋째는 대범천(大梵天)13)이니, 이는 중간의 선(禪)이 태어나는 곳이다. |
[문] 애욕을 여읜 것으로는 같거늘 어찌하여 귀하고 천한 차이가 있는가? |
[답] 초선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상․중․하이다.
만일 하등의 선정을 닦으면 범중천에 태어나고, 중등의 선정을 닦으면 범보천에 태어나고 상등의 선정을 닦으면 대범천에 태어난다. 자행(慈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
묘안사(妙眼師)는 생각하기를 ‘내가 여러 사람에게 설법을 해 주어서 모두가 범천에 태어났다. 이제 내가 제자들과 같은 하늘에 태어날 수는 없다. 상등의 자(慈)를 닦으리라’고 하셨다. 그리고는 상등의 자를 닦았기 때문에 대범천에 태어났다. |
8) 범어로는 Brahmalokadeva. |
9) 범어로는 Śuddhāvāsika. |
10) 범어로는 Maheśvaradevarāja. |
11) 범어로는 Brahamakāyika. |
12) 범어로는 Brahmapurohita. |
13) 범어로는 Mahābrahamā. 색계 초선의 세 번째 천으로 위대한 범천이 사는 세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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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무슨 까닭에 4선천 가운데 처음과 마지막의 것만을 말하고 중간은 말하지 않는가? |
[답] 첫 부문은 애욕을 여의기가 어렵기 때문이요, 마지막은 미묘하여 얻기 어렵기 때문에 말했으나, 중간은 들어가기 쉽기 때문에 말하지 않는다. |
또한 범세를 말함은 이미 색계를 다 포섭하며, 제4선천은 미묘하기가 으뜸이기 때문에 따로 말한다. |
또한 사람들은 대개 범천은 알고 있으나 나머지 하늘은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범천만을 말하며, 정거천은 항상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어 부처님께 설법하시기를 권하기 때문이다. |
또한 부처님께서 설법하는 소리가 범천에까지 이르고, 부처님이 도를 얻으실 때엔 하늘들이 차례차례 외쳐 고하는 소리가 정거천에까지 이른다.
그러므로 처음과 뒤만을 말씀하시고, 중간은 말하지 않으셨다. |
또한 범천은 욕계와 가깝기 때문에 들어야 하고, 정거천은 색계의 주인이기 때문에 들어야 한다.
마치 문을 지키는 사람이 손님을 구별해서 들여보내고 손님이 주인에게 이르면 주인도 곧 그 손님을 알아채는 것과 같으니, 중간의 사람들은 알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말하지 않는 것이다. |
또한 2선천은 대단히 기쁘고 3선천은 대단히 즐거워 희락(喜樂)으로 방일한다. 그러므로 말하지 않는 것이다. |
[문] 어찌하여 타화자재(他化自在)14)라 하는가? |
[답] 이 하늘은 남이 변화해 낸 것을 빼앗아서 스스로가 즐기기 때문에 타화자재라 한다. |
화자락(化自樂)15)이라 함은 스스로가 다섯 경계[塵]를 변화해 내고 스스로가 즐기기 때문에 화자락이라 한다. |
도솔(兜率)16)을 족함을 아는 하늘[知足天]이라 부르며, 야마(夜摩)17)를 잘 구분된 하늘[善分天]이라 부른다. 두 번째18)를 삼십삼천19)이라 부르며, |
14) 범어로는 Paranirmitavaśavartin. |
15) 범어로는 Nirmāṇarati. |
16) 범어로는 Tuṣita. |
17) 범어로는 Yama. |
18) 첫 번째 욕계에 이은 두 번째 색계를 가리킨다. |
19) 범어로는 Trayastriṃś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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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밑의 하늘은 사천왕들의 하늘들이다. |
수미산의 높이는 8만 4천 유순으로, 위에는 삼십삼천의 성이 있다.
수미산의 변두리에는 산이 있는데 유건타라(由揵陀羅)라 한다. 높이는 4만 2천 유순으로 이 산에는 네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봉우리마다 성이 있고 한 성마다 각각 사천왕이 살고 있다. |
야마천 등의 하늘은 땅이 7보로 되어 있고 허공 가운데 있는데, 바람으로 그것을 지탱시켜 머물게 한다. 나아가 정거천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와 같다. |
이들 여러 하늘들이 부처님 몸의 청정하고도 큰 광명을 보고는 온갖 공양거리와 물과 육지에서 나는 꽃을 가지고 와서 공양하니, 육지에서 나는 꽃은 수만제(須漫提)20)가 으뜸이요, 물에서 나는 꽃은 청련화가 으뜸이다.
혹은 나무에서 피는 꽃 혹은 넝쿨에서 피는 꽃도 있으니, 이 꽃들은 갖가지 기이한 빛과 갖가지 이상한 향기를 풍긴다. |
그들은 제각기 이러한 하늘꽃을 부처님께 가지고 왔으니, 이 꽃들은 색깔이 좋고 향기가 짙으며 보드랍고 매끄럽기 때문이다. |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로써 공양구로 삼는 것이다. |
어떤 것이 하늘꽃인가? 곧 하늘꽃은 은은한 향기가 바람을 거슬려 풍긴다. |
하늘의 영락을 부처님의 머리 위에 달고, 하늘의 택향을 부처님 계신 땅에 바르고, 하늘의 가루향을 부처님 위에 뿌린다. |
하늘의 연꽃은 푸른빛․붉은빛․분홍빛․흰빛이다.
어찌하여 누른빛이 없는가? 누른빛은 불[火]에 속하니, 불은 물에서 나는 꽃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
하늘의 보배 연꽃은 유리를 줄기 삼고 금강을 받침 삼으며, 염부단금21)으로 잎을 삼는데, 부드럽고도 향기롭다. |
이러한 것들과 함께 하늘의 나무잎향을 가지고 부처님께로 왔다. |
[문] 만일 하늘 무리들의 공양에는 하늘의 꽃을 가지고 와야겠지만 인간과 인간 아닌 것들은 어떻게 하늘꽃을 얻는가? |
20) 범어로는 mallikā. |
21) 범어로는 jambūnada-kanaka 염부금(閻浮金)이라고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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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부처님께서 신통력으로써 큰 광명을 놓으셔서 땅을 여섯 가지로 진동시키고, 하늘들은 갖가지 묘한 꽃을 내리어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뿌려서 부처님께 공양드렸다. 사람이나 사람 아닌 것들은 혹은 이 꽃을 주워서 부처님께 공양하였을 것이다. |
또한 천축국(天竺國)22)의 법에는 좋은 물건을 부를 때 하늘 물건[天物]이라 한다. 이들 인간의 꽃이나 인간 아닌 것들의 꽃이 비록 하늘에서 생긴 것은 아니더라도 그것이 묘하고 좋은 까닭에 하늘꽂이라 한다. |
그러므로 ‘인간과 인간 아닌 것들도 하늘꽃을 가지고 왔다’고 말해도 허물이 되지 않는 것이다. |
대지도론(大智度論) 80. 타화자재천, 화자락천, 도솔천, 야마천, 삼십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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